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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6 왜 나만 바빠?

ㅡ 아이들 깨우는 방법. 뭐 좋은 거 있을까요?

by Anne

오전 5시 30분.

첫 알람이 울린다.


몸이 가벼운 날은 바로 일어날 수 있는데, 대부분은 6시에 맞춰둔 다음 알람에 몸을 일으킨다.


거의 매일남편 도시락을 준비해 주기 때문에 일어나면 일단 밥준비부터 하고 남편과 아이들을 순서대로 깨운다. 남편도 일상이 피곤해서 그렇겠지만

"5분만 더.. 5분만..." 하며 버티다 버티다 일어난다.


다음은 두 녀석들.

아침에 눈도 뜨기 전에 먹는 마시는 비타민을 들고 큰아이방 작은아이방에 들어간다. 아이들을 흔들어 깨우고

"입 벌려. 아아아. 옳지... 바로 일어날 수 있어? 지금 6시 20분이 넘어가는 데에...."

"5분만요.. "

"5분 됐다. 일어나."

"3분만요."

"흠..."

"진짜 일어나. 지각하겠다. 얼렁얼렁..."

"1분ㅁ ㅏㄴ... .."

"야! 아아아 늦는다고오오오!"


매일.

하루도 안 거르고 똑같은 모습이다.


시원한 과일을 한 입 크기로 잘라서 먹 입에 넣어주며 깨우기도 하고,

뽀송이를 앞세워 깨우기도 하고,

다리를 조물조물하며 깨우기도 하고,

엄마도 늦잠 잤다고 큰일 났다며 소란도 부려보고,

아침부터 청소기를 돌리며 시끄럽게도 해보고,

부엌에서 아침준비하면서 고래고래 애들 이름도 부르고...


어릴 땐 몸도 가볍게 벌떡벌떡 일어나 부지런히 잘 움직였는데 아이들도 일상이 바쁘고 피곤할 테니 그럴 수 있다고 이해는 하지만,

매일아침 나보다 큰 애들을 일어나 욕실까지 들여보내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아침에 남편과 애들 둘 보내고 나면 하루기운 중 절반은 써버린 거 같다.


주변 아이들 키우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다들 아침시간이 전쟁이라고는 하는데, 나는 이걸 또 언제까지 해야 하나. 이제 곧 성인이 될 고사미는 내년이면 하루아침에 달라지려나....


"여보도 그렇고, 니들 엄마 없음 어떡할라 그래? 엄마가 언제까지 너희들하고 있을 거 같아? 언제쯤 스스로 일어날 거야? 응? 응?"


하긴.


우리 남편, 늦잠자도 되는 날 나는 알람도 꺼놓고 잤는데 벌떡 일어나서 준비하더니 "세차하고 올게" 했었지.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2시에 잠든 녀석이 다음날 교회 형아들이랑 조기축구 모임 가야 한다고 새벽에 혼자 일어나 축구화 들고나갔었지.


과제하느라 1시 넘어서 잠든 둘째 녀석이 내일 친구랑 성수동에 빵지순례 가야 한다며 새벽같이 일어나 씻고 곱게 화장하고 있었지.


내가 괜한 걱정을 했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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