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소식이 각종 언론을 통해 들려옵니다. 미 Fed는 15년 12월, 16년 12월에 각각 한 차례씩 금리를 인상하였고, FOMC 의장 자넷 옐런은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17년 3월 FOMC는 14-15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17년에 3차례 정도 인상한다는 전망에 미국의 금리가 많이 올랐고, 한국의 금리도 많이 올랐습니다. 미국의 금리 정책 덕분에 한국의 시장 금리가 오르고, 이로 인해 대출자들이 부담하는 이자 부담액도 덩달아 증가했습니다. 대출자들은 이렇게 되물을 것입니다. '아니, 태평양 너머 저 멀리 있는 외국의 금리가 오른다고 내가 이자 상환을 더 많이 해야 하나?'
국내 경제는 아직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경제가 힘드니 소득 증대는 어려운데, 체감 물가는 꾸준히 올라갑니다. 소득 정체에 물가는 오르고,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져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소득을 올려서 증가하는 이자 부담을 상쇄하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미국의 금리 상승을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시니어론 투자가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시니어론(Senior loan, 혹은 Bankloan)이란 은행 등 금융사가 투자등급(BBB-) 이하 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 대출입니다(출처 : 다음 백과사전). 쉽게 이야기하면, 신한은행이 현대상선에게 담보를 받고 대출을 한 뒤, 이를 유동화한 증권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변동금리'인데요, Libor + 5% 이런 식으로 대출이 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의 이자 수입도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니어론은 금리 상승기의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S&P/LSTA U.S. Leveraged Loan 100 Index 차트입니다.
어떤 자산이든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고, 시니어론도 손실 위험이 없을 수 없습니다. 시니어론 투자 수익률의 경우 부도율(또는 부도율 전망) 상승에 민감한 영향을 받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가 다가오며 부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자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잇따르며 지수의 폭락이 있었습니다. 또한 2015년 말~ 2016년 초의 저조한 수익률은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기업 부도율 상승이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금리 상승은 시니어론에 투자 기회를 가져다 주는데, 이 금리라는 것이 경제가 좋아서 올라가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한편 금리가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기업의 이자 상환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이 '적정 수준'이라는 포인트가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미국의 경우는 경제가 좋아서 올리는 케이스에 속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니어론에 투자하여 대출자의 입장에 서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조그마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며, 절대로 투자를 권유/추천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투자는 투자자 본인의 판단에 근거하여 해야하며 투자 이익/손실에 대해선 모두 투자자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글을 쓰는 현재 시니어론 가격이 미래 금리 상승을 모두 반영했을 수도 있고, 자넷 옐런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도 있고, 경제가 갑자기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투자 관련 생각/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글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 참조
아래는 미국의 '10-Year Treasury Constnat Maturity Rate(파란선)'과 'Fed target rate-upper limit(빨간선)' 차트입니다.
16년 말 target rate을 올리며 국채 금리가 급등을 했었네요. 다음은 한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빨간선)'과 '주택담보대출금리(파란선)', '주택담보대출금액(영역)' 차트입니다.
16년 말 미국 시장 따라서 한국의 시중금리와 대출금리도 반전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16년 12월 기준 주택담보대출이 561조로 사상 최대인데, 금리가 더 올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사실 부채란 것이 절대 금액으로만 보면 사상 최대로 우려할 수도 있지만 경제가 그만큼 성장했다면 그만큼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GDP 대비,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 등). 적정 부채 수준에 대해 연구한 자료들이 있으면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