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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용호 Apr 09. 2022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리뷰

브랜드 인큐베이팅 전문 레드앤틀러가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


책 미치게 만든다는 레드앤틀러의 코파운더 에밀리헤이워드가 쓴 책이다. 이 책은 나에겐 좀 특별하다.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레드앤틀러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드앤틀러라는 회사에 대해서 생소할 수 있으니 쉽게 설명하면, 이 회사는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다. 시장에서 브랜드 혹은 마케팅 전문 회사들을 많이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기존 시장에 있는 회사들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리스크테이킹이다.


기존 브랜딩, 마케팅 전문 회사는 기본적으로 클라이언트가 그들의 전문인력을 돈으로 사고 그걸 바탕으로 업무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레드앤틀러의 방식은 기본적으로 좋은 제품과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돈을 받고 업무를 해주는 방식이 아닌 그들의 전문성을 미리 투입하고 시장에서 나오는 매출을 함께 쉐어한다.


이 방식은 진짜 실력이 있고 그들이 선택한 브랜드와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방식이다. 브랜드가 성공하는 데에는 굉장히 많은 변수가 있고 실패 이유를 분석하는 건 쉽지만, 성공 원인를 분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방식은 의뢰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클리어한 방식이지만 실행하는 단에서는 매우 큰 리스크이므로 이런 방식 자체부터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안된다.


더불어 레드앤틀러는 이미 수십여 개의 브랜드를 이 방식으로 성공시켰다. 그중 올버즈는 상장을 했고 신발이라는 포화 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버즈, 프로스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성공한 브랜드의 숫자가 증명하니 이들의 방식이 운이 아닌 오히려 그들만의 성공 공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브랜드와 마케팅 관련된 책과 정보들을 항상 접하지만 그중에서 이 책은 꽤나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중에 시장에서 성공시킨 브랜드 하나 없이 브랜딩과 마케팅 관련된 책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보단 진짜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성공시켜본 사람의 이야기는 신뢰할 수 있다. 브랜드를 만들거나 앞으로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 번은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1. 절실한 문제를 찾는다.

2. 절실한 문제는 결국 뾰족한 타겟에서 나온다.

3. 타겟의 니즈는 결국 죽음으로 가게 되면 분석하기 쉽다.

4. 2번에서 정의한 타겟만 100% 만족시킨다. 그 수가 적어도

5.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6. 결국 모든 브랜드는 사람에서 시작한다.


절실한 문제 해결하기


우선 절실한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정의한다. 정말 이게 사업의 핵심이며, 성공하는 브랜드의 중심에는 절실한 문제와 그를 바탕으로 뾰족한 타겟이 정의되어 있다. 책에서는 99%는 해결하려는 문제가 아닌 사업내용과 고객 편익을 설명한다고 한다. 만약 신발을 팔 거라면, 신발 브랜드가 너무 많은데 그 신발을 왜 사야 하는가? 하지만 여기서 신발 시장에서 문제가 비즈니스 업무에서 신는 구두는 너무 불편하고 그걸 해결하는 신발이라고 한다면 벌써부터 뾰족해진다. 그럼 이 문제가 나오면 결국 타겟은 30-40대 남성 정도의 어설픈 타겟 페르소나가 아닌 ‘매일 구두를 신어야 하는데 발이 너무 아픈 사람’으로 페르소나를 잡을 수 있다. 정말 간단하게 위 두 가지 차이만으로도 큰 차이가 생긴다.


타겟을 30-40 남성으로 잡았다면, 인스타 타겟팅 정도 해보고 광고 정도 돌려보겠지만 ‘매일 구두를 신어야 하는데 발이 너무 아픈 사람’으로 잡는다면 일단 여의도로 출발해서 내가 생각한 타겟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된다. 그럼 거기서부터 굉장히 다양한 귀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브랜드들의 방식을 보면 대다수가 전자의 방식으로 브랜드를 전개해 나간다. 후자의 방식으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곳들은 전환율, 재구매율, 바이럴 지수 등 비즈니스의 핵심 지표부터 다르다.


브랜드, 아니면 최소 제품을 판다면 다른 것보다 문제에서 출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좋은 문제를 정의하는 게 굉장히 힘들고 시간이 많이 들고 그러다 보니 진척 없는 일을 하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좋은 문제를 정의하는 방법으로 왜 분석법을 책에서 알려준다.


왜 분석법으로 본 에어비앤비 · 에어비앤비가 해결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 호텔은 터무니없이 비쌀 뿐 아니라 특징도 없이 전부 비슷비슷하다. · 그게 왜 중요한가? → 사람들은 낯선 곳을 방문했을 때 관광객이 된 기분을 싫어한다. 그보다는 동네 사람의 눈으로 둘러보고 싶어 한다. · 그게 왜 중요한가? → 왜냐하면 인위적이지 않은 진실한 경험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떤 곳을 이방인으로서가 아니라 그곳 사람처럼 경험한다고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 그게 왜 중요한가? → 집을 떠나 여행을 나설 때는 삶이 더 풍성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그게 왜 중요한가? → 결국 우리가 기억하는 건 컴퓨터 앞에 앉아있거나 빨래를 하는 따분한 순간이 아닌 진심으로 소속감을 느끼는 순간, 즉 더 큰 무언가에 속해있다고 느끼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 그게 왜 중요한가? → 그야 우리 모두 언젠가 죽으니까!


이렇게 결국 죽으니까의 단계까지 답변을 이어가다보면 좋은 문제들을 정의하기 쉽다.


핵심에 집중하는 브랜드의 힘

결국 모든 건 집중이다. 첫 단계에서 핵심 페르소나를 정의했다면, 그 고객들만 만족시키면 된다. 브랜드의 엣지가 흐려지는 이유는 결국 모두를 만족시키려 해서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핵심 타겟이 좁다고 생각해도 그 시장에서 1등하면 회사 단위도 먹고살기 충분하다.


관행 깨부수기

결국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타겟, 그리고 집중해야 할 일들이 명확해졌다면 그다음에는 핵심 고객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해서 마음을 얻어야 한다. 애플이 잘하는 것은 결국 핸드폰을 만들고 그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애플 핸드폰과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결국 어떻게 삶이 바뀌고 그들은 어떤 동질감을 느끼는지에 대해 설계한다.


마찬가지로 레드앤틀러에서 만든 캐스퍼는 침대 경쟁사들이 항상 잠에 대해서, 숙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본질적으로 더 들어갔다. 잠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침대에 누워있는 6~8시간 때문이 아니다. 결국, 일이 모두 순조롭게 풀리면 그 시간 동안 의식조차 없을 테니까. 잠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깨어났을 때 받을 느낌 때문이며, 이 느낌이 나머지 깨어있는 시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깨어있는 생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잠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캐스퍼의 브랜드 전략은 잠을 푹 잘 자면 더욱 활기차고 흥미로운 삶을 산다는 콘셉트로 정했고, 캐스퍼 팀은 잠자리에 드는 행위와 잠에서 깨는 행위가 공존하는 삶을 책임지는 수면 회사를 만들러 나섰다.


이렇게 정하고 그다음에는 모든 고객 접점과 콘텐츠, 의사결정을 늘 꿈꾸던 삶을 사는데 잠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국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원해 궁극적으로 원하는 삶에 대해 집중했다.


모든 건 사람으로부터

브랜드는 결국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창업자는 결국 불편하더라도 자기를 홍보해야 한다. 저자는 말한다.

‘나는 트위터도 안 하고 블로그도 운영하지 않으며, 내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힘들어한다. 이 책을 쓸 때조차도 ‘나’나 ‘내’ 같은 단어를 쓰는 게 영 불편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보통은 내가 속한 레드앤틀러의 브랜드가 전면에 나서거나 우리 작업으로 평가받는 게 좋다. 하지만 지난 세월 동안 내 정체성이나 내 공동창업자들의 정체성과 우리가 창업한 회사의 정체성을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우리가 최고의 고객들과 일하고 최고의 인재들을 뽑으려면 일단 앞에 나서야 한다. 아무리 민낯이 드러나는 것처럼 두려워도, 오히려 두려울수록 더 나서야 한다.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들이 우리 중 한 명이 출연하는 팟캐스트를 들었거나 기사를 읽고 오기도 하며, 이들이 듣거나 읽은 내용으로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더 깊이 이해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회사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앞에 나서라는 조언은 우리 고객들에게도 늘 해주지만 나 자신도 항상 되새겨야 했다. 결국, 브랜드가 내부에서 시작해야 한다면 시작점은 창업자 자신일 것이다.’


브랜드를 만들 때 레드앤틀러는 브랜드 스토리에서 창업자들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반드시 논의한다. 창업자가 타깃 고객의 입장이 되어 봐서 고객의 요구를 훤히 꿰고 있다면, 또는 지각변동을 일으키러 나선 그 산업에 직접 종사한 적 있다면 소비자들이 더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창업자들이 돈을 버는 것 외에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에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으며, 더 기분 좋게 돈을 쓸 수 있다.


결국 브랜드는 문제에서 시작하고 그것만 집중해서 핵심타겟의 니즈를 반영하고 매력적으로 설득하면서 푸는 것. 이게 전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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