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림 Oct 06. 2022

[아티스트웨이 시즌 2]심청이 4주차

W4. 소중한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법

오늘도 새벽4시에  새벽글쓰기를 하고, 새벽5시,  줌에서 심청이 모임을 했다.

(사실, 자란다천사의 모닝콜 덕이다^^;)


Week 4. 소중한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법.


지금 내 곁에는 없지만 분명 어디선가 나를 기억하고 또 내가 기억할 이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연습이다.

- 줄리아 캐머런, <아티스트웨이>, 비즈니스북스, 2021, 243쪽.


죽음을 떠올렸다. 실상 저자는 책 속에서 이미 저세상에 있는 소중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기를 권한다. 세상을 떠난 나의 소중한 이들? ........ 긴 침묵의 시간후에 얻은 결론은 생각나는 이가 없다는 것. 그러면서 슬픔과 감사가 교차하고 있음을 느꼈다. 분명 내 곁에 죽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 돌아가셨다는 할머니, 대학생때 돌아가신 할아버지, 결혼하고 나서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몇 년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 하지만, 슬프게도 나는 조부모님들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지 못했다. 남보다 더 멀게 느껴지던 이상한 죽음의 순간이라고 느꼈던 그 기억을 어렵사리 끄집어냈다. 며칠전 아이에게 엄마는 조부모님의 사랑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얘기하면서 늘 아낌없이 사랑을 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곁에있는 고래가 엄마는 참 부럽고 좋다는 얘기를 나눈 것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4주차는 그냥 그렇게 넘겨야할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름의 대안은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없지만, 그리운 소중한 존재들을 떠올려 보는 일이다. 내 믿음의 거울들인 자매들과 친구들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하나하나 말을 걸었다. 내가 어렵사리 대화의 문을 두드리자, 나의 지혜롭고 다정한 이들이 말문을 연다. "넌 지금 잘 하고 있어. 멈추지만 않는다면, 흔들려도 괜찮아.그럴 수 있지. 중요한 건 하나야.  너 자신을 믿고 나아가. 쓸데없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주저하느라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말고. 잘 될꺼야! 할 수 있어! 내가 응원과 사랑을 보내줄게!!" 죽음이 영영 소중한 존재와의 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 불안, 좌절감을 주는 것처럼, 내가 힘들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을 내가 원하는 때에 만날 수 없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관계의 죽음은 이미 경험하는 중이다. 힘들고,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런 방법이 있다는 걸 막연히 알고만 있었을 뿐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해보니 참 좋았다. 매 순간 전화로 징징거리거나 의지처를 찾지 않아도, 내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면 할 수 있는 경험.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기꺼이 시도하려는 의지뿐이다."(244)


우리는 긍정적인 메시지에 걸맞는 모습이 되고자 애쓰면서 더 강하고 좋은 사람이 된다. 희망 섞인 상상은 우리를 앞으로 이끌어준다.

- 줄리아 캐머런, <아티스트웨이>, 비즈니스북스, 2021, 248쪽.


요새 계속 아팠다. 건강검진 이후 내 컨디션은 돌아오지 않고 자꾸만 나쁜 쪽으로만 가려했다. 그래서  산책하고 수영하고 잘 먹고 잘 자고, 내 몸을 돌보려 더 애써야했다. 스트레스 탓인지, 건강검진의 결과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목디스크도 생기고 요추도 문제였다. 오장에 낭종이나 용종같은 것이 없는 것이 없고. 나이들면 질병과 친구가 되어야한다는 말이 떠올라 씁쓸해졌다. 4시 새벽기상도 무너졌다. 6시나 7시쯤 겨우 일어난 다는 것은 나에겐 늦잠이고 새벽 황금시간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중요한 것 먼저 챙겨야지. 그나마 산책과 일탈놀이(아티스트 데이트)는 더 신경을 썼다. 



지난 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탈놀이는 광교호수공원에서 공공자전거 타기다. 우연히 산책을 하다가 발견한 공공자전거가 궁금해서 이리저리 살피다가, 평소에 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겠지만, 호기심을 그냥 넘기지 않기로하고 자전거를 사용법을 검색해서 공원을 달렸다. 바람처럼 달리는 기분,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상쾌함이 좋았다. 한없이 몸이 처지고 무겁게만 느껴졌는데, 자전거를 타고 탈리는 순간 만큼은 가볍고 날렵한 새가 된 듯했다. 그 외에도 산책을 하면서 가벼운 일탈놀이로 좋았던 것은, 도토리 줍기, 낙엽그림만들기, 공원에서 빈둥거리고 멍하게 구름쳐다보기. 평소에는 30분 걷기라는 운동미션에 과제를 하듯 한눈 팔 여유 없이 다니곤 했다. 그냥 조금더 여유를 갖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들을 몇가지 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20220925_심청이 모임_W4


 WEEK 4. 심청이 모임 피드백으로 좋은 영향들을 기록해 본다.


            브레네 브라운의 "연결을 경험하고 싶다면 취약한 상태를 유지하는 위험 부담을 안아야만 한다." (250쪽)는 말에 오래 머물게 되었다는 심청3. 그리고 얻게된 통찰은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좋은 영향을 주고 받던 관계가 틀어지고, 무언가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 상태가 되었을 때, 잘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그 관계의 시간을 유지하고자 애썼던 시간들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것을 머금고 유지하는 시간이 지속될 수록 가시밭을 뒹구는 것처럼 마음은 아프고 상처는 더 깊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연결을 경험한 시간들이 다시 돌아보면 의미있는 시간들이 되었음을 깨달은 듯했다.           


            나는 그런 시간들을 '일그러진 진주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조개가 거친 모래를 머금고 진주를 만들어내는 과정처럼 나에게도 힘들게 가시밭길을 뒹구는 관계의 시간들이 지금 진행중이다. 힘들어도 넘어가야하는 산처럼, 하고싶지 않지만, 이 산을 넘으면 조금 더 나아질 내가 될 것을 알기에 나 역시 '취약한 상태'라는 위험 부담을 안고서 계속 이어간다. 이 힘든 관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일그러진 진주'로 남는다해도, 그 과정은 반짝이는 진주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계속해야한다는 것을.          


            심청1&3 모두 죽음으로 인해 단절된 관계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심청3은 '시아버지'의 사랑을, 심청1은 남편을 잃은 지인을 떠올리며 관계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고 했다. 지금은 이세상에 함께 할 수 없지만, 나의 소중한 존재를 다시금 떠올려보았다. 굳이 사람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떠오르는 소중한 존재가 나에게도 있었다. 사랑하는 강아지 은총이! 내 마음이 힘들때에도 깊은 눈망울로 다가와 말을 걸어주던 소중한 생명. 안고 있으면 전해지는 다정한 온기로 말하곤 했다. 나에 대한 무한한 지지와 사랑을.  나를 아껴주는 존재들로부터 격려와 믿음의 말을 듣는다는 것의 힘을 깨달았다.          


            일탈놀이(아티스트 데이트)의 어려움은 모두의 고민. 최대한 가볍고 심플하게 노는 법에 대해 연구해보아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티스트웨이 시즌 2]심청이 3주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