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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윤형 Mar 26. 2016

사망률 높은 폐암, 면역항암제로 치료한다고?

면역항암제 폐암 허가 임박, 건보적용 시기는 언제쯤?  by 장윤형 기자

“면역항암제가 폐암에 효과가 높다는데 하루 속히 아버지 치료에 쓰일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면역항암제 관련 취재를 꾸준히 하고 관련 기사를 쓰다보니 환자들 그리고 환자분들의 가족들에게 많은 질문들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60대 아버지를 둔 아들 A씨의 메일에는 절박함이 묻어나 있었습니다. 그는 기자에게 면역항암제가 어느 시기쯤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될 수 있을지를 물었죠.


 좋은 신약이 국내에 들어왔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이 약이 아직은 병원에서 본격적으로 '폐암'에 있어서는 허가가 나지 않아 치료제로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한 것인데요. 사실 폐암은 한 번 발병하면 참으로 고치기 어려운 불치병이자, 아무리 좋은 항암제들이 개발됐어도 아직 정복이 어려웠던 영역의 질환인데요. 폐암은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좋은 치료제가 있다면 빨리 사용하고 싶은게 가족과 그 환자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데 희소식이 생겼습니다. 국내에 출시된 키트루다, 옵디보라는 이름의 이 면역항암제들이 오는 5월 안으로 국내에서 폐암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허가가 될 예정입니다. 


면역항암제가 폐암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결과가 세계 학회인 ASCO 등에서 발표되면서 국내 암환자들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폐암치료로 허가가 나도 값비싼 약값이 치료의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겠지요. 비싼 약값은 여전히 환자들에게 큰 부담입니다. 가격이 얼마나 하냐고요? ‘마법의 약’이라 불리는 면역항암제의 1회 투약 비용은 약 1000만원에 육박합니다.



그렇다면 묻겠지요.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면 환자 부담이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맞습니다. 역시 우리나라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체제하에서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있지요. 한국이 선진국인 미국을 능가하는 제도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국민건강보험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치료제가 식약처에서 가가 나고, 다양한 검토 등을 거쳐 건강보험급여로 적용이 되면,  환자는 약값의 5%만 부담하고 나머지 95%는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항암제들이 건보 적용이 안돼 고가의 약값 부담으로 환자들이 생명연장의 기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이라도 약값이 100% 본인 부담이라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은 치료를 망설일 수 밖에 없죠. 사실 정부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파이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의 문제로도 설명해 볼 수 있습니다. 암환자 희귀질환환자 등 다양한 질병의 환자들 중 '어느 사람에게 혜택'을 주느냐의 문제가 걸려있죠. 한정된 재정 안에서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다 보니, 모든 약에 대해 혜택을 주기 어려운 문제인거죠. 그럼에도 좋은 약에 대해 혜택을 늘려야 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국민들, 환자들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다시 돌아가서 말씀드리자면, 면역항암제는 국내에서 비급여입니다. 문제는 면역항암제를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할 경우 보험 재정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일례로 1년에 100명의 환자가 면역항암제 10회를 투여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100억원의 약값이 책정됩니다. 그중 정부가 95%를 부담할 경우에도 약 95억의 재정이 투입돼야 합니다. 특히나, 면역항암제의 경우 흑색종, 폐암,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에 적응증을 갖고 있어 대상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따라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겠죠.


하지만 효과가 좋은 치료제에 대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서 보장을 하지 않을 경우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박탈한다는 문제가 발생하죠. 건강보험 적용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따라서 일부에서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건강보험 적용 5% 일괄적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하는데요. 어떤 의사는 “건보 적용이 되는 모든 치료제에 대해 5% 환자부담으로 일괄 적용할 것이 아니라, 건보재정의 한계를 인정하고 필요에 따라 일부 치료제는 환자 본인 부담을 조금 높이되, 치료제를 빠르게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향적인 의견을 펼쳤습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오늘도 암환자들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폐암 환자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제 도입은 더욱 더 절실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 그리고 우리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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