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없는 연애심리
2장
1.
내가 맘에 드는 그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었다.
공부하면서 상담심리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주시는 어른이 계신다.
편하게 칭하려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선생님과 대화중에 "왜그리 연애가 안되나"라는 주제가 나와 급히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남자가 좋아할까요?"
서른중반이 훌쩍 넘었어도 연애는 둘째치고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정말이지 모르겠어서 나온 다급한 질문이었다.
소개자리에 나가서 이것저것 알아가다보면 진짜 내 모습을 보이기란 쉽지가 않았다.
내가 긴장하거나 상대가 긴장하거나.
아님 둘다 긴장하거나.
뭐 대화가 잘되느니 말이 잘통하니 하는 조건을 까다롭게 골랐으니 될리가 만무했겠지만
여느 만남이 그렇듯 인연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그가 나를 좋아하면 내가 그를 좋아하지 않고
내가 그를 좋아하면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내가 맘에 드는 그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간 소개상대가 이러쿵저러쿵 하며 상대에게 탓을 돌렸는데
아무래도 여태 성사가 되지 않는 이유는 내게도 탓이 있을것 같아서였다.
2.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첫째. 둘째. 셋째.
나는 성경말씀마냥 받아적었고.
오래오래 여러번 곱씹어 보았다.
그날 곱씹어보고.
친구랑 이야기하며 곱씹어보고.
시간이 흐른 뒤에 곱씹어보니
무슨 뜻이었는지 스며들듯 이해가 갔다.
내가 마음에 드는 그가 나타났을 때 나는 자연스레 첫째, 둘째, 셋째를 실행하고 있었다.
그건 남자에게 하는 여자의 규준이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필요한 덕목이고 가치였다.
특히나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그리고 그와 가까워 지고 싶다면 더더욱 필요한 가치.
그래서 선생님이 말씀하신 첫째. 둘째. 셋째가 뭐냐면.
3.
첫째. 말을 아끼라
말을 아낀 단 말이 뭘지는 시간이 흐를 수록 더 다가왔다.
처음엔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내가 알고 싶은대로 말을 다 하고 살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내 하는 말을 줄이라는것을 넘어서서 상대의 말을 잘 들으라는 말이란 걸 갈수록 깨달았다.
상대가 하는 말을 귀기울여 듣고, 서툴러도 조금 오래 걸려도 잘 듣는게
말을 아끼는 첫걸음인 것을 깨달았다.
둘째. 척심을 버려라. 아는척, 똑똑한척, 잘난척, 배운척.
뭐.. 할말이 없었다. 그저 부끄러울 뿐.
아니라고 난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하기에 이미 난 상대가 맘에 들지 않으면
"내가 맞는 것이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한다.
내가 맞고 그가 틀린게 아니라 "우린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
척심을 버리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셋째. 남자 말을 전폭 지지 내지는 수용하라.
비단 남자 뿐이겠나. 여자고 남자고 어떤 관계에서든 수용받을 때 기분이 좋다.
기분도 좋고, 마음도 편하고, 인정받는 느낌에 든든해진다.
그럼 절로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게 되고, 호감이 생기게 된다.
그럼 답답해도 부족해도 일단은 수용해야 되는 것일까?
내 성질에 잘 못할 것 같은데.... 어떡하지? 싶어서 다시 물어봤다.
"선생님. 모든 사람의 말을 다 지지하고 수용해야 하나요?"
"예를 들어봐."
"예를 들어서 제가 얼마전에 소개팅을 했는데요. 그 남자분이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두시간동안 자기 얘기만 하는거에요.
뭘 묻지도 않고,저에대해서 물어보는 것 같다가도 계속 자기얘기만 해서..."
"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이야. 상대방 이야기를 듣지도 않고 두시간이나 자기얘기만 하는데 그건 대화의 기본이 안되어 있잖아. 그런 사람은 이미 네 마음에서 제꼈잖아. 더이상 왈가왈부 상대 할 필요가 없지."
"아........" 또다시 깊은 깨달음을 얻어갔다.
관계는. 그리고 대화는. 주거니 받거니 하는 상호작용이라는 걸.
그리고 나도 그도 서로 좋아야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