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 아스트루프 펀리 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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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 아스트루프 펀리 현대미술관
기업의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공간이 멋진 현대미술관
'노르웨이 오슬로 아스트루프 펀리 현대미술관'
@location: Norway Oslo (add. Strandpromenaden2, Oslo, Norway)
@tel. +22 936 060
@open. Tue/Wed/Fri 12:00-17:00, Thu 12:00-19:00, Sat/Sun 11:00-17:00
@web. https://www.afmuseet.no
@cost. Adult: NOK 120, Student:NOK 80, Free for age under 17
@brif. 오슬로 시내에서 유일하게 기업의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개인 현대미술관으로 2012년 9월 렌조 피아노 워크숍과 국내 건축가들 협업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배 모양의 지붕과 건물도 포인트이지만, 오슬로 피요르드가 바라다보이는 '바닷가 옆 미술관'으로 전망이 최고다. 특히 젊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현대미술 특집전이 진행된다. 바닷가 전망을 즐기며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고 피크닉을 하기에도 좋다.
##Scene1. 피요르드가 보이는 바닷가 옆 현대미술관
한국에서 4월내내 미세먼지로 고생하느라 노르웨이 오슬로의 공기는 어떨까 상상하며 여행을 기다려왔어요. 기대하던 오슬로에 도착하는 순간 가슴속 깊이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셨더니 몸안의 나쁜 미세먼지들이 정화되는것만 같은 건강한 기분이 듭니다.
5월의 오슬로의 날씨는 피요르드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때문인지 유난히 더 쌀쌀하게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움츠리고 안에 있자니 너무 시간이 아까울 거 같아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볼 수 있는 펀리 미술관으로 향합니다.
펀리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는 관광객을 이리오라 손짓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어요.
관광객이 많은 동네의 레스토랑은 비싸고 맛이없다는 사실을 수많은 여행을 통해 몸소 터득해왔고, 북유럽 중 가장 비싼 노르웨이 물가를 익히 들어온터라 점심은 간단하게 해결하기로 마음먹어봅니다.
미술관으로 향하는길 펀리 미술관의 전시를 알리는 홍보물이 눈길을 끄는데요, 파란 노르웨이 하늘에서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만나게 될 줄이야 어울리지 않는듯 어울리는 홍보물을 따라가봅니다.
펀리미술관은 피요르드가 보이는 바닷가옆 미술관으로 전망이 훌륭하기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인지 미술관도 그와 어울리게 배모양 지붕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미술관 주변에는 고급아파트들이 가득 채우고 있는데요 서울의 압구정동 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미술관은 멀리서 보니 오슬로항에 오랜시간 정박해 있는 배 같아보이기도 하구요, 커다란 배 속에는 어떤 보물들로 채워져 있을지 궁금해져 걸음을 재촉했어요.
펀리 미술관에 들어가기전 바닷가와 연결되어 있는 뒷뜰로 향했는데요, 넓은 공간에 대형오브제로 보이는 작품들이 띄엄띄엄 눈에 들어옵니다.
파스텔톤 색감이 오슬로의 맑은 바다와 하늘과 잘어우러지는 커다란 돗대모양의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와요. 아무래도 펀리미술관의 상징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는듯 보였어요.
두번째로 눈에 들어온건 멀리서보니 가슴으로 보이는 작품이었는데요, 가까이 다가가보니 'Eyes'라고 써있더라구요..
괜히 혼자 불순한 생각을 한것 같아 웃음이 피식 나옵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건 아닐꺼라 위로하며 미술관으로 얼른 발길을 돌립니다.
미술관 옆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베이커리와 커피를 판매하고 있었지만 너무 비싼 노르웨이의 물가를 실감하며 미술관 관람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특히나 펀리 미술관은 입구에 카페가 가까이 있어 향기로운 버터냄새와 구수한 커피향이 맞아주는 미술관으로 기억되었답니다.
##Scene2. Takashi Murakami의 자기만의 세계가 돋보였던 특별전
오슬로패스을 미리 구매했기 때문에 미술관은 무료 입장 할수 있었는데요, 오슬로는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일정이 많다면 티켓을 미리 구매해서 이동하는게 좋아요.
지하에 있는 캐비넷에 짐을 맡기고 기업의 후원으로만 운영된다는 펀리 미술관의 전시를 보러 향합니다.
제가 방문한 기간에는 일본의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특별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루이비통과의 콜라보로 더욱 유명하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팝아트 작가이면서도 일본 특유의 오타쿠 색깔이 아주 강하게 느껴지는 전시회였어요.
다카시는 화려한 색채로 사람들을 먼저 끌어들이고 작품마다 등장하는 해골이 다카시만의 밝고도 어두운 느낌을 만들어 냅니다. 밝고 순수한 이미지와 어둡고 음울한 캐릭터가 혼재되어 있어 정신없을 수 있지만 압도적인 스케일감과 그만의 질서로 작품에서 높은 완성도가 느껴집니다.
그는 일본의 오타쿠라는 일부 매니아적 성향을 고급문화에 접목시킨 일본의 대표적 팝아트 작가로 일본의 전통미술과 대중문화를 원천으로 삼아 작품활동을 한다고 해요. 화려한 색감, 만화같은 선명한 표현, 집착적 강박증적 표현, 반복적인 패턴과 변주가 그의 작품의 특징이기도 해요.
이렇게 팝 아트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면서 일본국민의 트라우마에 대한 고찰, 인터넷 문화, 현대 소비사회 풍조에 대한 비판 등 21세기 동시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한때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도 전시회를 연적이 있었는데요, "베르사이유는 고귀한 프랑스인의 취향의 정수가 모인 곳인데 이들 작품들은 기괴한 꼭두각시 같다"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드래곤이 그의 악세사리를 즐겨 사용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해요, 아마도 유명 연예인들이 사랑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는 사람들이 터부시하는것을 드러내길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미술관에 이런 작품이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외설인지 예술인지 경계가 모호한 작품들이 많이 보였어요.
예전에 일본으로 여행갔을때 지하철에서 몰래 나눠주던 찌라시에서 자주 보던 이미지였는데요, 아마도 일본사회의 음지에서 돌아다니는것들을 드러내 놓으려는 시도가 아닐까 싶었어요.
한쪽방에는 다른 일본 신진작가들의 작품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일본 특유의 정적이면서도 섬세하고 조금은 어둡기도한 분위기가 방안에서 흘러나옵니다. 최근 일본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지진, 쓰나미, 잃어버린20년, 방사능 등 뭔가 불안하고 부정적인 것들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아마 일본 사람들에겐 그런 마음 깊은곳의 불안감들이 알게 모르게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작품전시라기보다는 오히려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리빙숍에 들른거 같기도 했는데요, 일본은 애니메이션 강국인만큼 이와 관련된 작품들이 가득해서 아이들도 관심있게 볼 수 있는 전시 였던거 같아요.
나의작업은 시행착오를 통해 계속 발전한다. 나는 어떻게 하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동시대적 느낌을 잃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윤에만 집착하는것은 분명 해롭다. -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을 다 둘러보고 나면 여느 미술관처럼 뮤지엄샵에 가게 되는데요, 이곳은 대부분이 무라카미다카시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거나 일본에서 가져온 디자인 소품과 책들이 판매되고 있었어요. 특히나 대표 디자인인 꽃무늬 쿠션과 그의 캐릭터 에코백이 인기상품이랍니다. 계속 보고 있자니 경쾌하고 밝은 색감에 끌려 하나쯤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듭니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순수예술뿐만 아니라 상업매체에서도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특히나 그와 관련된 패션, 상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해요.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흔치 않은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별전시를 하는 본관에서 나와 별관으로 가면 펀리미술관만의 유니크한 작품들로 가득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져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어요.
조용하고 평화로운 오슬로에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그의 전시였지만 나중에 오슬로를 떠올렸을때 무라카미 다카시의 화려한 패턴과 애니메이션이 가장 먼저 떠오를지도 모르겠어요.
노르웨이에서 일본작가의 작품을 만난건 마치 북유럽의 대표음식 청어절임으로 만든 일본스시를 먹은듯 잊지못할 독특한 경험이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