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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권 Oct 19. 2024

존 치버의 일기와 사피엔스

존 치버의 일기를 수년째 읽는 중이다. 아까도 도로시 옆에서 한참을 넘겼다. 도로시는 옆에 기대어 누워 다른 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 방대한 일상의 기록을 사후에 아들이 공개할 줄 알았을까. 그의 기록은 미세한 감정의 변화와 은밀한 사건들과 여과되지 않은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수일째 독한 감기약 기운에 절여져 있어서인지 너무 단조롭게 와닿았다. 덮고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로 넘어왔다. 겨우 7만 년 밖에 안 되는 인류의 역사와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기로 시작한다. 뒷담화가 생존을 위한 집단의 단합을 위해 얼마나 유용한 지도. 도로시와 중간중간 같이 보며 킥킥거렸다. 아내는 침실에서 긴 통화 중이었고 도로시와 나는 거실 소파에서 나란히 기대어 침묵과 이야기를 즐겼다. 책장 넘기는 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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