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ud Silence Jun 29. 2023

나의 메세지가 도저히 닿지 않을때

끊임없이 나의 생각을 얘기하고 수많은 근거와 시뮬레이션을 들어 주장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나의 부족이었다.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나의 부족. 내가 찾는 무언가는 내가 휘두른 칼 끝에 닿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할까 끊임없이 복기해본다. 사수에게 경험을 묻고, 지금의 최선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지만 여전히 미지수로 남은 미래에 대한 나의 주장은 미지의 영역일 수 밖에 없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지금의 대비책을 마련하고 싶었다. 지금 이대로 다가오는 이벤트를 감당하기엔 내가 너무 벅찼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준비도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좀 더 움직여야 할 것만 같았고, 다른 방벽을 쌓아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지금은 움직일 때가 아니라고 한다. 따를 수 밖에 없었지만 더 나아갈 용기는 나지 않았다.


나는 얼마만큼의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사수는 나를 얼마나 받아줄 수 있을까. 더 나설수 있다고 생각했고, 더 나서보겠다고도 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며, 과하게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나 또한 이 이상의 움직임은 그 책임을 지기에 버거울 것이라 판단했고, 무서웠다. 그렇지만 지금 가만히 있는 것은 나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하지만, 분명히 대안은 있을 것만 같았고,
나는 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던가. 처음에 이 말은 마치 우리가 바라던 결과를 가져다주는 마법의 주문으로 들렸다. 그러나 막상 내가 이 마음을 가지려 하니 마법은 다른 곳에서 이루어졌다. 내 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포기하지 말고 생각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은 스스로 쓰러지지 않기 위한 도구일 뿐, 그 어떤 꿈을 이루어주는 주문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정리하고 쫓고 변화하고 내 안의 목소리를 듣는 것. 지겹고 우울해지는 날들을 시간에 맡기고 흘려보내는 것. 일상적일수도 혹은 사소하게 지나갈 수 있는 신호들을 놓치지 않는 것. 이를 위해 항상 깨어있고 포기하지 않는 것. 이것이 결과를 위함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함이라는 것. 이것은 과거에 이 길을 택한 내게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


이해되지 않는 많은 순간들이 내 나이를 쌓아갈 때,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고 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은 어쩌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다만, 그 자리에서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다른 화살을 만들어 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과거의 내가 오늘 여기 있을 줄 예상하지 못했듯이,
오늘의 나도 미래의 나를 예상할 수 없으니,
 겸허히 오늘을 지낼 수밖에


사진: Pixabay


작가의 이전글 각자의 최선이  모두의 최선이 되는 그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