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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디인더가든 Jul 30. 2023

풀리지 않는 문제에 막혀 있을 때

가만히 있는 시간에 끄적이는 글

더운 여름, 어떻게 새해가 지나고 벌써 8월이다.

가만히만 있어도 지치고 여기서 조금만 더 걸으면 어지럽고 쉽게 소진된다.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은데 나한테는 매일 출근하고 겨우 살아갈 에너지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누구를 만나도 요즘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살아가다 보니 이게 맞나 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고 감사하기도 하다.


여행을 가지 않아서 그런 걸까 생각해 봤는데, 새로운 자극을 계속 찾으며 마음을 리프레쉬해야 하는 거면 그렇지 못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고 마냥 놀러 떠나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일상에서 충분히 쉬고 행복을 얻을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고 그때 사진을 보면 그때의 행복한 감정들이 올라온다. 아마 안 좋았던 기억보다 지나고 보니 좋았던 일들만 생각나서 기억이 조작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23년 여름을 돌아봤을 때 이때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냈던 순간들이,

물론 막힌 문제들을 풀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순간들도 있어서 속상하기도 하지만

이 상황은 이 상황 나름대로 즐기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막혀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게 최선이라고.

아니면 계속 그 문제만 바라보기보다는, 다른 거와 같이 하면서 시선을 멀리 두는 건 어떨지 조심스럽게 물어볼 수 있다.


바쁘게 매일매일 해야 하는 것만 하며 살아오다가, 문득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을 위해 내가 하고 있는 건 뭔지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편안한 집에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는 것, 식물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것, 건강한 요리를 만드는 것, 음악을 듣는 것, 새로운 것을 보며 자극을 받는 것, 예쁜 것, 움직이는 것, 노래하는 것, 누군가가 나로 인해 행복해하는 것, 새로운 장소에 가서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 것, 영상을 만드는 것 등 많은 것들이 있는데

너무 문제에만 몰입하다 보니까 작은 즐거움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소중한 내 하루하루를 너무 버티면서 살기만 하는 건 아닌지 잠깐 멈출 필요가 있는 걸 느꼈다.


재작년 여름휴가에는 회사에서 딱히 집중해서 해야 할 일이 없어서 정말 중요하게 해결해야 하는 일이 나에게 있었으면 나는 불안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때 당시에는 일이 많은 주변 친구들에 비해 나는 일이 없었고 멈춰 있는 것 같아서 많이 불안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감사하게도 나에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수두룩하고 나는 내가 어떤 걸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불안하지 않다.

기대감이 클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는 것 같다.

막연할수록 그려지지 않고 그게 내 통제 밖에 있는 사람이나 상황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만약 원하는 게 있다면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해도 내 통제 밖에 있는 상황들을 떠올려보고 받아들이는 게 건강한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도움을 구해서라도 최선을 다해볼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감사히 여기는 게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방식인 것 같다고 느낀다.

하지만 삶의 문제만 바라보다가 정말 중요한 걸 챙기지 못하고 떠나가게 하는 건 정말 안타까울 것 같다.

매일 출근하면서 느끼는 건데, 요즘 밸런스를 잘 못 맞추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씩 걱정이 된다.


바쁘게 살다 보면 내가 언제 행복한지,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생각을 하지 못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어쩌면 바쁘고 생각하지 못하며 살아가며 순간순간 짧은 영상으로 심심함을 채우며 사는 게 너무 익숙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왜 알지 못하는 걸까.

똑같이 주어진 시간에 우리는 더 의미 있고 행복하고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며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바쁘고 정신없다는 핑계로 미래를 위해 나는 오늘 열심히 일하는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순간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건 아닌지


날씨가 좋고 바쁘지만 않으면 괜찮을까?

아마 죽을 때까지 흠없이 완벽한 상황은 없을 거다

그래서 나에게 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피하지 않고 그 문제는 그 문제 나름대로 소중하게 데리고 받아들이고, 오히려 이 상황에서 아름답고 좋은 것을 찾으며 즐긴다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도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게 아닌 그 사람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특별함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면 그 하루가 정말 특별한 하루가 될 것 같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보면 그냥 매일 똑같지. 출근하고 퇴근하고 있다 보면 잘 시간이야. 운동도 주 몇 번 하고 자기 전에 유튜브를 보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는 근황을 많이 듣는다.

나는 매일 출근 퇴근이 반복되는데, 내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회사 일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어서 나중에 요즘을 돌아봤을 때 멈추지 못한걸 많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매일 이렇게 똑같이 살아가는 게 더 편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서 더 좋긴 한데, 매일 해야 하는 것들을 하면서도 반복되는 일상에 멈춰버린 생각은 깨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흑백이지만 컬러감을 좀 더해주고 싶다는 생각.. 그래서 귀찮더라도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음악, 책, 그림, 영화,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 돕기 등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하루하루 예쁘고 아름답게 살아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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