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트렌드 클리핑을 시작했다.
엄청난 사명을 가지고 시작한 마케팅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내 직업이라면 엄청 앞서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뒤쳐지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꾸준히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름의 소소한 노력을 해왔다.
매일 같이 페이스북을 살펴보고, 각종 기사와 트렌드 관련된 콘텐츠들을 모니터링했다. 이제는 그냥 보지 말고 클리핑을 해볼까 싶어서 올해 5월부터는 트렌드 클리핑을 쓰기 시작했다. 마침 브런치 작가 신청도 통과되어서 나름 큰 포부를 가지고 내가 아카이빙 한 것들을 브런치에도 올렸다. 비록 중간에 너무 바쁜 프로젝트 때문에 중단한 기간도 있었지만 나름 꾸준히 한 주 동안 살펴본 것들을 주 1회 취합하여 브런치에 업로드 해왔다.
딱히 댓글도 없고, 조회수도 그저 그랬지만 그래도 업로드하면 라이킷을 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쪼금 뿌듯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혼자 보고, 스크랩할 때와 달리 공유를 하기 위해 글을 쓰다 보니 굉장히 빈약한 활동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말 그대로 클리핑일 뿐이었다. 나름 기사를 읽고 내 생각을 한 두줄 덧붙이기는 하지만, 큰 의미가 없는 코멘트였다. 그리고 처음에는 굉장히 큰 트렌드 같았지만 매주 반복해보니 같은 내용이 1년 내내 반복되는 것이 느껴졌다. 사실 엄청 새로운 트렌드가 매주 매주 생겨나지는 않는 것이다.
<디지털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읽다 보면 그런 내용이 나온다. 같은 것을 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진짜 중요한 것이라고. 나는 그동안 모두가 똑같이 보는 기사와 글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겨온 것이다.
이제 클리핑 1.0을 마감하고 2.0을 시작하려 한다.
2.0은 조금 더 내 생각을 많이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주 1회라는 '양'을 채우기 위한 습관적 활동이 아니라 조금 더 뜸하더라도 가치 있는 산출물을 내기 위해 집중하고자 한다. 2.0은 브런치와 함께 인스타그램에서도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근데 또 하다 보면 구체적인 방법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를 일이다.)
아마 브런치에 업로드를 하지 않았다면 난 아직도 그냥 수동적으로 기사를 읽고, 저장하고, 잊고, 그것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게 공유의 순기능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