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자연발효 '람빅' 맥주에 담긴 시간과 열정
▲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 포스터 ⓒ 마노 엔터테인먼트
술을 마시면서 함께 하는 영화 시사회라니… 다소 이채로운 시사회에 초대받아 다녀왔다. 행사장에 도착해서 간단한 등록 확인을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공간에서 람빅 맥주 한 잔과 수제 맥주 한 캔을 받았다.
시사회장에 앉아서 영화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배급사 관계자로 보이는 분이 람빅을 나누느라 분주해 보였고,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감독의 짧은 무대 인사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 영화를 제작한 스페인 출신에 다니엘 루이즈입니다. 이 영화는 맥주를 정말 사랑하는 분들을 위해서 만든 영화인데,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해서 오늘 이 자리에 설 줄은 저도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아요.
영화는 수백 년의 전통을 가진 람빅이라는 맥주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영화를 만드는 데 3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람빅 맥주는 자연 발효 방식을 사용해서 지금까지 전통적인 제조 방법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한국의 김치랑 비슷해요. 앞으로 람빅 맥주도 사랑해 주시고, 영화도 즐겁게 감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큐를 감상하기 전에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가는 것도 방해가 되기 쉽고, 너무 조금 알고 가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 아주 주요한 키워드만 짧게 다루어 본다.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에서의 람빅
'람빅'은 벨기에 브뤼셀 일대를 중심으로 양조되는 자연 발효 맥주로, 오직 벨기에의 젠느강 지역에서 만들어진 맥주만이 '람빅'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발효 과정 중에 공기 중에 이스트 및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만들어져 특유의 신맛과 향신료 같은 풍미를 갖추고 있다.
▲ 람빅 양조에서 가장 중요한 pH수치와 양조 번호를 시즌을 배럴에 표시하고 있다. ⓒ 마노 엔터테인먼트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에서의 시간
'람빅'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로 600년의 역사가 있다. 그렇기에 람빅을 마시는 것을 600년 역사를 마시는 것이라 비유하기도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고집해 오고 있다. 600년이라는 시간이 설명해 주는 것은 그만큼의 생명력과 전통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오랫동안 전통을 이어온 시간도 존재하지만, 람빅에는 또 다른 시간이 존재한다. 보통의 수제 맥주가 2~3개월 만에 완성된다면, 람빅은 완성까지 그보다 50배가 넘는 3년여 시간이 걸린다.
▲ 배럴을 배경으로 부루어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 ⓒ 마노엔터테인먼트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에서의 열정
6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통을 위협하는 역사적인 사건들이 있었고, 전통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 시간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서로 연대해서 '람빅'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 부루어들이 있었다. 전통이 시간의 축에 그냥 머물러 있다고 해서 지켜지는 게 아니기에 부루어들은 공통의 연대를 통해서 위기를 헤쳐 나간다. 이 다큐에서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을 고수하는 부루어 들도 있지만 새로운 요구에 반응하는 이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600년 역사를 마시는 유서 깊은 전통의 맥주를 향한 브루어들의 열정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는 오는 10월 11일에는 한국에서의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루이즈 감독은 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및 제9회 서울 국제 음식영화제에 참석하게 될 예정이다.
아직 람빅을 경험하지 않은 독자라면, 다큐를 먼저 보고 그 호기심을 그대로 가지고 람빅을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과 열정을 축하하는 자리에 어울리는 술을 찾고 있다면 '람빅'을 선택해서 시간과 열정을 축하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