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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by 백승권

언제까지 안타까울까요

언제까지 아쉬울까요

언제까지 서운할까요

언제까지 기다릴까요

언제까지 떠올릴까요

언제까지 편지를 쓸까요

언제까지 기대할까요

언제까지 슬프고

언제까지 힘들고

언제까지 울고 웃고

언제까지 멍하니 있다가

언제까지 망설이다가

언제까지 혼자 걷다가

언제까지 별을 세다가

언제까지 혼잣말을 하다가

언제까지 궁금해하다가

언제까지

언제까지 이럴까요

언제까지 이럴 건가요

언제까지 이렇게

언제까지 나는

언제까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언제까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언제까지 이런 너를

언제까지

언제까지 찾게 될지

언제까지 잃어버리게 될지

언제까지 아랫입술을 깨물지

언제까지 시계만 볼지

언제까지 한숨만 쉴지

언제까지 뜬 눈으로 밤을 켤지

언제까지 제발

언제까지 나는

언제까지

언제까지 없을 건데

언제까지


우리는

언젠가

죽잖아요.


너가 지금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다르지 않을 거야.


이 글은

걷다가 쓰였고

멈춘 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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