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on Through - Lasse Lindh
여러분은 기억에 남는 인생 드라마가 있으신가요?
저는 딱 하나만 고르라면 주저 없이 이 드라마를 고르겠습니다. 바로 '소울메이트'입니다. 사실 MBC에서 방영했던 시트콤인데요, 내용이 특별나게 재미있다거나 심금을 울린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 보면 촌스럽기도 하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고들도 보이기 다반사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생작이 되었냐 하면 바로 음악 때문이었습니다.
하필 주인공의 직업 설정이 뮤직코디네이터라는 당시에는 다소 생소한 직업으로, 다양한 음악을 공간이나 분위기에 맞게 큐레이션 하는 역할이었어요. 일종의 음악감독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맥락을 갖고 여러 장면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소울메이트는 그 당시에 선곡게시판이 따로 있을 정도로 삽입된 음악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실제 이 드라마의 조진국 작가님이 직접 배경음악 선곡도 하셨는데, 패션쇼 음악 선곡작업을 통해 알게 된 김지욱 음악감독님과 함께 기존 드라마에서 들을 수 없던 신선한 곡들을 많이 선보였습니다. 드라마에 수록된 명곡들이 워낙 많아 2CD의 OST 앨범에 추가로 '소울메이트 forever'라는 이름의 2CD앨범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무튼 그가 발굴한 보석 같은 곡들 중에 이 곡이 메인테마곡이었어요. 주인공들의 운명적 마주침 때마다 들려온 곡입니다. 아직도 이 곡을 들으면 아련함이 밀려옵니다. 라쎄린드는 이 곡을 통해 한국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실제 한국에 흥미를 느껴 1년여 동안 자취생활을 했다고도 하지요. 드라마에 삽입되었던 라쎄린드의 The Stuff나 River라는 곡도 좋습니다.
시트콤 형태로 개그적 요소도 많고 간혹 오글거리지만 여전히 화면 뒤 들려오는 음악소리는 황홀합니다. 유튜브에도 있으니 찾아보셔도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