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야마 미호가 영화 속 사랑하던 사람이 잠든 곳으로 떠났다. 얼마 후 전람회 멤버가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 세대에게 오랫동안 여운으로 간직되는 서정적 추억을 남겨준 이들.
언젠가는 모두 생이 끝난다는 사실을,
긴 세월 동안 내 삶의 일부분과 연결되었던 이들이 떠나갈 때면 다시금 환기하게 된다.
그들의 흔적인 영화와 음악을 가끔 마주칠 때면, 그 자체만으로도 언제든 그 시절의 향수와 추억이 올라왔다.
오래전 인화된 빛바랜 사진처럼 지금도 그 시절이 떠오른다. 몽상처럼 떠오르는 그 시절의 모습은 항상 웃고 있다. 기억의 왜곡인지 아름다운 이미지로만 남아있다.
고교 졸업식,
동급생들과 그날처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일찍 생을 마감했던 동창의 소식을 들었을 때, 지나간 졸업식을 생각하며 후회했었다. 모두들 악수나 한 번씩 할걸. 한번 지나간 시간은 그때처럼 다시 되돌아갈 수 없다.
공허하고 쓸쓸한, 아쉬운, 가슴이 울렁이는 감정들이 뒤섞인다. 그 시절을 이어주던 매개체가 사라지는 기분. 매개체와 함께 그 시절을 연결해 주던 얇고 가느다란 끈도 툭 끊긴 것 같다.
고교시절 가장 좋아했었던 희곡, 유리동물원이 생각난다. 이상과 현실의 무게감에 짓눌려 우유부단하게 방황하다,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는 우울하고 무기력한 20대 청년 톰도.
막연한 기억과 감정들.
정든 사람과 이별하는 기분.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것 같다. 딱 오늘 하루만 센티해지기로 하자.
그때 그 시절을 함께 추억할 수 있었던,
친한적 없던 친구에게 작별을 고한다.
가끔 그리우면 불러볼게요.
おけんきですか? はたしわげんきで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