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코스타리카 라 모나

오렌지가 안 어울리는 곳이 있기는 할까.

by 레이

에스프레소에서 오렌지 향이 난다는 걸 사실 믿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한테는 그 정도로 예민한 감각이 없거든요. 그래도 난다면 아마 플라세보 효과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첫 모금을 마셨는데 네, 역시 오렌지 향이 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원두 생산자, 그리고 바리스타는 목적을 달성한 셈입니다.

한남동 피어커피의 코스타리카 라 모나 FF+ Orange

그 속셈에 넘어간 저는, 그래서 이렇게 씁니다. 쓰지 않은 에스프레소는 부드럽게 목을 지나고 코 끝으로 레몬그라스가 스쳐 갑니다. 환한 조명과 겨울 하늘의 눈부심이 묘하게 겹쳐 눈을 빛냅니다. 오늘은 세 잔 정도 에스프레소가 들어갈 것 같습니다.


커피에 커피가 아닌 다른 맛을 넣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변칙입니다. 커피는 커피 만으로 맛을 내야지 껍질 같은 것으로 트릭을 부린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맛있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다. 설령 이것을 커피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고 해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