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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황규 Hubert Nov 08. 2022

스타트업 이직 시 반드시 고려해 할 것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대기업 #스타트업 #오퍼 #이직 #시니어 #CXO 


21년 8월 나는 처음으로 회사를 옮겼다. 


동료들은 곧 임원이 될 것인데 내가 왜 회사를 떠나려고 하는지 물었다. 나는 대기업에서 두번의 발탁 승진을 했고, 가장 젊은 리더중의 한 명이었다. 게다가 회사내에서 경영진의 스폰서십을 얻어 늘 혁신적인 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고민하지 않았다. 나는 궁극적으로 내 사업이 하고 싶었고, 그리고 시스템으로 묶여 있는 회사를 떠나 좀 더 많은 자유를 원했다. 


10년 이상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가치를 만들고 싶어서 였는지, 여러 회사들에서 감사한 오퍼들을 받았다. 나는 자유가 있는 스타트업들로만 걸러 받았고, 다른 제안들은 정중히 거절했다. 


스타트업들로 받은 오퍼들은 모두 그럴듯해 보였다. 모두가 익사이팅한 제안이었다. 2주의 고민끝에 그 중 한 회사를 가려고 마음 먹었다. 오퍼에 사인하기 직전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한통 왔다. S사에 있을때 함께 혁신적인 일을 해오던 선배이었다. 


선배는 기자 출신으로 대기업의 임원으로 일하다 최근 스타트업을 창업한 사람이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늘 주변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분이었다. 


역시나 내게도 조언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감사함을 표현하고, 이직하려는 회사에 대해 설명했다.  선배는 20분 정도 묵묵히 이야기를 듣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번 들어봐요. 이제부터 2~3년간 당신은 좋든 싫든 스스로를 갈아넣게 될 겁니다. 이직은 당신의 인생에 정말 큰 일이고, 더군다나 휴벗님은 좋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으니,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죠."


잠시 후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휴벗님 스스로도 그 회사에 가고 싶어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인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스스로를 갈아넣는 것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어쨌든 앞으로 정말 힘들텐데, 적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힘든게 낫지 않겠어요?" 


선배의 이 말은, 내 맘속에 커다란 파동을 만들었다. 

가려던 회사는 열심히 성장하는 곳이었다. 몇 차례 대표와의 미팅을 통해 능력있고 매력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걱정스러운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훌륭하던 대표가 미팅을 할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되는 느낌이 있었다. 나와 익숙해진다는 느낌을 갖게 된 것인지 만날때마다 조금씩 톤과 매너가 변화되었다. 


심지어, 내가 꼭 지켜야 한다는 가치들에 대해서 포기하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 때문인지, 내 안에서 그 회사에 조인하기 전부터 조금씩 의심의 싹이 자라나고 있었다. 


나와 통화하던 선배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선, 그 회사에 가려던 것은 좀 더 기다려봐요. 일반적으로, 아무리 급하다는 회사들이라도, 2주 뒤 가겠다고 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웃음) 지금부터 2주 정도면 더 골라봐요. 우선, 소셜미디어에 본인이 이직 중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세요" 


그리고, 나는 퇴직후, 그때부터 더 열심히 이직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고용시장에 나온 것을 알렸고. 또 한편으로 내가 다음 회사에서 성취하고픈 목표들에 대해 정의했다. 그 뒤부터는 여러개의 회사를 두고 장점과 단점 그리고 내가 원하는 목표를 얼마만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스타트업에 이직하기 전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당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가 없어야 한다'이다. 


이직 직전이라면 1~2주 잠시 집에서 쉬더라도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으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충분히 고민하자.  충분히 그 회사에 대해 주변사람들에게 들어보고, 실제 일하는 사람들과도 대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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