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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d Silence Jul 25. 2023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태도

나는 경영학과를 나왔다. 대부분의 경영학도생들이 그렇듯, 경영하는 법을 배워서 졸업했지만, 누군가에게 경영을 당하고 있다. 언젠가는 내가 경영하는 날이 올까. 내가 창업하는 날이 올까. 창업하기 가장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 성격상 내 온전한 사업장을 갖게되는 날은 없을 듯 싶다. 물론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러느니 내가 차리고 말지 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화 시키기에 나는 너무 작다.


경영학과의 대부분의 과목에는 '관리'라는 말이 붙는다. 재무관리, 생산관리, 인사관리, 관리회계 등등. 도대체 왜 저 말을 여기저기 붙이는 것일까. 영어의 번역체일 것이라 판단하여 영어를 보면 'management'라고 되어 있다. manage라는 말에 관리를 붙인 것 같은데, 무슨 대단한 의미를 갖고 있을까 싶었다. 4학년 쯤 되었을 때, 교수님이 말해주셨는데, 자기는 '관리'란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재무에 대한 의사결정, 생산에 대한 의사결정, 인사에 대한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학문이 각각 재무관리, 생산관리, 인사관리가 되었고, 그 관리들의 총체를 경영학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즉, 경영학이란 의사결정에 대해 배우고,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의사결정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알려주신 것이다. 재무를 예로 들자면, 투자의사결정을 내리는 법 혹은, 자금 관리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법을 알아내기 위해, 금리와 현금흐름, 자본구조 등에 대해 연구한다. 인사관리의 경우, 조직의 구성, 채용, 구성원의 특성을 알아내기 위한 각 인종, 회사의 성격 별 특성 등을 배웠던 것 같다. 물론 다 기억나진 않지만 대부분 그랬던 것 같다. 


경영을 당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의사결정을 배운 의의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결국 고용주가 원하는 것은 원만한 의사결정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의 몫은 궁극적으로 이윤추구겠지만, 이윤추구라는 목적에만 집중하면 세밀한 관리가 이루어지기 힘들다. 이윤을 추구하려면 고용을 줄여서 최소인원으로 영업활동을 해야겠지만, 이는 이윤추구를 위한 구성원관리에 있어서 구성원 복지를 등한시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지속가능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그러니, 고용주의 입장에서 원하는 의사결정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 피고용인의 숙명이라 하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이 말투가 아닐까 라고 최근에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론 말투보다 훨씬 중요한 것들이 많겠지만, 말투는 내가 업무를 대하는 태도를 나타낸다. 상사는 일차적으로 내가 보고하는 자세와 눈빛, 그리고 말투로 나를 인식하게 된다. 내가 애매한 태도를 취하며 보고를 하면, 의심할 것이고, 확신에 찬 태도로 보고를 하면, 그 보고 내용에 허점이 보일지언정, 방향성을 보게 되고, 협의하는 자세로 나오게 된다. 이를 위해 보고 전에 많은 준비가 필수적인 것도 맞다. 하지만 철저히 준비해놓고도, 복잡하고 간결하지 못하며 애매하게 보고한다면 보고받는 입장에서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경력이 짧아 아는 것도 짧다. 그러나 보고할 때 만큼은 내가 찾은 것에 대해 확실하게 말씀드린다. 51%는 틀리거나 부족하다. 팀장님이 나머지 49%에 대해서 칭찬해주시는 것을 감사히 생각한다. 51%를 메꿔주시려 노력하시는 것은 더욱 감사하다. 앞으로는 더욱 팀장님의 일을 줄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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