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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구 Feb 08. 2017

개발자 스타일

당신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영국의 밤이 깊어지고 겨울 안개가 짙게 드리워지는 저녁.

Brunch에서 읽은 몇 개의 글이 문득 "개발자 스타일"이란 편견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게 만들었다.




개발자 스타일? == 선입견


흔히 말하는 '개발자 스타일'이라는 선입견은 아래와 같다.

밥먹듯이 야근을 하고

낮보다 밤에 업무 집중이 잘되며

밤늦게/새벽에 퇴근하고 늦게 출근하고

복부비만을 쉽게 접하 수 있으며

스테이크와 와인보다는 치맥을 즐기고

정장보다는 캐주얼한 청바지, 티셔츠, 후디등을 즐겨 입으며

세련되기 보다는 투박하며

(다수 앞에서의) 미팅/발표를 좋아하지 않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개발자들끼리만 몰려다니는 것을 더 즐겨하는

이러한 스타일들 말이다.




예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전형적인 개발자 스타일


난 개인적으로도 위 스타일들이 대학교 때부터 참 맘에 들지 않았는데, 일단

1. 밥먹듯 하는 야근과 이유 없는 야근이 싫었다 (필요에 의한 야근은 제외)

2. 어쩔 수 없는 야근이 아닌_ 반복되는 습관성 야근은

  A) 업무가 말도 안되게 많거나 (실제로 오랫 동안 - 특히 2015~2016년에 - 겪어봤다)

  B) 스스로 관리를 못해서

  라고 생각하므로, A이건 B이건 맘에 들지 않았다.




Western Culture에서의 개발자의 삶


캐나다/미국에서 5년 정도 살았고, 15년부터 영국에 살고 있지만, 이 나라들의 개발자의 삶은 우리 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전형적인 개발자의 삶과 매우 다르다.

Western culture에서의 개발자들은 대부분 자기 개발을 중요시하고, 본인의 스케줄은 스스로 관리한다.

가장 큰 다른 점이라면, 늘 볶아대고 닥달하는 상사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상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감언이설을 하기 보다는 성과로 이야기 한다. 

(외국기업도 큰 기업일수록 정치는 존재한다. 단, 100% 개발업무만 한다면 그것에 연루될 필요가 별로 없다는 점이 다르다.)


국제화/SNS 세상인지라 이런 상황이 한국에도 많이 알려지다 보니, 최근에 해외로 진출하는 개발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첫째는 개인의 삶, 가족들과의 시간을 회복하고 싶은 것이고, 둘째는 연봉상승을 위한 것이며, 셋째는 더 나은 경력 개발을 위함이고, 넷째는 추후 나의 자녀를 위한 것이리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다 보니 이를 위한 정보공유 까페/동호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고, 이 중 몇몇은 꽤 좋은 정보와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 같다.




대안?


개발자들에게 - 해외진출이 가장 좋은 (혹은 유일한) 방법인가? 다른 대안은 없을까?

매니저들에게 - 왜 인재들을 잃어야 하는가? 개선의 여지는 없을까?




나의 스타일 파악하기


엔지니어들이여_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자.

반복되는 야근이 싫은가? 혹은 할만한가?

야근하고 늦게 출근하는 것이 오히려 편한가?

혹은 늘 정시 출근하고 업무시간에 더 빡세게 일하더라도 저녁식사 전 퇴근하는 것이 좋은가?

(외국계 회사는 근무시간 중 업무강도는 국내기업보다 훨씬 세다)

청바지, 티셔츠, 후디가 편한가? 세미정장/정장에 때로 넥타이도 매는 것이 더 좋은가?

미팅이나 프리젠테이션을 좋아하는가? 혹은 그런 자리는 피하고 홀로 or 소그룹으로 코딩/연구하는 것이 좋은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과 방식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개발자건, 영업을 하건, 기획을 하건, 스타일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업무 스타일도, 옷 입는 스타일도, 음식 취향이나, 선호하는 취미/운동도 다를 것이다.




Question to you


객관적인 시각으로, 혹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당신은 '개발자'인가?


'개발자 스타일'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해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 각자의 개성과 능력이 존중될 때 각 개인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어 회사도 더 발전할 수 있다.

물론, 팀 스타일이나 회사 스타일과 내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면?!

내가 맞추던 그들이 맞추던 누군가는 맞춰야 한다.

직원 입장에서 나에게 잘 맞는 회사/팀을 찾는 것도, 회사/매니저 입장에서 잘 맞는 직원을 찾는 것도 또한 중요하다.

(이런 연유로 외국계 기업들은 같이 일할 팀 멤버들에게 직접 면접에 참여하도록 하고 실제로 결정권을 준다.)


우리 모두 미용실을 전전하면서 내 헤어스타일을 잘 만져주는 Hair Stylist를 찾아가지 않는가?

Note : 미국에서는 '고객 거부권'이 있어서 고객이 원해도 각 매장에서 거부도 할 수 있다 ;)


글을 쓰다 보니 삼천포로 빠지게 되었지만, 뒤쳐진 개발 문화는 우리나라에서도 개선되는 추세이고

개발자에 대한 선입견 역시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바뀌면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새 세대들은 자기 주장도 강하고 합리적이다. 부디 더 나은 개발문화, 사회문화, 직장문화를 만들어 주기를 바라며. 부디 회사의 (특히 큰 회사들일수록 더한) 꼰대문화는 사라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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