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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dy Saucy Jan 27. 2017

패션과 페미니즘 #3

The Age of Jazz,  1920년대 패션의 특징





1920년대의 패션은 페미니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앞서 언급하였다.

20년대는 그야말로 새로운 여성시대의 개막이었으며, 코르셋으로 부터의 해방된 그녀들의

자유의 표현으로 탄생한 플래퍼들은 초기 페미니스트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성성'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단순히 생물학적인 성별 때문에, 부모세대의 교육과 사회적인 학습으로써 자연스레 강요되는 여성스러움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1920년대의 여성들을 여성스럽다고 정의할 수 있을까? 1920년대의 사람들은 플래퍼를 '여성스럽다'라고 바라보았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긴다.

플래퍼는 기성세대와 보수적인 대중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존재였다. 그녀들은 당당하고도 뻔뻔했으며

이전의 부모세대는 상상하지도 못할 행동들을 대범하게 보였다. 음주가무를 즐기고 사내들과 담배를 함께 피우며 농담 따먹기를 하였고 그 시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거나 혹은 찌푸리게 한 길이가 껑충한 스커트와 드레스를 입고서 거리를 활보했다. 찰랑거리는 긴 머리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굴곡 없이 호리호리한 소년 같은 몸매를 허리선이 어딘지 보이지도 않는 자루 드레스 속에서 약 올리듯 뽐냈다.

이들은 과연 '여성스럽다'라고 수식될 수 있을까?


1920년대의 시대상을 살펴본다면 그들에게 있어서 Ladylike(여성스러운)이라는 수식어는 아마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으며 노출을 삼가고 언행이 기품 있는 아씨들의 이미지를 일컫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들이 누구보다도 '여성스러웠다'라고 생각한다. 당당하고 재치 있고 뻔뻔스러우면서도 우아한 플래퍼들은 누구보다도 여성스럽고 품위 있다. 그녀들은 스타일리시했으며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독립적이었다. 이전 세대의 여성에 대한 인식을 거부하며 새로운 '여성성'을 재 정립하였다. 그들은 그들의 자녀와 이후 세대의 많은 여성들이 이어나갈 '여성의 권리와 자유'라는 불꽃을 점화시킨 페미니스트들이었다.       



Flppers,  The1920s






패션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히 그냥 이야기가 아니다. 패션은 삶의 평범함이 지루하고 따분해서 생겨난 것이 아닌, 문화의 한 부분이다. 패션은 또한 시각적인 언어이다. 즉, 어떤 사회가 만들어 낸 가치와, 윤리 등을 알아챌 수 있도록 수많은 단서들을 제공한다.  






Mood Board by Emma Park






1920년대 패션의 특징


1. 디자인, 그리고 실루엣


전쟁 이전의 패션은 코르셋을 착용하여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가며 발과 발목을 덮는기장의 드레스를 입는 패션이었다. 이를 Edwardian fashion(1890-1914)이라고 한다. 영드 'Downton Abbey(다운튼 애비)'를 보면 1900년대 초반부터 20년대까지의 패션의 흐름이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하여도 좋다.

 

Edwardian silhouette

http://www.fashion-era.com/la_belle_epoque_1890-1914_fashion.htm





그러나,

디자이너 Paul Poire(폴 푸아레)에 의해


"Sacks(색 드레스, 품이 넒은옷)”이 다양하게 디자인되었고

(sack: 자루, 포대를 뜻함)

 Straighter Look(곧게 떨어지는 스타일)의 유행이 시작되었다.


Paul Poire's Coutier Collection


폴 푸아레는 당대의 패션에 단순함 가져다준 새로운 실루엣을 개발했다. 클래식한 엠파이어 라인의 곧게 떨어지는 실루엣의 드레스는 딱딱한 코르셋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것은 이 후 플래퍼 패션에서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보이쉬하고 날씬한 스타일의 시발점이 되었다. 1912년이 되면서 폴 푸아레에 의해 개발된 보이쉬하고 납작하면서 일자로 떨어지는 실루엣은 유행이 되었다. 그러나, 폴 푸아레에 의해 디자인된 보이쉬한 형태의 드레스는 몸의 곡선을 평평하게 만들어줄 보정속옷이 필요했다. 코르셋보다는 덜 불편하지 몰라도, 여전히 여성의 몸을 옥죄는 부가물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후 코코샤넬은 여성 패션에서 코르셋의 제거를 시도한 폴 푸아레를 뒤이어 여성의 몸의 해방을 위한 실용적인 디자인을 승계하였다. 폴 푸아레와는 조금 다른 방향이었으나, 그녀는 여성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가장 우아한 스타일을 완성시켜준 여성 패션 해방의 선구자였다.

Design Mood Board, Silhouette Variation by Emma Park

 


발목 위로 껑충 올라간 스커트의 길이


전쟁의 여파로 인한 물자 공급의 부족은 인해 자연스레 옷의 길이가 짧아지는 데에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이 요소 만을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 전쟁 직후 여성의 사회 진출로 인해 실용적인 옷이 계속 선호됨과 더불어,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 변화와 새로운 사회적 분위기 등, 모든 요소가 결합적으로 패션에 반영되었다. 따라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이 새로운 스타일의 여성 패션은 1920년대의 변화하는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전쟁 직후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재즈문화는 여성들의 치마의 길이를 짧게 한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다리의 움직임을 더욱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 치마의 폭은 더 넓고 길이는 짧았져야 했기 때문이다.  

치마의 길이를 흐름 순으로 정리하자면, 1913년에는 발목만 조금 보이는 길이, 1918년에는 종아리 길이 그리고 1921-22년 에는 종아리 길이에서 작은 변화만 주면서 그 길이 선상을 유지하였다.


'1920년대 재즈의 시대'(The 1920s Jazz Age), 런던 Fashion and Textile Museum에서 열린 전시 오버뷰







2. 오리엔탈리즘


The ballets Russes


Ballets Russes dancers in an on-stage dance class, 1928. © Victoria & Albert Museum, London
The ballets Russes: Serge Pavlovich Diaghilev (1872-1929), his greatest achievement was his dance company – the Ballets Russes. Created a century ago, the productions of the Ballets Russes revolutionised early 20th-century arts and continue to influence cultural activity today. The first seasons 1909 – 14: On 19 May 1909, after weeks of publicity, Diaghilev launched his first season of Russian ballet in Paris. Audiences were dazzled by the dancing and striking designs. Over the next few seasons a self-consciously Russian element dominated the productions. Visually, the first Ballets Russes seasons were marked by the exotic designs of the Russian-born artist Léon Bakst. His bejewelled colours, swirling Art Nouveau elements and sense of the erotic re-envisioned dance productions as total works of art.

Serge Pavlovich Diaghilev(세르게이 디아길레프), 러시아의 예술 평론가이자 발레 프로듀서 그리고 무대 미술가인 디아길레프의 가장 큰 업적은 그의 발레단 '발레 뤼스'의 설립이다. 한 세기 전에 만들어진 이 발레단은 20세기 초반의 예술을 개혁했으며, 그리고 지금까지도 문화적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첫 번째 시즌 1909-14년: 1909년 5월 19일, 그는 러시아 발레단, '발레 뤼스'의 첫 번째 시즌을 파리에서 론칭했다. 관중들은 그 춤과 놀라운 무대 의상에 현혹되었다. 몇 시즌이 지난 후에 러시아적인 요소들은 무대 의상에 압도적으로 나타난다. 시각적으로 보자면, 첫 번째 발레 뤼스 시즌은 파리에서 개최 되었는데, 발레 뤼스의 미술감독인 레온 박스트의 이국적인 무대의상 디자인은 예술계의 한 획을 그었다고 볼 수 있다. 보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색상들과 현란한 아르누보풍의 요소들은 고스란히 그의 의상에 담겨있었고,  에로틱한 감성으로 새로이 그려진 댄스 연출들은 총체적인 예술로 여겨진다.

출처: https://www.vam.ac.uk/articles/diaghilev-and-the-ballets-russes


Costumes for brigands in Fokine's ballet Daphnis and Chloé, designed by Léon Bakst,1912. V&A, London


Costumes for Le Train Bleu, designed by Coco Chanel, about 1924, V&A, London


발레 뤼스의 등장은 당대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다양한 모습의 작품으로 나타나게 되면서, 오리엔탈리즘이 서양에서 크게 유행하게 된다. 패션디자이너 Paul Poire(폴 푸아레)는 오리엔탈리즘에 영감을 받은 색상들과 패턴 등을 그의 컬렉션에 적용하여 소개하였다. 오리엔탈리즘은 여러 방면으로 발전하여 패션뿐만이 아니라 여러 생활 속에 적용되어졌다.

 




Influences of Africa, Egypt, Russia on Orientalism


아프리카는 또 하나의 오리엔탈리즘 요소로 나타났다. 부족민들의 토속적인 패턴, 노예들의 팔찌 그리고 투박하고 이국적인 주얼리들이 패션에 적용되어 나타나게 되면서 오리엔탈리즘의 더욱 다양한 형태로 보여졌다. 또한 1922년에 영국의 고고학자인 Howard Cater (하워드 카터)의 투탕카멘 무덤의 발굴은 세계를 이집트 신트롬으로 뒤 흔들어 놓았다. 이에 따라 고대 이집트의 기하학적 문양 등이 프린트 패턴에 나타나고, 블랙 앤 화이트의 극적인 컬러 팔레트 또한 문양과 디자인에 함께 적용되었다.

 

이와 더불어,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150,000명이 넘는 러시아 이민자들이 파리에 정착하게 되면서 그들은 파리지앵 패션 하우스나 그들의 스스로 쿠뛰르 하우스를 설립하여 러시아 스타일의 자수 놓는 것을 생업으로 삼아 일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러시아 자수도 오리엔탈리즘의 유행에 또 다른 요소로 여겨진다.



The result of the Oriental influences: harem trousers, tunics, kimono capes,   kimono-style sleeves, and coat, turbans,    headbands, marabou feather fans and capes, as well as embellishments, such as Chinese and Russian folk embroideries,   opulent beading and tassels. African- and South African-inspired motifs.  Compacts and cigarettes holders in bold colour and motifs. (Baudot,1997, Poire, p.8-13)

할렘 팬츠(통이 넓은 바지), 튜닉, 기모노 케이프, 기모노 스타일의 슬리브와 코트 그리고 터번과 헤어밴드, 깃털 등의 장식과 부채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풍의 자수들, 호화로운 비즈 장식과 태슬 장식 등은 모두 오리엔탈리즘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아프리카와 이집트에서 영감을 받은 모티브들은 대담한 컬러들과 조화를 이루며 화장품 케이스(파우더 통)이나 담배 보관통 등의 디자인에 적용되었다.



오리엔탈풍의 소품들, The 1920s Jazz Age, Fashion and Textile Museum, London



오리엔탈풍의 소품들, The 1920s Jazz Age, Fashion and Textile Museum, London







3. 컬러와 소재



비비드 컬러 팔레트

디자이너  Paul Poire(폴 푸아레)는 1905년에  Salon d’Automne에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과

표현주의 작품들에서 본 중립적이지 않은 다채로운 색상들에 매료되었다.

또한 1909년에 파리에서 발레 뤼스의 Oriental fantasies를 본 후 큰 영감을 받게 된다. 그는 오리엔탈리즘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에 적용시키게 되는데, 밝은 톤의 비비드 컬러 팔레트를 새로이 소개한다.

그는 다양한 톤의 jonquil yellow, electric blue, bright pink, vivid green를

 자신의 오뛰 쿠튀르 컬렉션으로 발표했다.




블랙

1926년에 샤넬의 Little Black Dress가 대중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블랙 컬러가 유행하였다.

‘As The New Republic: A journal of Opinion observed as early as july 1921,’So for streetwear especiallly, we have throngs of females black from head to foot.’ (Fiell and Dirix,2011, p.23,26-29)
' The New Republic: 일간지에 따르면 일찍이 1921년 7월쯤, 길거리 착장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인 여성들의 무리가 관찰되었다고 한다. '





아래는 필자가 제작한 전시회 오버뷰 컬러 및 텍스타일 맵이다.  

London의 Fashion and Textile Museum에서 열린 'The 1920S Jazz Age'에 전시회에 전시된 모든 의상의 텍스타일, 컬러를 캡처하여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맵을 제작 하였다.

The Colour Map of The 1920s Jazz Age by Emma Park

 (무단 도용, 배포금지)




소재


이브닝 웨어에는

-Rich silk(리치 실크)

-Velvets(벨벳)

-Embroidered nets(자수가 놓인 망사)

-Woven gold(금사로 짜인 직물)

-Silver lame(은사로 짜인 직물)


외출복이나 레저웨어 에는

-Jersey(저지)

-Mohair(모헤어)

-Gabardine(개버딘)

-Crepe(크레이프)

-Kasha satin(카샤 새틴)

-Rayon(레이온)

등의 소재가 주로 사용되었다.


The Textile Map of The 1920s Jazz Age by Emma Park

 (무단 도용, 배포금지)





('패션과 페미니즘#4: The Age of Jazz,  1920년대 패션의 특징'으로 계속 연재됩니다 )







글: Emma park

A list of Illustrations and a list of references

are available upon req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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