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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11시간전

내이름이박힌책한권

바다에 앉아서 공감을 생각하다

주말을 기다렸다. 낚시를 꿈꾸며.

그리고 바다에 왔다.

정말 넓다.


바람이 불고 그 바람은 물결을 일렁인다.


하늘에 태양은 바닷물에 반사되어 눈부시다.

생각했던 것처럼 낚시는 되지 않는다. 그래도 좋다.


나를 위해 내 생각처럼 움직이는 세상이 아니니... (공감)


지금 나의 머릿속에는 온통 자기중심적인 삶에 대한 갈등과의 대처로 가득 차있다. (나는 그런가. 나도 그럴 거다). 모두 자기의 삶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고 있으니. 공평을 이야기한다. 애초에 공평이란 것이 없음에도.


서로 각기 다름을 주장하며 서로 같은 좋은 것들을 반드시 가지려 한다. 제각각의 노력이 다르고 결과가 다름에도 노력이 다른 것은 간과하고 결과는 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다르다. 모두 다르다. 시시각각 다르고 순간순간 다르다. 같은 건 세상에 하나도 없다. 너와 내가 다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주어진 조건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감정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고, 결과가 다르다. 나조차도 매 순간 다르다.


세상은 다르다.


하지만 좋은 건 같다. 더 많이 가지고 싶은 것도 같고, 더 좋은 걸 누리려는 욕심도 같다.


서로 다르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매 순간 삶에 필요한 건 「공감」이라는 생각을 했다. 바다를 공감하고 하늘을 공감하고 바람을 공감하고 상대방을 공감하고 일렁이는 파도를 공감하고 그 속에 물고기를 공감하고 그에 맞춰서 나를 움직이는 것. 욕심이 가득한 나를 공감된 그것에 맞춰 나를 움직이는 것 이것이 배려이고 이해이고 情이 아닐까.


아무것도 그 어떤 것도 남기려 하지 않는다. 나의 모든 게 끝나는 그 순간 소멸하길 늘 바란다. 누군가의 기억에서조차 남겨지지 않길 바란다. 그냥 「끝」은 없었던 그 처음의 상태이길 바란다.


하늘만 있고, 바다만 있고, 땅만 있는 곳에 세상 만물은 제각각 서로 공감하며 머물다 끝나면 그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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