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때 배운 많은 것 중 기억에 남는 키워드는 '심플하게', '친절하게', '분리해서' 일하라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이 3가지는 정말 일을 더 잘하게 하는 비결이었다. (물론 비결을 알아도 아직 마스터는 못함. 그래도 안 게 어디?)
1. 심플하게
회사에서 하는 일은 정해져 있는 예산에, 정해져 있는 인력이,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내야 한다. 하다 보면 욕심이 생겨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질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몇 가지를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이도저도 아닌 것으로 끝내지 않고 '잘'할 수 있다. 결코 일을 멋스럽게 혹은 휘황찬란하게 할 필요가 없다.
쉬운 일을 어렵게 만들지 말자.
어려운 일을 쉽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2. 친절하게
일은 어째 열심히 할수록 알게 되는 것이 많아지고 해야 하는 것이 많아진다. 하다 보면 아는 지식을 모두 뽐내고 싶은 욕망이 나올 수 있지만 - 기획안이나 보고서는 작성하는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궁금한 부분 위주로 작성되어 있어야 하고 한 번 보고도 이해가 잘 되게끔 작성해야 한다.
마치 수업시간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을 모두 필기하고 빽빽한 노트를 보며 뿌듯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요한 부분을 체크하고 그 부분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구구절절 자세하고 여기저기 중구난방 흐트러져있는 내용의 보고는 수많은 의사결정권자의 퇴근을 늦출 뿐이다. 그를 위해 친절하게 준비하자.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핵심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3. 분리해서
업무를 '시스템화'를 하는 것은 참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실행' 인력과 '매니징' 인력을 분리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매니징 인력은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자들일테니 물론 디테일한 실행까지 직접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슈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할 여유가 없고 이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여유가 없다. 그리고 실행 인력 또한 본인의 롤에 대한 회의감이 생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가 최초 기획했을 당시 목표했던 것을 향해 잘 가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일이 충분하다. 실무를 조금은 내려놓고 '맑은 정신'을 지니는 것이 더욱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니징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잡일을 하고 있다면 과연 그것이 조직을 위한 일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잡일을 단순히 하기 싫어하라는 것이 아니다. 업무 서포트 하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 일을 할 시간에 다른 어떠한 일을 하고 있어야 할지 살펴야 한다.
잡일을 하다 지쳐서 멀리 보아야 할 사람이 시야가 줄어들면 안 되지 않는가. 내가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 받고 있는 연봉을 시급화 해서 내 시급으로 지금 이 일을 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라. 어떠할 때는 비용을 지급해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때가 있다.
우리 일은 심플하게, 친절하게, 분리해서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