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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SA Apr 05. 2019

#43. 바스락 모임 후기

자기 계발 & 독서토론 모임

2016년 1월에 쌍둥이를 낳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때 사춘기가 왔다.

청소년도 아닌 30대 중반 여성에게 웬 사춘기인가 싶겠지만 그 당시 나는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이렇게 사는 삶이 옳은 것인가.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게 무엇일까.
아이들을 과연 잘 키울 수 있을까.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직장에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을 때라 자격지심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아이들 수유 때문에 숙면을 거의 취하지 못한 데다 몸이 자주 아팠다. 컨디션이 최악인 상황에서 "나" 자신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은 현재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좌절감을 확인시키는 것 같아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산후 우울증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산후 우울증이었던 것 같다.

겉으로는 산후우울증 같은 거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다녔는데 속은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돌파구로 책을 읽었다.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책을 읽기도 했고 역경 속에 성공한 유명인의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괜찮은 환경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기도 했다. 이런 것들도 위로가 안 될 때는 남편을 들들 볶기도 했다.

그런데 그 위로가 오래가지 못했다. 뭔가 지속적인 위로가 필요했다. 그게 뭘까 한참 고민하고 있을 때 자기 계발 모임인 바스락에서 새로운 멤버를 모집하고 있다는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스락 8기 모집


"그래! 뭐든 해보자. 어쩌면 이 모임이 활력소가 돼줄지도 몰라."

조금 오버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바스락이 문제를 해결해줄 구세주처럼 느껴졌다.


자기 계발에 원래 관심이 많았던 데다 독서가 취미였기 때문에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자극도 되고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매주 토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모이기 때문에 콧바람 쐬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지원서를 정성스럽게 쓰고 난 후 합격 발표를 기다리던 어느 날! 모임 대장한테 이메일이 왔다.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 마음 비우기를 수차례, 용기를 갖고 메일함을 열었다.

워킹맘이라 거의 기대 안 했는데 행운의 여신은 내 편이었다. 8기 모집에 합격했다는 글을 읽고 너무 기뻤다.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아서 2-3번을 읽었다. 간만에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바스락 모임 첫날


2017년 9월 첫째 주 토요일 바스락 8기 멤버로서 처음으로 모임에 참석했다. 생각보다 젊은 친구들이 많아서 살짝 놀랬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구 뿜어대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젊어진 느낌이 들었다. 많게는 14살이나 차이 나는 어린 친구도 있었다. 나이는 내가 제일 많았지만 그들은 나를 XX 씨라고 불러줬다. 

집에서는 XX 엄마가 내 이름이었고 회사에서는 직책이 내 이름이었는데 바스락에서는 내 이름을 불러줬다.


이름으로 불리는 게 이렇게 좋은지 처음 알았다. 예쁜 이름도 아니고 흔한 이름인데 이름이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줄이야.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정말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2017년 가을에 합류한 바스락은 지금도 함께 하고 있다. 바스락이 우울감을 단번에 해결해주지 않았지만 모임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긍정적인 기운을 받으면서 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감도 조금씩 해소되었다.

물론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육아가 좀 더 수월해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건 "나"라는 존재를 확인시켜준 바스락의 긍정적인 영향이 우울감 해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외부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의 경우 바스락은 신의 한 수였다.


IT 종사자, 디자이너, 선생님, 대학교 교수님 등 다양한 직군들이 모인 바스락은 배울 점도 참 많았다.

● IT 업계에서 근무했던 모임 대장은 디지털 툴을 아주 잘 다룰 줄 알아서 워크플로위, 분더리스트, 노션 등의 특강을 통해 시간 관리 및 바인더의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멤버를 통해 포토샾을 배울 수 있었다.

●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재테크를 잘하는 멤버를 통해 재테크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 그밖에 재능이 많은 다른 멤버들을 통해 운동과 다이어트에 대한 강연도 들을 수 있었고 주제 독서로 선정된 책의 발표를 맡은 멤버들의 발표도 정말 좋았다.


또한, 주간 키워드 및 월간계획과 피드백을 통해 매주, 매월 부족한 부분은 성장하는데 집중하거나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혼자 한다면 잘 해내지 못했을 텐데 멤버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슬럼프 때문에 넘어지더라도 열심히 사는 멤버들을 보면서 다시 일어서기도 한다.


물론 중도에 포기하거나 다른 중요한 일 때문에 모임에서 나가는 멤버들도 있지만 2년 이상 모임에 참여하는 수도 상당수 된다. 그만큼 바스락이 좋으니까 함께하는 것이다.


2주에 한 번씩 제출해야 하는 독서 과제도 있고 글쓰기 소모임에 제출해야 하는 과제, 그리고 매주 수요일마다 바인더를 인증해야 하는 등, 과제가 가끔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바스락은 여전히 "나의 활력소"가 되어 매주 토요일 만남을 기대하게 하는 마법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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