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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물의사권선생 Jan 09. 2017

E04. 알러지 피부병에 대한 작은 소망

알러지 견 띵이의 이야기

보호자 분의 얼굴이 안 좋다.


그럴 만도 한 게 도통 나아지지가 않는다. 띄엄띄엄 병원에 오시기는 하나, 햇수로 3년이 되는데도 영 신통치 않다.


하얀 눈처럼 떨어지는 피부각질. 고린고린한 체취. 코끼리 피부 같은 목과 겨드랑이의 피부. 전신의 가려움증으로 매일 밤을 피나도록 긁다가 잠드는 '띵이'


스테로이드를 최소화한 처치로 진행하다가 한약처방과 작년에 나온 간지러움증 치료신약까지 써본 아이나, 약을 먹을 때만 좋아지고 늘 언제나 병원에 재진료하러 오면 똑같다. 오늘도 악화되었으면 악화되었지, 일말의 개선도 없는 상태로 내원하였다.


우선 미용부터 깔끔히 하자고 말씀드리고, 아이 상태를 확인해봤다.

띵이의 피부. 알러지 치료는 확실한 원인규명이 전부다.

알러지 피부염은 일종의 면역과민 현상이다. 식품 또는 접촉되는 물질에 대해서 보통 건강한 몸이라면 별 것 아닌 것으로 넘어갈 것을, 알러지 피부염이 있는 몸에서는 이를 과도하게 방어하려고 한다. 따라서 몸을 방어하는 면역인자들이 너무 많이 분비되어 오히려 문제가 된다.


면역 억제제로 많이 쓰이는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줄여준다. 즉, 소염제이나 실상 이를 먹거나 주사 맞아서 알러지 피부염이 치유되는 경우는 zero 퍼센트다.

그만큼 일시적인 소염 효과 외에는 도움이 안 된다. 부신피질호르몬을 교란시키는 역할도 있기에 장기간 복용 시에는 돌이킬 수 없는 대사장애성 질병이 나타난다.


따라서 알러지 피부염을 앓는 반려동물의 보호자 분께는 무조건 원인 진단을 위한 검사를 추천드린다. 검사 비용이 30~40만 원 대로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나 원인 진단 없이는 끊임없는 뫼비우스의 스테로이드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오늘 띵이 보호자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처방하는 내복약 복용 완료 후 15일 후 시기쯤에 알러지 원인규명 검사를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3년 동안 고민하시다가 내린 결정이시겠지만, 원인 규명 후 완치 소견으로 관리될 띵이를 생각해보면 백번 생각해도 잘 하신 결정이듯 하다.


반려동물 피부질환 치료의 시작과 끝은 원인규명이다. 이것만 보호자 분께서 이해하신다면 분명히 치료방법이 도출될 것이다.


단 하루만 긁지 않고 띵이가 잠들기 바라는 보호자 분의 작은 소망이 꼭 이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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