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흔들리는 잎새와 같다면
고독은 지탱하는 뿌리와 같아
구태여 말하자면
있음에도 불구한 소외가 외로움이었다면
없음에도 불구한 어울림이 고독이었고
또 외로움이 감정이었다면 고독은 직관이었다
하여
저기
첨봉을 넘지 못하여 쏟은 비와
첨봉을 넘어 내린 비 사이
미묘한 샘법으로
낙수 맞을 자리를 정한 오두막과
거기
차서 넘치는 냇물과
솟아 흐르는 샘물 사이
미묘한 샘법으로
앉을 자리를 정한 정자와
여기
표홀한 바람에 술렁인 그늘과
늘 그런 바람에 살랑인 그늘 사이
미묘한 샘법으로
쉴 자리를 정한 벤치는
굳이 소리 내지 않아도
안다
외로움이 결핍이라면 고독은 충만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