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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리 Feb 19. 2021

전문성의 늪

크로스 오버형 인재와 파이형 인재의 시대가 온다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저자 야마구치 슈는 이 시대에 크로스오버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크로스 오버 인재란 두 개 이상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그것을 융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전문성을 만들어 내는 인재를 말한다. 크로스오버 인재는 파이형 인재와도 비슷한데, 파이형 인재란 전문성 A와 전문성 B가 토대가 되고 그 위에 교양이라는 일반적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을 말한다. 지금까지 일어난 혁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의 새로운 결합을 통해서 이룩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강하게 동의한다. 다양한 전문성을 습득하고 이를 융합함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얻고 통찰을 얻는다. <폴리매스> 에서 와카스 아메드가 이야기한 것처럼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은 자신이 길러온 전문성을 융합해서 또 다른 전문성을 탄생시켰다.


세상은 정말 빨리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하나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서 수년을 바치고 드디어 그 전문성을 얻었다고 생각할 때 세상은 이미 그 전문성을 습득하기 시작할 때와 다른 세상이 되어 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몇 년이 지나면 구시대적 지식이 되어버리고 만다. 최근 조사에서 기업과 사업의 최고 전성기는 평균적으로 10년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10년이 지나고 나면 혁신하지 않는 한 기업은 시대에 뒤처지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적용이 된다.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초등학생 때, 영어권 사람과 의사소통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내가 직접 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훌륭한 통번역 시스템이 개발되었고 그 시스템은 러닝을 통하여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람이 언어를 습득하는 시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교하게. 물론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직접 그 언어를 구사하게 되면서 얻을 수 있는 문화적 가치를 동반한 다양한 가치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언어를 배우는 데 사용한 수백수천 시간을 다른 기술을 배우는 데 사용하면 어땠을까? 통역이나 번역처럼 오로지 한 분야에서만 전문성을 길러온 사람들 중 일부분의 사람들은 길지 않은 시간 내에 기계에 의해 일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언어를 번역하고 통역하는 일에만 모든 전문성을 쌓아왔다면 그들이 전문성을 길러온 시간보다 더 적은 시간 동안 정교함을 갖춘 기계에 의해 대체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최근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심각하게 타격받은 곳 중에서 항공업계를 빼놓을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 수천 명의 객실 승무원과 파일럿이 직장을 잃었다. 그중에는 대학교에서부터 오로지 객실 승무원이 되기 위해, 파일럿이 되기 위해 외길을 팠던 수많은 전문가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다시 항공업계에 새 바람이 불면 그들이 복귀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코로나라는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서 전문성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채 무력해졌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또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세상은 변화한다. 이때 단 한 가지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탑을 쌓는 일은 위태롭다. 세상이 변화하는 것에 맞추어 스스로가 쌓아 올린 전문성에도 혁신을 꽤 해주어야 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융합할 수 있는 다른 분야에도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며 나의 밥그릇을 지키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내는 삶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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