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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심 Dec 19. 2018

2장. 아이의 엄마 의존도 점수는?

육아특별시

 2장. 우리 아이의 엄마 의존도 점수는?!    



아침에 일어나 아이가 유치원 가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나는 내 엉덩이에 활활 타오르는 벌건 불이 붙여진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렇게 게으른 나이지만 그 시간만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엉덩이에 뜨거운 불이 붙은 양 벌떡 일어나고

 당장이라도 드라마 ‘추노’에 섭외되어도

위화감이 1도 없을 것 같은 내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이리 삐죽 저리 삐죽 산발인 머리를

고무줄로 대충 머리를 정리하고 

눈에 눈곱은 노란 둥지를 틀고 자리를 잡은 채로 두고

화장실만 얼른 다녀와 부엌으로 향한다.

졸음을 한 모금 입에 물고 아이 아침을 차린다. 

그런 다음 자는 아이를 안고 화장실 변기에 앉힌 후 쉬를 누이고 그동안 잠을 깨운다.

  


 

엄마 : “아침 차려놨으니까 먹어.”

아이 : “아니, 어엄뫄가 먹여줘!”

엄마 : “아니야, 이제 곧 5살인데 혼자 먹어야지.”

아이 : “아뉘~. 어엄뫄. 엄뫄가 먹여줘!!!”

엄마 : “엄마 화장실 좀 다녀올 테니까, 먹고 있어.”

아이 : “아뉘!”    




화장실에서 짧지만 눈부신 파라다이스를 맛보고 나오면

아이의 그릇은 아까 담은 음식들에게 눌린 채 비워지지 않았고 유치원 버스가 올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엄마 : “안 먹고 뭐 하고 있었어?”

아이 : “먹여줘.”

엄마 : “스스로 먹어야지.”

아이 : “아니, 안 먹어.”    




그리하여 결국은 또 아이의 뒤꽁무니를 하염없이 쫓아다니며

아이의 입안에 음식을 골인시키기 위해 아이를 따라다닌다. 

혹여나 아이의 입에 한 숟가락이라도 넣고 나면

나는 골 세리머니를 할 틈도 없이 한 골 더 넣으려고 따라다닌다. 

그러면 아이는 더 안 먹으려고 도망가고 

나는 쫓아가고 하는 일이 매일 아침 반복되었다.

 그리고 아이의 잠옷을 애벌레 허물 벗기듯 벗겨주고

외출복을 입히려고 하면 아이는 팬티 바람으로 또 잡기 놀이를 시작한다.

도망가는 아이의 허리춤을 부여잡고 억지로 외출복을 입히고 나면

이번엔 신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신발까지 완료하고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엉덩이에 붙은 불이 꺼지며 내 몸의 배터리도 함께 꺼진다.

아이의 먹다 남은 음식들을 입에 꾸역꾸역 집어넣고

오늘의 설거지는 내일로 미루리라는 생각을 하며 조금의 휴식을 취한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었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조금만 희생하면 우리 아이가 편해지는데 뭘.’


하지만, 유치원 선생님과 상담을 하며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고) 유치원 선생님과의 상담 내용 ~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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