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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주류 Aug 11. 2018

인플루언서 기반 비즈니스

그것이 가져가야만 하는 방향성

얼마전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이웃집 할머니와 꼬마가 함께 있었다.


어르신은 자주 뵙던 분인지라 인사 후에 어르신께서 나에게

"어떤일을 하세요?"라고 물어보셨는데

"아, 유튜브나 여기저기서 유명한 친구들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정도로 쉽게 풀어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폰만 보고 있던 꼬마가 고개를 번쩍들며 하는 말이

"유튜브요? 와 그럼 아저씨 샌드박스에요?"라고 말했다.


"우와 너 샌드박스 아는구나, 뭐 비슷한 곳에서 오래 일하다가 아저씨 회사를 만들었어"


"그럼 어디지, 다이아 티비에요? 트레져헌터인가?"


바야흐로 어린 아이들에게는 유재석보다 도티가 유명한 시대다.

이 비즈니스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정말 잘 알고 있지만 누구도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는

과도기가 끝나지 않는(?) 그런 산업이자 시장인 듯 하다.


비단, 위에 있는 회사들을 포함한 MCN회사 뿐만 아니라

플랫폼, 제작사, 광고대행사, 연예기획사, 언론사, 쇼핑몰 등 모든 분야에서 관심 있는 키워드가

바로 인플루언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인플루언서 기반 비즈니스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가?

나 역시 정답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2006년부터 디지털(온라인)콘텐츠를 

몸소 체험하고 즐겨온 내 생각을 끄적여보며, 나도 내 회사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1. 인플루언서 니즈와 맞는 즈니스의 중요성


인플루언서의 꿈은 다양하다, 지금까지 수백명의 인플루언서를 담당하고 이야기를 나눠본 바로는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

장사를 하고 싶은 사람

연예계를 도전하고 싶은 사람

후세를 양성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멘토가 되고 싶은 사람

그냥 이 일이 너무 재밌고, 취미인 사람


정도로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인플루언서의 꿈은 A인데, B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례를 많이 봤다.

이건 인플루언서 당사자에게도, 회사에게도 시간,돈, 체력 낭비이다.

(물론 A가 꿈이라해서 A로 밀어줬는데 알고보니 꿈이 C인 경우도.. 더러 있을 수 있다.)


이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지는 회사 컨설팅, 교육을 가보면

하신 일을 자세히 들어보니.. 인플루언서 니즈와 맞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니즈에 맞는 비즈니스에 인플루언서를 껴 넣으려는 회사가 부지기수다.

(너도 사업 초기라 그렇지 나중엔 그렇게 된다 라고 하는 분이 있다면, 몇년 뒤에도 변함없을 자신이 있다.)


광고 비즈니스를 예로 들어보자. '안경'에 관심이 많은 인플루언서가 있다.

그와 그의 팬 모두 '안경'의 디자인이 어떤지, 어느 브랜드인지, 알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가격은 얼마인지, 도수가 있는지 없는지, 썬글라스도 있는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안경' 자체를 좋아한다.

나와 내 팬 모두 '안경'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내가 광고를 진행하면서 받는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근데 그러한 그에게 그의 회사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신발' 브랜드 캠페인을 몇천만원짜리로 만들어왔다.

단기가 아닌 장기적으로 볼때, 득을 보는 이가 있을까?


인플루언서도, 광고주도, 인플루언서 팬들도, 소속사/광고대행사도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인플루언서의 니즈와 맞는 비즈니스를 하도록 노력중이다.


(1) 유준호의 니즈, '더빙 홈쇼핑'


유준호는 홈쇼핑 더빙으로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던 인플루언서다.

물론 현재 성우, 연기, 노래,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어찌됐든 내가 볼때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팬들이 열광하는 콘텐츠는 '홈쇼핑 더빙'이다.


그 점에 집중했다. 그렇다면 유준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작권 문제없는 홈쇼핑 콘텐츠이다.

기존 콘텐츠가 있으면 얼마든지 맛깔나게 가공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3월부터 CJ ENM(구 CJ오쇼핑)과 '유준호의 더빙 홈쇼핑'을 진행하고 있다.

유준호의 더빙 홈쇼핑 <산소 폭탄주 (세탁기 세탁조 크리너)>  


결과는 생각보다도 잘 나왔다. 유준호도, 오쇼핑도, 우리회사도, 팬들도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였다.

어떤 제품은 일반 쇼호스트가 판매하는 매출의 2분의 1수준도 심야시간대에 무리없이 팔렸다고 한다.


(2) 초의 데일리쿡의 니즈, '초쿠아즈 만들기 클래스'


초의 데일리쿡은 장인정신을 가진 인플루언서다.

훌륭한 비주얼의 영상과, 따로 녹음한 푸드 ASMR은 덤.

요리 실력과 맛을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다.


오프라인 쿠킹클래스와 더불어 다양한 연계사업에 관심이 많은 인플루언서이다.


온웨이즈가 코리아요리아카데미와 기획한 쿠킹 클래스 


단순히 일회성으로 대관을 하고 클래스를 하기엔 초의 재능이 아까웠다.


현재 우리는 시설도 좋고, 인지도도 꽤 있는 코리아요리아카데미와 오프라인 쿠킹 클래스를 진행중이다.

오픈한 지 하루를 넘기기 전에 4회의 클래스가 매진되었고, 300여명이 줄을 섰다.


앞으로 여러 카테고리의 요리 클래스와 더불어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아직 오픈할 수 없는, 인플루언서 니즈와 맞는 비즈니스를 준비중에 있다.

회사와 광고주의 니즈에 맞는 건을 가져와서 함께해보자 보다는

너의 니즈가 무엇인지 말하면 그것과 가장 근접한 것을 만들어오겠다로 접근했을때

성공사례도, 인플루언서의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매출도 따라온다는..



2. 인플루언서의 마음을 아는 전문가의 필요성


북미 인플루언서 산업을 스터디하고, 직접 보고 왔을때 가장 매력적이였던 부분은

인플루언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표, 이사급, 매니저 등이

인플루언서 경험을 거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누구보다도 인플루언서의 마음을 잘 알고,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은 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굳이 실명이나, 회사 이름을 오픈하지는 않고...

실제로 내가 봤을때 잘 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을 보면

모두 그 경험을 거쳤거나, 가장 가까이에서 봐 온 분들이 돋보인다.


많은 회사의 MCN 사업 조직과, 인플루언서 관련 조직에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어마어마한 전문가이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인플루언서의 마음을 아는 전문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야구 국가대표를 맡았다면?

물론 그분은 왠지 해낼 것 같기도 하지만.. 확실한 건 적재적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유명 방송 프로그램의 PD는 당연히 전문가이며,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

그러나 깊은 디지털 경험과 이해도가 없다면 그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비법은

인플루언서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3. IP확보의 당위성 


국내 유튜브 기준으로 2013년 후반, 그리고 본격적으로 2014년부터

게임뿐만이 아닌 뷰티, 푸드, 엔터, 뮤직, 키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인플루언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해도, 시장이 커야 했기 때문에 저작권, 초상권과 함께 지식 재산권의 중요성은 비교적 적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이것은 인플루언서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BGM, 삽입 영상, 사진, 텍스트, 폰트 등 모두 영상을 제작하는 창작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유튜브의 '노란 딱지'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두려워 하는 존재가 되었고,

또 얼마 전에는 기존의 느슨했던 저작권 단속이 엄격해짐에 따라 게임, 영화 관련 창작자들이

수익 창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기사도 나왔다.


출처 : 유튜버 Petard 채널 


이것은 게임, 영화 관련 창작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많은 카테고리의 인플루언서들이 

다양한 음악과, 영상, 폰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여도 제대로 된 규제가 시작된다면,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타격을 입을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인플루언서 기반의 비즈니스를 만들어나가는 회사는

반드시 IP 확보를 하여야만 한다. 인플루언서가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가령, 뽀로로를 가지고 이 사업을 키운다고 생각해보자.

키즈 채널에서 뽀로로 신제품 장난감을 리뷰한다.

뮤직 채널에서 뽀로로 OST 커버곡을 부른다, 춤을 춘다, 연주를 한다.

더빙 채널에서 뽀로로 영상을 더빙한다.

뷰티 채널에서 패티,크롱,에디 메이크업을 한다.(자료화면 길게)


인플루언서에게는 어마어마한 경쟁력이자, 밸류가 될 수 있다.



4. 인플루언서 데이터 분석에 임하는 성실성


내가 유튜브 직원은 아니지만, 솔직히 많은 플랫폼 중에서

인플루언서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놀라운 CMS 기술과 분석력을 자랑하는 플랫폼은 유튜브이다.

아마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와, 방대한 량의 데이터, 그리고 진화하는 알고리즘 등이

지금 유튜브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아직도 유튜브 분석 탭을 적극 활용하지 못한다.

유명한 분들이야 나보다도 훨씬 전문가겠지만..

그들 중에서도, 내가 보낸 스샷과 카카오톡 정도만으로도 큰 만족을 해주는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점점 진화하고 고도화되는 YouTube CERTIFIED


"이번에 인플루언서 OO가 올린 OO 콘텐츠 완전 대박이다. 조회수는 100만 넘었고, 댓글도 엄청나다."

이러한 말은, 유치원생도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왜 100만이 넘었고, 어디서 더 유입이 되었고, 누구 영상과 밀접한 연관이 되어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콘텐츠를 끄지않고 머물렀고, 어느 나라에서 많이 보았고

유사한 콘텐츠 대비 어떠한 성과가 났고, CPM은 얼마였고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성실한 분석은 인플루언서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수박 겉핥기 식의 분석이 아닌 꾸준하고 성실한 데이터 분석은 필수다.


뭐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크리에이터, 실무자, 창업가의 관점으로 볼때 위의 4가지 요소는 필수 불가결인 것 같다.

나 역시 저 4가지가 더욱 탄탄해 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플루언서 기반 비즈니스에서 이 4가지 요소를 이해하고, 확보하도록 노력한다면 적어도


100만 뷰가 넘는 영상에서 물건이 10개도 안팔렸다거나,

10만 구독자가 넘는 인플루언서 여럿을 데리고 5개도 판매가 되지 않는 케이스들은 나올 수가 없다. 

(실제로 둘다 봄..)


많은 이들이 인플루언서에 대해 정의를 다양하게 내린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는 상품이 아니고,

인플루언서는 쇼호스트가 아니고,

인플루언서는 연예인이 아니며,

인플루언서는 PD가 아니다.


인플루언서는 인플루언서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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