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람스터 Mar 23. 2018

인상파 여행

게으른 여행자의 변명이자 신념

여행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해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는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덕분에 안전하고 알차게 여행을 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분들만큼 꼼꼼치 못하고 조금은 이기적인가 봅니다. 여행의 순간순간을 카메라에 담고 정보를 기록하기보단 마음 속에 담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꽤나 많은 여행을 다녀왔다 자부하는 편이면서도 여행 사진이랄 게 별로 없습니다. 여행 정보를 묻는 친구들에게 고작 해준다는 말도 '좋음', '야경이 멋짐', '비추' 정도입니다.


여행지에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선 이런 변명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기록해두지 않아도 시간이 흐른 뒤 기억에 남는 그 무언가가 '진짜' 아닐까'


하지만 그 이후로도 4년 여가 지난 어느 날,  당장 어제 했던 일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로선 결국 '진짜'든 뭐든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날이 올 거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과거의 기억을 조금씩 소환해보기로 했습니다.

 

<인상파 여행>이란 제목은 인상파 회화에서 따왔습니다. 여행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기록하기보다는 여행이 내게 남긴 어느 인상적인 순간에 대해 기록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여행의 순간순간을 미리 기록해두지 않은 과거의 불찰(?)에서 기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4년 전의 내가 믿었듯, 오랜 시간을 견디고 견딘 후에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순간들이라면 적어도 나에게 만큼은 의미 있는 순간일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제목에는 거창하게 신념이라 썼지만 사실은 자그마한 믿음입니다ㅎㅎ) 그것이 제 글을 우연히 읽게 된당신의 마음에도 조그만 인상이나마 남길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