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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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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감 Dec 26. 2017

억수 같은 눈

12월 20일 


퇴근 시간, 사무실을 나와 바깥으로 걸음을 옮기니 눈이 오고 있었다. 얼마 안 되는 눈발 정도다. 가로등 불에 비친 눈발이 예뻐서 한 컷 담았다. 







만원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고 노원역에 도착했다. 카드를 찍고 밖으로 나오는데 많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보통 비가 억수같이 온다고 표현하는데 이 날은 눈이 억수같이 왔다. 오랜만에 보는 함박눈이 반가워, 연신 셔터를 눌렀다. 머리, 어깨, 가방에 소복이 눈이 쌓이는지도 모르고 사진을 찍었다. 사실 알면서도 내 몸에 쌓이는 눈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무언가에 흠뻑 빠져있을 때는 모든 게 즐겁다. 곧 녹아서 내 머리와 옷을 적실 눈마저 기쁘게 느껴졌다.











어린이 악단 동상에 눈이 쌓였다.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 동상이 사람의 웃음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실제 아이들도 눈을 보면 마냥 즐거워하니까. 어린이 동상에 눈이 쌓이니 동심이 더욱 잘 표현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날 베스트라고 생각되는 사진이다. 다정하게 우산을 쓰고 가는 연인에게서 따듯함이 느껴진다. 내 사진, 글을 보는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연인, 친구, 가족과 따듯한 연말을 보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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