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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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두번째 이야기
유럽 최고의 현대미술관
'스웨덴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location: Sweden Skeppsholmen(add. Skeppsholmen, Stockholm 105 09, Sweden)
@tel. +46 8 5202 3500
@open. Tue/Fri 10:00- 20:00, Wed/Thu 10:00- 18:00, Weekend 11:00-17:00
@web. https://www.modernamuseet.se
@cost. Free admission to the Moderna Museet Collection/ Temporary exhibition SEK 150
@brif. 유럽 최고의 현대미술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명소이다. 1900년대 이후 현대미술 및 컨템포러리 작품을 주로 전시한다. 1958년 옛 체육관을 개조해 세워진 후, 스페인 태생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Rafael Moneo, 1931-)의 설계로 리모델링을 마쳤다. 스톡홀름 셉스홀맨 섬에 설계한 이 초현대식 건물은 현대박물관 건축사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건축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겉모습이 '기념비적'인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유혹을 떨쳐버리고 건물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면서 그 안에 담긴 미술품들의 특징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였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상설컬렉션만으로도 충실하지만, 다양한 주제의 특설전시도 재미있고 알차다.
##Scene2. 스톡홀름 현대미술관의 퀄리티 높은 특설전시 Joseph Frank & Marina Abramovic
현대미술관마다 정해진 기간동안에만 볼 수 있는 특설전시가 있어요. 이번에 보지 못하면 영원히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얼른가서 티켓을 끊었답니다.
스톡홀름 현대미술관은 상설미술관이 무료로 개방되어있지만 특설전시는 유료로 진행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입장료의 값어치에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전시였습니다.
그토록 궁금해 했던 Abramobic의 행위예술과 스웨덴의 디자이너 Josef Frank의 아름다운 인테리어에 대한 호기심으로 입구부터 부푼 기대를 한아름 안고 들어갔어요.
#Joseph Frank 'Against Design' (2017.03.10-08.27)
Josef Frank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건축가, 미술가,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스웨덴 사람이 되어 근대 집, 인테리어를 디자인 했어요. 특히 안락함을 추구하는 주택디자인을 추구했다고 하는데요, 경쾌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통해 '스웨덴 모던'이라고 불릴 스타일은 만들어 냈다고 해요.
입구에 걸려있는 사진 한장에서 귀여우면서 따뜻한 옆집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 보입니다. 인상만큼이나 편안하고 따뜻한 디자인을 만들어 냈을꺼란 상상을 하며 입구에 들어섭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그의 디자인 만큼이나 아름답게 꾸며놓은 전시 공간에 감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공간과 잘 어우러지는 차분한 톤의 보랏빛과 따뜻한 느낌을 주는 노란빛깔의 조명이 공간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아름다운 이 공간이 주는 따뜻한 느낌을 마음속에 담아가기 위해 잠시 테이블에 앉아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스크린에선 그의 디자인 영상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는데요, 자연을 모티브로한 다채로운 색감으로 디자인한 영상은 볼 수록 기분이 좋아집니다.
진정한 집의 모습은 사전에 꼼꼼하게 계획된 모습이 아닌, 거주자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한데 모아 놓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어야 한다. -Josef Frank
Josef Frank는 직물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초기에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기술고등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고 해요. 그 후 건축사무실을 열고 중국양식을 포함하여 다양한 범위에서 디자인을 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기능주의적인 모습이었으나 프랑크는 편안하고 안락한 주택디자인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그가 살던 집과 건축에 참여한 공간을 보여주는 영상은 Josef가 추구했던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의 느낌을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그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프랑크의 전시실에는 다양한 인테리어소품과 가구도 볼 수 있었는데요, 건축가라고 해서 건축만하는 고정된 시선에서 벗어나 넓은 시선으로 공간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그만의 감각을 더함으로써 멋진 예술이 탄생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텍스타일을 디자인해 가구에 가미하면서 공간을 더욱 풍성하고 감각적으로 만들어주었어요.
가끔 모던하게만 꾸며놓은 집에 방문할때면 깔끔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고는 하거든요. 그럴때 텍스타일을 이용해 곳곳에 포인트를 주면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낸 경쾌한 디자인이 완성된다고 생각 했어요. 그의 디자인은 그런면에서 편안하면서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공간을 잘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텍스타일은 당장 구매해서 집에 가져다 놓고 싶을정도로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멋이 있답니다. 알록달록 다양한 색감을 사용했음에도 촌스럽지않고 질리지 않는건 그의 감각적인 색감 사용과 자연을 모티브로 한 무늬들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대표적인 디자인으로는 '야채나무'가 있는데요, 이시기부터 제작된 텍스타일은 고전이 되어 지금도 스웨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요.
어떻게 보면 핀란드의 유명한 디자인 회사인 마리메코의 원단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더 선이 가늘고 자연스러운 그만의 감각적인 멋이 더해져 있는것 같아요. 좀 더 깊이가 있고 풍성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핀란드에 '마리메코'가 있다면 스웨덴에는 '스벤스크텐'이 있는데요, 그곳에 가면 프랑크가 만들어낸 다양한 패턴의 패브릭과 가구/리빙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해 꼭 들러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의 작품은 한공간에 모아 놓고 볼 때 그 가치가 더해지는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가구디자인, 패브릭, 조명, 건축디자인 모든것에 재능을 보였던 그의 다재다능함이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잘 몰랐던 그의 디자인을 알게되어 행운이었고, 편안하고 안락한 곳에서 머물길 바랬던 따뜻한 그의 마음이 전해지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Marina Abramovic 'The Clearner' (2017.02.18-05.21)
2년전이었을까 우연히 네이버를 검색하다 아브라모비치의 행위예술을 발견한 적이 있었어요.
뉴욕 Moma에서 열리는 그녀의 회고전 'The Artist is Present'였는데요, 관람객과 마주 앉아 눈맞춤을 하는 Moma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행위에술이라고 해요.
그 영상을 보고 그녀의 강렬한 인상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그녀에 대해 좀 더 알수있는 기회가 생겨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그 심오한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고 입장했어요.
그녀는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70년대 초 유럽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하여 '퍼포먼스 아트의 대모'라고 불리고 있어요. 그녀는 자신의 내면과 소통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사이를 잃어가는 현대사회에서 그 관계를 회복시키는 창작을 하고 질문을 던진다고 합니다.
Moma에서 진행되었던 이 작품은 하루 7시간 3달동안 앉아서 관람객과 마주했다고 해요.
아브라모비치는 아무말도 행동도 하지 않고 작가 앞에 앉은 대상과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관람객의 시선이 체험이라고 말하며 자신과 마주하는 순간 스스로를 치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퍼포먼스에요.
이 퍼포먼스에는 약 1500명의 관람객이 참여했고, 샤론스톤, 레이디가가, 제임스 프랑코등 많은 유명인사도 왔다고 합니다.
이 퍼포먼스가 유명해진건 마지막날 12년간 공동작업을 했던 옛 연인 울라이가 33년만에 그녀를 찾아왔기 때문인데요, 이때만큼은 두 사람이 손을 꼭 마주잡고 그녀를 위로해 주는 듯한 울라이의 눈빛에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 순간 두사람에게 어떤 생각들이 지나갔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Happiness comes from the full understanding of your own being.
(행복은 자신의 존재의 완전한 이해에서 비롯됩니다.) -Marina Abramovic
약 12일간 갤러리에서 생활하는 그녀의 퍼포먼스였다고 하는데요, 바닥에서 180cm높이의 세 부스안에서 그녀의 생활을 관객들은 볼 수 있었다고 해요. 씻고, 자고 물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지만 식칼의 날을 위로 가게 해 놓음으로써 작가는 자신을 극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어요. 그녀는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이 벽에 걸린 그림처럼 보이기를 바랬으며, 자신 역시 관람객들을 한발자국 뒤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길 바랬다고 해요. 극한의 상황에 자신을 던져 놓음으로써 정신에 집중하는 상황을 만들어 예민함을 일꺠우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전시장 안에는 지금까지 해왔던 많은 퍼포먼스들이 영상과 소리로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녀의 퍼포먼스를 그대로 재현하는 장면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어요.
모든 퍼포먼스들이 너무나 강렬하고 자극적인 표현방법들이 많아 감각들이 예민하게 곤두서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나 소리치고 때리고 학대하는 듯한 모습들이 자주 보이는데요, 이는 자신의 몸을 예술의 매체로 이용해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 하기 때문인것 같아요.
이 퍼포먼스는 사진이 아닌 아주 긴 영상으로 되어있는데요, 활을 당긴채로 마주선 아브라모비치와 울라이, 서로 당기는 힘에 의해 두사람의 몸은 뒤로 약간 기울어진채 자세를 취하고 있어요.
이것은 균형을 잃게되는 동시에 사라지는 관계를 표현했다고 해요.
이 작품 역시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데 다음 작품을 보기 위해 꼭 지나가야 하는 통로를 울라이와 아브라모비치가 벗은채로 서 있습니다. 거길 지나갈때 관람객의 반응이 바로 다음 모니터를 통해 비춰지는데 당혹감이나 두려움, 호기심, 어색함, 즐거움 등의 반응을 나타내는 관람객을 통해 신체 자체가 감정발현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작업이라고 하네요.
아브라모 비치는 행위예술로 잘 알려져 있지만 직접 그림도 그린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저도 이곳에서 처음 보았거든요. 회화 역시 그녀의 퍼포먼스 처럼 음울하면서도 어두운 느낌을 전달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시를 보고 나오면 사람들이 직접 그녀의 퍼포먼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길다란 테이블이 놓여져 있는데요, 헤드폰을 끼고 집중해서 가운데 놓여져 있는 쌀알을 하나하나 옮겨 정해진 모양으로 만드는 작업이었어요. 재미있어 보였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빠르게 발걸음을 돌립니다.
전시장을 빠져 나오는 순간 너무나 강렬한 자극에 약간 정신이 어지러워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요,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묘하게 중독적인 영상과 잊혀지지 않는 자극성이 그녀가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인것 같아요.
삶과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파고들며 예술을 통해 그것들을 표현하려는 노력은 어느 누구보다 대단하다고 느낀 강렬한 전시회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