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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미현 Jul 20. 2020

우리는 연대하기 위하여 읽습니다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과 함께 




7:1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단 한 명의 남자 회원이 발제하다니. 아이러니가 아니라 당연한 것!!

남자 회원의 발제로 시작된 책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은 참으로 시의적절했다.

[외롭지 않을 권리]에 이어, 읽고 나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와

모임의 현장은 참으로 좋았는데, 왜 적은 것은 이것밖에 없는가!

생생한 이야기를 다 옮기지 못하는 내 탓을 해야지! (앞으로는 하겠다고 하지 마!)

그 당시에 받아 적기만 해서. 여기에 내 감상을 조금 털어놓고(훌쩍)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알게 되어서 거의 정주행을 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다. 몸도 마음도 힘든데 오디오 클립을 들으면

어느 날은 목구멍이 뜨거워질 만큼 울컥하고, 내가 본 영화를 이렇게 해석하다니

나 참 영화를 재미로만 봤구나, 싶어서 낯부끄러웠던 적도 있었다.

책이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란 이래서 중요하다.


우리들이 모인 시간은 오전 11시 10분, 삐삐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의 신촌의 랜드마크

독수리다방에 모였다.  책을 읽고 분노와 할 이야기를 가득 담고 온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들으러 나왔다는 이도 있었다.


모인 날이 모인날인지라. 참으로 얄궂은 타이밍. 사람은 가고, 이야기는 남고, 세상은 그래도 돌아가고

우리들은 책으로 영화로 사람으로 다시 각자의 시선을 조심스럽게 풀어놓았다.

물론, 하다 보니 방으로 들어가길 잘했다고 여길 만큼 목소리는 높아졌다.

아직도 신촌 독다방이 살아있다. 우왕! 독수리 다방 들어가는 입구

Q. 전체적인 짧은 감상

은_ 네이버 오디오 클립으로 들었다. 너무 불편했다. 단어들도 쎄고, 책은 읽지 않고 듣기만 했는데도

불편하고 힘들었다.

옥 _ 오디오 클립을 듣고 있었다. 다시 책으로 보니 평이하게 이야기를 해서

받아들일 수 있었고, 다시 복기하며 보니까 더 좋았고, 읽아보니 더 무거운 마음이 되었다

포 _ 사바하 편을 듣고 나서 안 듣게 되었다. 조금 이상하기도 하고 엉망이었는데

책에서 나온 것처럼 오디오 클립 초창기여서 그랬던 것 같고, 책으로 읽으니까 좋았다.

달 _ 이수정 교수님의 팬이고, 범죄물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였다. 오디오 클립은 듣지 않았으나

책을 보며 흥미롭게 읽었다. 아는 영화가 나왔을 때는 더 술술 읽혔다.

정 _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들었었는데 그 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감독, 작가 모두와 알고 있었기에

영화를 보고 나서도 기분이 별로였고, 팟캐스트를 듣고 나서도 같은 느낌이었으며

책을 읽고 나서는 공분하고 분노하고. 

진 _ 책읽아웃에서 들었다. 책에 대한 칭찬의 책 소개라 재밌는 책인 줄 알았는데,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영화를 봐야겠다 싶었다.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옥 _ (영화 마케팅 담당자로) 어쩔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한 인정과 함께 영화 기획할 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어 각성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앞으로 영화 기획 리뷰가 있을 예정인데

어떻게 리뷰를 해야 할지 난감하다.

진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 출연했던 배우 배성우 조차도 맡은 캐릭터가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 통틀어 별로였다는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그만큼 배우조차

이해가 되지 않는 개연성 없는 악역이라니.. 이 글을 정리하는 저는 그 영화가 별로라는 말 때문에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 인기가 많았고, 상도 다수 탔던 걸로..^^;;

정_ 사실 지인이 원래는 그렇게까지 페미니즘 성향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아예 오디오 클립을 듣고

강성으로 변하여 목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윤 _ 회사 분위기와 이런 모임에 나왔을 때의 괴리감이 크다. 가족 내에서나 회사에서 의견의 엇갈린다.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팁들도 나왔는데 보통 '여자가 문제야'라든가 '여자가 어떻게~~'라는 말이 나오면

부모님에게는 자신의 딸 입장을 이야기해보면 충분히 설득이 된다. 시대가 변했고, 그만큼 사람도 변화할 수 있다.


Q. 몰랐던 게 있나요? 

윤 _ 아내가 남편을 죽이면 살인죄이고, 폭력남편이 아내를 죽이면 과실치사라니 의제강간 연령, 함정수사 등 

진 _ 영화 숨바꼭질이 그런 영화인지 몰랐고, 악녀 가설, 여자가 더 형량이 높아야 한다. 부분들

정 _ 드라마 검사내전에 폭력남편을 죽이는 아내 이야기가 나왔다. 가출팸에 대해 몰랐고

이수정 교수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참 좋았다고.(부럽다눈,ㅎㅎ) 

달 _ 부부관계의 범죄가 집계가 안된다는 사실, 폭행치사로 죽인 수지조차 친족으로 묶여서

모른다는 것, 

방이 있어 우리끼리 이야기하기 좋았습니다만. 자꾸 목소리가 하이톤이 되는 건 기분 탓^^

Q.  범죄 원인 해결을 위한 의견은?

정_이렇게 살아있는 게 기적이다 싶을 정도다. 여경, 여검사 할당제를 생각해봤다.

강력한 연대를 위해서는 머릿수가 중요하다. 

달_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

은_ 생활동반자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족팸 같은 것에 악용될 수도 있겠다. 싶다.

지난 책 '외롭지 않을 권리'가 오히려 떠오른다.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차별금지법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외에 다양한 법들이 시스템적으로 갖춰져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언제 그렇게 될까? 늘 그렇게 책을 읽으면 답답증이 몰려오나. 그나마도 이렇게 나와서

이야기하고 함께 생각을 나누지 않으면 더 암담하기만 할 뿐이니, 


Q. 용어 재정리가 되었으면 하는 것은?

포_ 동반자살이라는 말 살해 후 자살이란 말로

진_ 몰카라는 자체가 죄를 가볍게 만드는 것. 프로그램에서도 '몰래카메라'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처럼

정_불법 촬영물도 다른 단어였으면 좋을듯한데

은 _ 들을 때마다 '성착취' 란 말이 심각하게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한다.

윤_ 그루밍, 기존의 관계 안에서 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몰랐다.

갑자기 피의자와 피해자가 헷갈린다는 나의 말에, 한국의 법정 드라마를 섭렵한 정님이

용의자 - 피의자 - 범인, 이렇게 명료하게 구분을 해주셨다. (감사^^) 나도 꽤나 법정물을

보기는 하나, 볼 때마다 아니 왜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는 없이 말을 하나 왜 헷갈리게

'피의자'라고 하나 그 부분이 짜증이 났는데, 아직까지 죄가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피의자'라는 단어를 쓰는 게 맞다고 한다. 


법률 용어는 너무 어려워서 정말 더 알고 싶지 않게 만든달까, 

옥은 새로운 걸 알게 되면 재미있고, 알아야 질문이 된다. 지난 책과 이어지는 이번 책으로

더 많이 알게 되고, 보이게 된다. 독서모임의 중요성을 설파했고, 달도 덧붙여서 책을 읽으면

좋은데 나와서 이야기하면 더 많이 알게 된다.라고 애정 어린 말도 더해줬다.

두꺼운 편인데 술술 읽힌다! (띠지도 버리지 못한 나)

Q.  최근 영화의 변화는 마음에 드는지…

정_아직 멀었다. 여혐 문제와 표현의 자유를 헷갈려한다. 예를 들어 나의 아저씨를

페미의 증오로 보고 뚜껑을 열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열심히 만들면 표현의 자유룰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옥 _ 노력에 대한 포커스가 필요하다. 젠더 문제도 늘 안일한 접근을 한다. 기획단계에서도

제대로 파고들어야 한다. 

윤_시장논리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  

독립영화에서만 다룰 수 있는 이야기와 대중이 좋아하는 영화의 주제들이 다르다고 

보통 생각하지만 어쩌면 약자들의 이야기를 정교한 방식으로 잘 담아낸다면 독립영화가 아닌

상업영화에서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도 영화 '걸캅스'가 나왔는데, 세련되지는 않았어도 '디지털 성범죄'를

그렇게 담아낸 것만으로도 좋았었다. 이렇게 영화의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남성과 여성의 성만 바꾸는 것에 그쳤다면 이제는 여성을 이해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은 _ 갈길이 멀었다. 그러나 시작되었다. 예전 '아무튼 예능' 이란 책을 했을 때 여성 MC의 

활약이 필요하다 했는데, 지금 활약 중이고, 영화도 시도를 하고 있다. 

남자들 위주의 영화를 안 보고 있다. 

포_여자 주인공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어둠 속으로'의 경우에도 그렇다.

여자 비중을 늘리라고 했더니 영화 'VIP'에서는 여자 시체를 늘리는 어처구니없는 영화를

만들..(전 VIP의 후기만으로도 보고 싶지 않아요,)

정_넷플릭스의 '콜렉트럴 이펙트' 란 드라마를 추천합니다. 여자 수사관이 수사를 하면

이렇게 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_걸캅스 같은 영화를 봐주고, 응원해 줘야 변화가 일어난다.

달_영화 '걸캅스' 의외로 속 시원했다. 쉽지만 진지하게 접근해줬다.

정_ 영화판에서는 배우들이 캐릭터를 바꾸자고도 한다. 각색할 때 바꾼다.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Q. 내가 남자라면 이렇게 하겠다.

정 _최소 한남처럼은 살지 않겠다

진 _조신하게 살겠다

포_절에 들어가고 싶다

윤_내가 남자라면 잘 살겠지. 연봉도 지금보다 높았겠지

옥_ 나의 과거가 보인다. 반성한다. 경쟁심에 남자가 되고 싶었다.

달_사랑꾼으로 살았을 것, 남자로 사는 게 쉬우니까.

은_자랄 때 여자는 위험하니까 외박도 못하게 하고 남동생은 풀어줬다. 남자들이 위험하면

위험한 남자들을 못 나가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하하 내 말이)

옥_1명(남편)의 변화도 괜찮다. 

Q. 연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은?

옥_청소년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달_모든 범죄들이 내가 겪은 게 아니니까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져야겠다

정_이런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실 연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 고민해 봤는데, 개인의 소중한 시간

토요일 오전에 책 한 권을 읽고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그러는 것이

정말 큰 연대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가끔 독서모임의 말미가 되면 혼자서 울컥해지곤 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모일 거고, 

조금씩 더 견고해지고 유연 해지며 의미를 찾아가는 모임이 되겠죠. 

장소_신촌 독수리다방

시간 _ 2020년 7월 11일 11시 10분~1시 10분

참석자 _ 윤, 옥, 현, 달, 포, 정, 은, 진(8명)

정리의 덧붙임

1) 변화하지 않는다고 푸념하기보다는 아주 조금씩이라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봅니다. 물론 분노가 사그라들지는 않지만요.

2) 네이버 오디오 클립도 들어보시고 이 책도 꼭 읽어보시면 더 좋을 거예요!

오디오는 생동감과 더불어 티키타카 재밌고요,

이다혜 기자님의 분노의 한숨을 이수정 박사님의 단단한 다정함으로 다독여주는

대화를 들을 수 있고요. 책은 아주 또박또박 팩트들이 전달되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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