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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성범 Sep 04. 2023

워케이션 때문에

부동산책방

발단은 워케이션이었다. 이직을 앞두고 고성으로 떠난 3박 4일의 여행이었는데, 일층에 워크라운지가 있는 워케이션 스테이였다. 워크라운지의 테이블에서는 고개만 들어도 바다가 보였고, 고개를 돌리면 책장이 보였다. 지역의 로컬서점에서 큐레이팅한 책들이었다. 책을 꺼내 읽지는 않았지만, 책장에 자주 눈길이 갔다.


여행이 아니면 닿을 수 없는 고성의 공간을 서울로 가져오고 싶었다. 30평 남짓한 워크라운지를 바다 빼고는 얼추 가져올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곳을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큐레이팅한다면, 훨씬 다채로운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이 많아지면 그걸 비워낼 수 있는 방법은 빨리 해보는 것 말고는 없다. 이름을 '부동산책방'이라고 지었다. 출근길에 SNS에 글을 올리고 하루가 지나자, 열 명 정도가 '아 나도 그 생각 했는데'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렇게 첫 모임을 열 수 있었다. 뭔가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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