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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더 홀씨 Nov 01. 2022

브랜드에 빠져들게 하는
디테일의 힘

브랜드 디자이너가 바라본 공간이야기 #9. 덕미 컨시어지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에 흠뻑 빠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브랜드를 운영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일 거예요. 이럴 때 누군가는 브랜드를 디자인하려 하지 말고 '연출'하라고 말합니다. 디자인하지 말고 연출하라? 이게 무슨 말일까? 잠시 고민하는 찰나에 얼마 전 다녀온 부산 해운대의 카페거리에서 방문했던 호텔 콘셉트의 한 카페가 떠올랐어요. 2층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한 순간에 공간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었던 곳, 덕미 컨시어지입니다. 




덕미 컨시어지는 기장의 카페 '덕미'에서 운영하는 두 번째 카페입니다. 덕미는 기장의 40년 된 오래된 양옥과 작은 창고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 공간입니다. 예스러움을 품고 있는 기장 동암마을의 과거와 현대, 그리고 브랜드가 표현하고자 한 동서양이 어우러진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인물을 오마주한 가상의 인물 덕미의 스토리텔링은 브랜드의 핵심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훌륭한 스토리텔러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기장에 있는 덕미 하우스는 유럽의 문화를 경험하고 고향집에 돌아온 덕미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라면, 그 두 번째 공간인 덕미 컨시어지는 그녀의 젊은 시절과 열렬히 사랑했던 여름날을 기록한 공간입니다. -덕미 컨시어지-


컨시어지는 호텔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로 과거에는 초를 들고 성을 안내하는 촛불 관리자에서 유래하였으나 현재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덕미 컨시어지는 '호텔'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통해 공간이 구성되어 있어요. 


호텔 리셉션처럼 꾸며진 주문 카운터


하지만 만약 공간의 인테리어만 '호텔' 느낌으로 꾸며두고 다른 콘텐츠가 없다면 애써 만든 스토리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요? 덕미 컨시어지를 다녀오면서 이곳이 '호텔'을 흉내 낸 것이 아니라 '호텔을 담아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건 분명 콘셉트를 충실히 담아낸 이곳만의 디테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늘은 공간에 몰입하게 한 덕미 컨시어지 디테일의 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Detail 01.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공간, 몰입감 높은 인테리어  

전혀 내부를 상상할 수 없는 입구


덕미 컨시어지는 상가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어요. 입구에서는 '정말 여기가 맞을까?'라는 질문을 여러 번 거듭하고 들어서게 됩니다. 간판과 유리창의 레터링이 아니었다면 입구에서 돌아나갔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2층으로 올라와 카페 입구에 들어서면 크진 않지만 고급스러운 공간이 등장합니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반전 공간은 의외의 신선함을 주고 새로운 공간에 들어왔다는 몰입감을 주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Detail 02. 콘셉트에 충실한 소품과 인테리어


덕미 컨시어지는 영화 속에서 보았을 법한 유럽의 호텔을 연상시키는 아르누보 양식을 많이 채택하여 인테리어와 소품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적인 호텔에서 느끼는 감정보다는 판타지처럼 가상의 호텔에 들어선 것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러한 몰입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르누보 양식 특유의 곡선과 장식이 많은 가구, 클래식한 세리프체와 식기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Detail 03. 진짜 호텔에 와 있는 것처럼 친절한 직원분들의 애티튜드 

덕미 컨시어지의 후기를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정말 친절했다'라는 이야기를 올린 것을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제가 방문했던 날도 커피와 함께 치즈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정말 정성스럽게 설명을 해주셔서 놀랐습니다. 우리가 주문한 건 여느 카페에나 다 있는 치즈케이크였지만 이날 치즈케이크를 설명해주는 직원분의 애티튜드에서 치즈케이크의 신분상승을 목격할 수 있었어요. 어떠한 애정을 가지고 얼마나 열심히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손님들을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가 공간을 더욱 격식 있게 느끼게 했습니다. 



브랜딩을 할 때 우리는 '타깃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그 사람이 온전히 우리 공간에 와서 몰입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설계합니다. 어떤 서비스, 어떤 멘트를 건네야 이 사람이 피부로 마음으로 우리 브랜드를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죠. 오늘 덕미 컨시어지에서 발견한 디테일 세 가지는 이러한 고민에 어느 정도 해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고객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해운대 덕미 컨시어지를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다음주에는 팟타이를 먹고 있는 동안 태국에 와 있는 느낌을 주었던 광안리 태국 음식점 [피리피리]에 대한 공간이야기를 함께 나눠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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