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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훼 Apr 04. 2018

불안함이 어느날 찾아올 때

불안은 인간을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만들어 생존에 꼭 필요한 감정 중 하나라고 한다.

불안이 전혀 없다면 행복할 것 같지만 약간의 불안. 혹은 시기적절한 불안은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말하면 과도한 불안, 시기적절하지 않은 불안은 살아가는데 힘겨움이 되기도 한다.

불안한 자신을 견디지 못해 힘든 것도 있겠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함께 하는 주위사람들과 다른 온도의 불안을 갖고 산다면 모두에게 어려움이 될 수도 있겠다.


평상시 내내 과도하게 불안한 경우를 제외하고,보편적인 수준에서 일상생활을 무난히 하다가 어느순간 문득 불안이 올라올 때가 있다. 복잡한 마음과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불안이 올라오게끔 만드는 자극도 사람마다 다르다.


나에게만큼은 중요한 일이니까.

어떨 때는 자신에게 무척 중요한 일이기때문에 불안함이 올라온다.

다른이들에게는 별것 아닌거 같아도 내게는 중요한 일이고 가치있는 일이니까.

그런 일에 앞서서 불안이 생기기도 하고, 그런일을 생각만큼 잘 치루지 못했을 때도 불안이 생긴다.

남들이 보면 "그만하면 됐어. 꽤나 잘 했어."라고 말할지라도 자신에게는 성에 차지 않으니까.

내가 원하는 만큼 해내고 해결되지 않는게 순리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하기까지가 퍽 힘들다.


이럴때는 이런 일이 내게 그만큼 중요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인정해주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다.

더불어 다른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를 두고 중요시 했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더 좋겠다.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서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더욱 좌절스럽고 화가나거나 불안해질 정도라는 것은 그렇게 여겨질 만한 경험과 기억이 있을테니 말이다.

그 이유까지 찾아갈 수 있다면 '아...내가 그래서 유독 이번에 불안해졌구나.'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고, 그렇게까지 여겨졌던 자신을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때서야 비로소 불안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생각이 흐르니까.

어떨 때는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불안함이 올라온다.

보통은 "이렇게" 생각하는 일들에 대해 어떤이들은 "저렇게" 생각한다.

이를 일컫는 용어가 [자동적 사고]라는 것인데,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사고의 흐름이 그렇게 흘러가버린다. 공적인 자리에서 나누는 사무적인 말투에 '혹시 나에게 불편함이 있나?'라는 마음이 드는건 오래전부터 쌓여온 경험때문에 타인의 반응을 보통과 다르게 인지하는 사고의 흐름이 자동화되어 생긴 것이다.


이럴때는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해보면 좋다.

이를 [현실검증]이라고 하는데 당사자에게 확인해 보는게 가장 좋고, 어렵다면 마음을 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다.

물어볼 때 주의할 점은 있는 그대로 상황과 맥락을 이야기 해야 한다.

보통 자신이 보고 느낀게 "맞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입증하는 내용만 골라서 말하기 쉽다. 그럴땐 듣는 사람도 왜곡할 수 있으니까 가능한 상황과 맥락을 그대로 이야기 하면 좋겠다.

당사자에게 또는 가까운 사람에게 "그렇지 않아.""그정도는 아닌것 같아."라고 들으면

'아... 내가 오해했구나."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고, 그때서야 비로소 불안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자주 묻다보면 반복적인 패턴이 보일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런 반복된 패턴을 인식하고,

'왜 나는 그런 방식으로만 상황을 인지하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찾아본다면 더 좋겠다.


오래전 그 기억은 참 아팠으니까.

어떨 때는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돼서 불안함이 올라온다.

오래전 아팠던 기억이 있었는데 꼭 비슷한 순간이라고 느껴지는 때가 있다.

"설마..."하는 마음이 어느새 사실이 되고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 요동치기 시작한다.

오래전의 기억은 잘 지낼때는 잘 덮어두고 살다가, 잘 못지낼때는 순식간에 어제일처럼 떠오른다.

그래서 지금 일어나는 일은 분명 그때와 다른 것인데도 이미 오래전 그때와 동일시 하며

판단이 흐려지고 불안함이 엄습해오기 시작한다.


이럴때는 걷잡을 수 없이 올라오는 불안함을 안정시키도록 이완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호흡을 깊게 하고 손과 발에 단단히 묻어있는 긴장을 풀도록 힘을 빼본다.

조금 안정이 되었다면 상황을 다시한번 잘 살펴본다.

다시 보면 처음에 내가 놓쳤던 부분들이 보이기도 하고, 오래전 그일과 다른 점들이 보이기도 한다.

이 경우도 가까운 사람에게 현실검증을 해보면 더 좋다.

물어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인지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비로소 불안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를 아프게 하는 오래전의 기억은 앞의 경우처럼 생각하고 찾아보고 깨닫는다고 사라지는 기억이 아니다. 기억은 아마도 언제까지나 유지 될 것이다.

다만 그 기억이 내 삶에 매번 침범해서 불안하지 않도록 마음 아래에 잘 덮어두고 묻어두며 살 수는 있다.

그러려면 지금 이순간의 내삶이 상당히 편안해야 한다.

편안하지 않다면 편안하지 않은 현재의 이유와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오래전의 기억과 불안함을 떠올려 연결시키지 않고 현재 이순간에 나에게 일어나는 불편함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다보면 오래전 아픈기억은 마음 깊은 곳에 내려가 더이상 불안함으로 올라오지 않게 될 것이다.


불안함은 혼자 이길 수 없다.

불안이 올라는 세가지 경우와 이를 가라앉히는 시작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지만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할수는 없다.

스스로 생각해보고 깨닫고 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로는 못할 정도로 참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당장의 불안함이 제일 힘드니까 이 순간 누군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옆에만 있어줘도 불안이 낮아진다. 따뜻한 위로란건 내 마음옆에 함께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있다면 반드시 친구나 어른을 찾길 권한다.

위로는 순간의 불안을 낮추지만 반복되는 나를 돌아볼 용기를 낸다면

앞으로 반복되는 불안까지 낮출 수 있다.

그런데 친구와 어른을 찾는게 또 참 어렵다.

그럴땐 전문가를 찾아서라도 도움을 요청했으면 좋겠다.

훨씬 더 깊이 있고 정확하게 내 마음의 흐름을 찾아줄테니까.

불안을 잘 보내주려 애쓰는 모든 이들을 동지같은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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