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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구 Jul 17. 2017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주말에 시간이 나서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그 전부터 보고싶던 영화였다.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단순히 기장(Sully)역할의 톰 행크스만 focus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에는 수 많은 훌륭한 리더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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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Sully - 아주 어렵고 당황스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하나씩 점검해가며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고, 그 동안 갈고 닦은 경력과 경험으로 비행기를 수면 위로 무사히 착륙시켰다.

부기장 Jeff - 처음부터 끝까지 기장을 충실히 도왔으며, 기장 혼자 할 수 없던 일들을 옆에서 보조하며 정확한 판단을 도왔고, 사고 이후 처리 과정에서도 끝까지 기장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기장을 도우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할을 하였다.

승무원들 - 평소 훈련 받았던 대로, 침착하고 안전하게 승객들을 인도하고, 당황한 승객들을 잘 인도해 내며 155명 전원생존에 크게 기여하였다.

수상택시 선장/승무원들 - 비행기 사고를 목격하고 지체없이 달려가 구조를 리드하였고, 911에 바로 신고하여 추가지원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스스로가 구조대원이 아님에도 모두 한마음으로 사고를 도와 사망자 수 0(zero!)를 이끌어냈다.

그 외 다수. 다 적을 수는 없으므로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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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처음 병역특례로 대학을 다니다가 좀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는 초반에 수도 없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대다수의 2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들이 그러하겠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추진해야 했던 나는 좀 더 고생을 했던 것 같다.

디자이너에게 이래라 저래라 세세히 지시하여 회사 홈페이지를 망치고(?) 제품디자인을 촌스럽게 만들어버린 사장님과 논쟁을 하다 미움도 받았고,

성격 강하고 고집센 젊은 사장님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계약서 사기 아닌 사기도 당해봤고 (연봉을 24로 나눠서 줄 줄이야 ㅠㅠ 다 안 읽은 내잘못..),

잘 나가던 회사가 투자받은 돈을 다 까먹고 어려워져서 3달 월급 체납도 겪어봤다. (덕분에 Tmaxsoft로 이직해서 훌륭한 당시 대표님을 만났지만)


벤처기업들은 워낙 회사가 작아서인지, 20대 초반부터 각종 리더/팀장/부팀장/파트리더 등을 맡으며, 수 많은 리더 및 리더를 보조하는 자리를 맡아왔는데, 스스로 그다지 못했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었다. (착각이었음)

그런데, 개발에 책임을 지는 리더가 아닌 수 많은 비즈니스 관련 결정권을 지닌 리더가 되고 나니, 지금껏 해 왔던 개발 리더와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나 1년 이상을 다시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훌륭한 리더란 무엇이며, 우리는 영화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첫째, 위기에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설리는 평소에 수 많은 조종훈련을 받았고, 실전경험을 수도 없이 쌓아 왔다.

그의 수년이상 평생에 걸친 비행경력이 없이 그가 그 긴박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그만한 경력과 경험, 노련함이 필요하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사람도 경험이 없으면, 갑작스레 닥치는 어려움에서 실수할 수 있다.

그런 경험을 1-2차례 이상 해보면, 위기대처능력이 생기고 임기응변에 능해진다.

아주 Simple한 예로, 미국에서 약 5년을 살며 석사를 마치고 비즈니스까지 운영해 봤지만, 한국 대기업에 들어가서 고객사 임원들을 상대로 처음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했을 때 상당히 많이 떨렸다.

오후에 빈 사내식당에 가서 거울을 보며 연습까지 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 반복되는 중요한 미팅에서의 발표 후, 연습없이도 준비만 잘 하면 얼마든지 언제 어디서든지 한글이든 영어든 능숙하게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부터 되는 것은 없다. 반복되는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설리는 그의 경험으로 비행기의 양쪽 엔진이 모두 완전히 고장났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회항을 시도하다가 불가능한 것을 깨닫고 허드슨강에 불시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관제탑에서 근처 공항으로 착륙을 유도했지만, 그는 침착하게 반복해서 회항은 불가능하니 강에 불시착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믿다고 생각하는 대로 실천했고 뛰어난 조종 기술로 동체를 부러뜨리지 않고 착륙시켰다.

(이와 비슷한 많은 상황의 경우 (과거 사례들을 보면) 조종이 완벽하지 못하면 기체가 2-3동강이 나게 된다)

훌륭한 리더의 조건들을 보면 첫째조건으로 '일관성'을 꼽는다.

리더가 일관성이 없이 이랬다 저랬다 하면 그 팀원들이 모두 갈피를 못잡고 헤메게 되며, 급기야 동일 상황에서 팀이 2-3개로 쪼개져 서로 다른 의견과 방향으로 우왕좌왕하게 된다.

팀에 명확한 비전과 방향이 있다면, 그리고 리더가 이를 꾸준히 유지하고 전파해 왔다면, 그 팀은 리더 가 잠시 없어도 그 방향대로 흘러간다.

만약 설리가 불시착하겠다고 했다가, 회항하겠다고 했다가를 반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모든 팀의 분위기와 Performance는 첫째로 리더에게 달렸다.

실제로 회사에서 리더가 바뀌면 팀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팀의 방향과 문화,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팀원들보다 리더이다.


셋째, 성과를 공유하라.

설리는 본인이 맞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옆에서 누가 도와줬는지 알고 있었으며, 155명 전원이 무사히 생존한 그 과정가운데 기여한 수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었고 잊지 않았다.

그는 혼자 영웅이 될 수도 있었으나, 부기장과 승무원들, 주변의 수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을 기억하고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공을 돌렸다. 그래서 그는 더 훌륭한 리더인 것이다.

팀원들의 수고와 공로를 다 가로채는 리더는 지금은 잘 될 수 있으나, 영원히 잘 될 수는 없다.


넷째, 미래를 준비하고 전문성을 기워라.

설리는 아주 오랜 비행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베테랑 기장이었다.

하지만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고, 이를 준비하기 위하여 상가를 구매했고 (Rent가 안나가서 손해를 봤을지언정;) 항공안전 웹사이트를 구축하여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설리는 항공분야/조종분야 전문가였다. 그가 상가를 구매했다 실패한 것은 (9개월이나 비어있었으니..) 아마도 그가 이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동시에 하고 있던 항공안전 컨설팅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린 적절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아이템이었으며, 아마도 해당 사건 이후 (대박이 나서) 조종사를 은퇴해도 될 만큼 수 많은 컨설팅을 하게 하였을 것이다.

전문성이 없는 리더는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직급으로, 팀장이라는 역할로 다른 사람들을 따르게 만들 수 있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내가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따르지 않는다.


다섯째,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설리는 본인의 결정과 판단이 옳다고 믿었으나 청문회 과정 가운데에서 자신의 결정을 돌아보고 다시 생각해보고, 주변에 물으며 올바른 결정을 했는지 또 잘못된 것은 없는지 물었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도 실수할 수 있다.

주변에 자문을 구하고, 팀원들과 동료들과 상사들과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잘못된 것을 찾으면 고치고,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사과할 줄도 알아야 한다.

특히 팀원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한국문화상)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으나, 잘못을 인정하면 팀원들은 리더를 더 따르고 특히 팀원 본인들이 더 날개를 펴고 열심히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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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보고, 글쓰기 뽐뿌가 도발하여 Stella 한잔 걸치고 순식간에 써내려가 보았다.

영국은 맥주가 정말 물보다 저렴해서 기분 전환차 1잔씩 하게 되는데, 적절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고 하니 1잔은 하도록 한다.


사무실도 없던 영국에 와서 Head Manager로 사무실 계약, 이전, 5차례에 걸친 확장과, 

팀원들을 한 명 한 명씩 채용하여 다국적 팀을 만들고 이끌며 겪은 수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

6개국에 걸친 20여개 고객사 및 회사 내 유관부서들과의 업무, 협업, 다른 이해관계들을 조율하며 겪은 경험들은 내 인생에 또 다른 (+)가 되어 나를 업그레이드 시켜 줄 것이다.

아직 좋은 리더로서의 갈 길은 멀고도 험하나, 오늘도 끊임없는 도전을 향한 한 발자국을 내디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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