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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Oct 25. 2024

내이름이박힌책한권

낚시는 □□이다

오징어 낚시를 익히려고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낚싯대로 청음한 소리를 내며 (휙~) 던지곤 하는 모습에 나도 해 볼 욕심에 먼저 낚싯대를 샀다. 그리곤 릴을 샀다. 링에 감을 낚싯줄을 샀다. 그리곤 가짜 미끼인 새우처럼 생긴 에기라는 것을 샀다.

그것만 있으면 손쉽게 휙 던지기만 하면 오징어가 덜컥 물어 잡히는 즐 알았다.


민물 붕어낚시에서는 미묘한 찌 한마디의 올림을 파악하고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붕어낚시를 꽤나 하기에

낚시라면 그래도 그나마 한다고 자부했는데...

아뿔싸!

아마 지금까지 산 갖가지 낚시 용품들이 종류만 해도 아마 100가지는 족히 넘을 것 같다. 가짜미끼인 얘기만 해도 20종류 100개는 족히 될 테고. 원줄인 합사와 카본 줄을  직결로 묶고 끝에 매다는 도래만 10종류가 넘는다. 그것들을 보관하는 소품 박스와 애기를 보관하는 통부터 애기가 바닥에 돌에 걸리거나 하여 휜 바늘을 펴는 도구까지. 그리고 밤에 낚시를 하다 보니 애기에 야광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야광 UV 랜턴까지... 이것저것 매번 사야 할 게 생기고 사고 싶은 게 생긴다.


그러나 정작 나는 아직 지금까지 오징어 입질조차 느껴보지 못했다. 캐스팅하다가 줄이 끊어져 바다로 자유롭게 떠나간 애기만 해도 열 손가락 두 번을 넘는다.


아... 무늬오징어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아마도 나는 무늬오징어 100마리 값보다 더 많은 돈을 들이고 있다. 처음에는 오징어가 잘 잡히게 될 것 같은 갖가지 낚시소품들을 샀고, 이젠 그 오징어 한 마리라도 잡아 볼 욕심에 또 필요한 갖가지 도구들에 관심이 쏠린다.


오늘도 나는 퇴근 후 바다로 갔다. 엊그제 구입하여 오늘 오후에 도착한 새로운 아이템을 장착하고 오늘은 잡힐 것이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어두워진 바다와 마주했다. 「하얀 파도」. 「밝은 달」. 「거칠게 휘몰아치는 바람」


오늘도 물속 어딘가에 걸려 줄을 한 번 터트렸고, 도래 묶음을 잘못해서 연결부가 풀어지기도 했다.


오늘도 오징어는 당연히 못 잡았다.


오늘 깨달음은

바다낚시는 장비발이 아니라 「완전한 기술 perfect technic」이다.

휙~휙 바로 그 소리가 기술이었다. 오징어 그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다양한 낚시도구들을 사면서 나는 늘 신나 했다. 기대감에 가득 차 즐거워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낚시는 기술이다」

나도 그 기술을 익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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