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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윤형 Jul 09. 2017

인공지능(AI) 의료기기 1호 탄생할까

암부터 뇌졸중까지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개발 진행 중


바둑 강자 이세돌과 커제를 꺾은 '알파고'처럼 딥러닝 기술에 기반한 인공지능(AI). 이제는 헬스케어에도 진입할 예정입니다.


최근 길병원에서 도입한 왓슨과 비슷한 것이냐고요? 조금 다릅니다. 왓슨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로 허가를 받아 의사를 보조하는 일종의 컴퓨터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 개발되고 있는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진단'을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암이나 뇌졸중 등이 발병한 환자의 MRI를 분석하여, 의사처럼 질병 유무, 나아가 질환의 특성까지 분류하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 의사의 진단을 돕는 헬스케어 AI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1호 인공지능 의료기기’ 탄생을 거머쥘 업체가 어디가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폐와 심장질환, 유방암 등의 각종 암, 치과 영역에 이어 이제는 뇌졸중까지 질병을 검진하는 AI 의료기기의 영역도 점차 세분화·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제가 취재한 업체 중에는 뷰노, 루닛, 제이엘케이 인스펙션 등의 벤처들이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X레이·컴퓨터 단층촬영(CT)·자기공명 영상 촬영(MRI) 결과와 조직 사진을 보고 질병을 검진하는 AI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일부 업체는 개발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내 1호 인공지능 기기를 거머쥘 업체는 어디가 될까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개발되고 있는 AI 의료기기는 의사가 질병을 진단할 때 보조 수단으로 활용된다. 질환 영역도 다양합니다. 벤처기업 뷰노는 골 연령 판독 프로그램인 '본에이지'를 개발했습니다. 프로그램은 병원에 축적된 엑스레이 빅데이터를 활용, 환자와 비슷한 골 연령대의 X레이 촬영 사진을 의사에게 제안합니다. 의사는 이를 참고, 성장판이 닫혔는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성 조숙증 여부도 진단합니다. 프로그램 알고리즘은 폐 질환 여부를 판독할 때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DILD) 데이터를 분석해 적용하는 임상 시험도 서울아산병원과 진행했습니다. 뷰노는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한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현준 뷰노 이사는 “이달 식약처에 의료기기 임상 시험 허가 신청을 냈다”면서 “올해 출시가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유방암과 결핵을 진단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는데요. 의료 영상 진단 스타트업 루닛은 딥러닝을 활용한 AI를 통해 X레이로 유방암과 결핵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AI에 '이미지 인식' 기술을 접목한 것이 핵심입니다. 루닛은 지난해 세계 이미지 인식 경연대회인 'TPAC 2016'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사진제공-제이엘케이인스펙션

우리나라 사망률 1위를 중증 질환인 '뇌졸중' 여부를 진단하는 AI 의료기기도 국내 최초로 개발됐습니다. 뇌졸중은 의료진의 MRI 판독 경험과 문헌 의존도가 높은데요. 제이엘케이익스펙션이라는 업체는 뇌경색 등 뇌졸중을 진단하는 AI 기반 의료기기를 개발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김동억 교수(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팀이 연구한 한국인 뇌경색 환자 MRI 빅데이터를 3차원화해 분석한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지난 5월 식약처에 의료영상보조장치 소프트웨어(SW) 임상시험계획승인 신청서(3등급)를 접수시켰습니다. 김동민 제이엘케이인스펙션 연구소장은 “의사 진단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의료 현장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면서 “빨리 허가돼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빅데이터 및 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안)'이 발표된 이후 3등급 진단 의료기기 허가 신청은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AI 기반 영상정보 판독 시스템이 치과에 적용된 사례도 있는데요. 오비에스코리아는 지난해 치과 영상 자동 판독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수십만 장의 치과 영상 정보를 학습한 이 기기는 이르면 올해 출시됩니다. 치과에서 나온 방대한 의료 영상을 분석해서 의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치아 낭종, 염증 등의 병변을 알려줍니다.

다만 국내 AI 기반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의료용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허가된 사례는 없기 때문인데요. IBM이 개발한 '왓슨 포 온콜로지'는 의료기기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분류됩니다. 반면 분석·진단기기는 의료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허가 및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아울러 최근 식약처에서 AI 등 첨단의료기기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보다 세부적인 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보수적인 의료계에서 AI 의료기기를 활용해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상당히 오랜 설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제공-길병원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조'또는 돕는 도우미 역할에 한정되고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의사를 정말 대체할 의료기기도 탄생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많은 의견 기다리겠습니다^^


글= 장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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