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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가을밤.

ㅡ 밤 익는 가을밤

by Anne

친정엄마가 알밤을 가져다주셨다.

고놈참 알이 통통하고 큰 것이 참 맛있게도 생겼다.


가을이면 여기저기서 밤을 나누어주신다.

가을 산행 다녀오면서 주어오셨다고 주시고

시골에서 부모님이 따서 보내주셨다며 나누어주고

해마다 사 먹는 집에서 넉넉하게 구입했다며 나눠먹자고 또 주시고...

여기저기서 밤을 나누는 인심이 넘쳐난다.

그래서 나는 밤을 몇 번 사지 않아도 가을 내내 맛있는 밤을 맛있게 먹고 있다. 며칠 전 남편이 직장동료가 주었다며 들고 들어와서 한 봉지 맛있게 먹었는데 엄마가 또 가져다주셔서 집에 가져오자마자 바로 삶았다.


가을밤은 의외로 비타민 C가 풍부하다. 그래서 환절기 감기 예방, 피로 해소, 피부 건강에까지 두루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 탄수화물과 비타민 B군이 풍부해, 쉽게 피로를 느끼는 수험생들에게도 훌륭한 간식이다. 게다가 별다른 조리 없이 그냥 잘 삶기만 하면 되니 쉽게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


밤은 소금물에 30분-1시간 정도 담갔다가 깨끗하게 잘 씻어서 냄비에 밤이 살짝 잠길 정도로 물을 자작하게 붓고 25분-30분 센 불에서 삶는다.

뚜껑을 덮은 채로 10분 정도 뜸을 들인후에 찬물에 담근다. 열을 식히면서 겉껍질과 속껍질이 분리되도록 여러 번 찬물에 헹구어 채에 받쳐둔다.

손으로 밤을 꼭 눌렀을 때 겉껍질이 말랑하게 쏙 들어가면 칼로 겉껍질부터 벗기고 속껍질은 살살 잘 벗겨준다.


속껍질을 벗기지 않고 꿀과 설탕에 조리면 보늬밤이 되고 다 벗겨서 빻아서 꿀과 계피와 버무려 한입크기로 빚으면 율란이 된다. 또 따끈하게 데운 우유에 밤과, 꿀을 갈아 넣으면 맛있는 밤라테가 된다. 아이들 어릴 때는 밤이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다고 하니 어떻게든 맛있게 해먹이려고 애썼는데 요즘은 그냥 알밤으로 껍질만 까 놓아도 왔다 갔다 하면서 잘 집어먹는다. 문제는 좀 덜먹어도 되는 남편과 내가 밤마다 간식으로 먹게 되어서 살찔까 걱정이다


고사미아들이 입맛도 없다고 하고 축구도 못하고 맨날 앉아만 있어서 소화도 안된다며 저녁을 늦게 먹거나 거르고 안 먹기도 한다. 엄마도 떨리고 긴장돼서 밥맛이 없는데 너는 오죽하랴. 오늘은 들어오면 따뜻한 우유랑 밤 몇 알 간식으로 줘야겠다.


겉껍질 벗긴알밤. 내 손바닥만큼 큰 알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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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고했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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