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윤상, 신해철의 프로젝트앨범 '노땐스'를 아시나요?
달리기
작곡 윤상 작사 박창학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쏟아지는 햇살 속에
입이 바싹 말라와도
할 수 없죠 창피하게
멈춰 설 순 없으니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쏟아지는 햇살 속에
입이 바싹 말라와도
할 수 없죠 창피하게
멈춰 설 순 없으니
이유도 없이 가끔은
눈물 나게 억울하겠죠
1등 아닌 보통들에겐
박수조차 남의 일인걸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96년 가수 윤상과 신해철의 프로젝트 앨범인 "노땐스"의 수록곡이다. 내가 고등학교 때 나왔던 앨범이었는데, 나는 그때 윤상과 신해철을 좋아했어서 둘의 프로젝트앨범이라니 완전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야자하거나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그림을 그릴 때 음악을 듣는 일이 많았는데 정말 무한 반복으로 들으며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을 견뎠다.
나는 지금도 내 플레이리스트에 윤상의 달리기, SES의 달리기, 옥상달빛의 달리기 최근엔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 OST의 달리기가 있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에서 듣기에 딱 좋은 노래다. 열심히 하루하루 살고 있지만 지치고 힘들 때 '괜찮다. 잘하고 있다. 언젠가는 지겹게 쉴 수 있을 테니 그때까지 다시 힘내보자.'하고 응원해 주는 것 같다. 그때 들으며 위로받았던 노래가 수십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학생들에게 위로를 주는 노래라니. 게다가 매년 고3수험생들이 듣고 싶은 노래 순위에 빠지지 않는다고 하는 걸 보면, 노래가 주는 힘도 무시할 수가 없다.
살다 보면 누구든 끝이 없을 것 같이 힘들고 지겨워질 때가 있다. 그런데 조금 살아보면 곧 깨닫게 된다. 아무리 힘들고 지겨운 일이라도 좋든 싫든, 성공이든 실패든지 간에 끝은 있다는 것을. 나도 학창 시절엔 막연하기만 했던 어른이 되는 길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치열하게 노력도 해보았다. 또 그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도 수도 없이 경험했다.
며칠 전 고사미를 학원에 데려다주면서
"엄마도 고3 때 들었던 노래야. 가사가 참 좋아서 이 노래 듣고 많은 위로가 되었어."
"이 노래가 그렇게 오래된 노래야? 응. 나도 많이 들어봤어요."
수능이 이제 월요일이면 3일 남았다.
까불까불하던 고사미도 말수가 줄었고, 엊그제는 좀 피곤했는지 눈에 실핏줄이 터져서 벌게져있는 걸 보았다.
'너도 애쓰고 있구나.'
지금 고사미는 이제 겨우 과정 하나를 끝내 가는 중이다. 성공이든 실패든 반드시 끝은 있다. 그 끝이 행여 실패이거나 결과가 맘에 들지 않다면, 다시 시작하면 되고, 정답은 없으니 내 갈 길 가면 된다. 하지만 살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끝은 없더라. 언제든, 몇 번이든지 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도전하면 된다. 우리가 수도 없이 그래왔듯이.
(브런치 작가도 칠전팔기라며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공하듯이 말이다.)
'고사미야.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들을 잘 쏟아내기만 하면 된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준비한 그릇에 잘 담아내고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