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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바다 Jun 27. 2024

요즘 인도 문화: 힌두는 개만, 무슬림은 고양이만 키운

2장 생활 습관

힌두는 개만, 무슬림은 고양이만 키운다

  한국만큼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도인들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선호하는 동물이 종교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힌두는 개만, 무슬림은 고양이만 키운다.


 힌두가 개를 기르는 이유는, 개가 주인을 보호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필자는 인도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힌두를 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힌두가 고양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살생을 금하는 힌두는 기본적으로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비록 집에서 고양이를 안 길러도 집 근처의 길고양이들에게 음식을 준다. 인도에 살면 힌두가 고양이뿐 아니라 거리의 소, 개, 원숭이, 쥐 등에게 먹을거리를 주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힌두는 몸 전체가 검은 고양이는 재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반면, 얼굴은 희고 몸은 검은 고양이는 행운으로 여긴다.


 무슬림이 고양이만 기르는 이유는 종교적(사실은 미신적)이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모하메드가 생전에 고양이를 좋아했다.”, “모하메드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뱀이 나타났는데 그때 고양이가 물리쳤다.”, “집에 개가 있으면 천사가 오지 않는다.”는 전설을 믿는다.  


 기독교인은 개나 고양이를 가리지 않는다.


 새, 햄스터, 거북이 등을 키우는 인도인 가정도 있다.


 이와 같은 동물에 대한 인도인의 생각을 안다면, 인도에서 사는 외국인은 자기의 인도 친구의 종교에 맞춰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좋다. 인도 친구가 무척 좋아할 것이다. 반대로, 인도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귀엽다고 강아지나 새끼 고양이 또는 둘 다를 키우면 친구가 불편해 방문을 꺼릴 수 있다. 만약 개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힌두와 무슬림 친구 둘 다 사귀었다면 지혜롭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즉 무슬림 친구는 집에 초대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귀찮고 불편한 일이다. 무슬림 친구가 왜 자기를 초대하지 않느냐고 의아해 할 것이다. 같은 종교를 가진 친구만 사귀고 그들에 맞춰 반려동물을 키우면 문제될 일 없겠지만, 힌두와 무슬림을 모두 친구로 두고 있다면 차라리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편이 낫다.


 필자도 인도 생활 초창기에 대학원의 비어있던 한 교직원 숙소에 거주하면서 마당에 개 몇 마리를 키웠다. 다행히 친구들이 힌두와 기독교인이어서 문제가 없었다. 필자가 다른 지역을 여행할 때는 그들이 데려가 돌봐줬다.


 인도에서 내 마음대로 못 하고 인도인에게 맞춰야 하느냐고 불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교제의 폭이 좁아지고 얕아지고 하는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사회복지, 사업, 외교, 종교 활동, 인도 친구 만들기, 인도 문화 배우기, 언어 배우기 등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인도 문화를 적극적으로 배우면서 인도인과 깊은 교제를 나누고 싶은지 아니면 인도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싶은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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