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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Oct 11. 2023

만월의 序

시작과 끝

해가 산들바람 [가지 말라]는 속삭임에 붉게 지더니

어느덧 달이 서늘바람 [어서 오라]는 손짓에 하얗게 뜬다

하루가 그리움을 태워

이다지도 먹빛 환한 모습으로 지는 것은

시작될 하루를 오색으로 열리라는 다짐이던가


오색으로 먹빛을 그리고

다시 먹빛으로 오색을 그리는

이러한 일의 결론이 무엇일지

나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대여 그래도 이것만은 안다

하루가 뜨고 지고 또 그처럼 계절이 뜨고 지고

아직은 덧칠함에 색도 형체도 흐릿하지만

우리는 시작으로 끝을 그렸고

끝으로 시작을 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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