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만큼의 글을 빨간 노트에 적었는가?
1.
혼자 쓰는 사무실엔 빨간 노트가 있다. 2015년부터 쓰기 시작했고 매우 띄엄 띄엄 채워지는 노트다. (최근 2년 사이 10 페이지가 채워졌다.) 내 지분 100%의 회사를 만든 것이 2016년 5월이었는데 2016년 5월부터의 빨간 노트의 기록만 보면 나는 지옥을 견디며 살아온 사람 같다. 우울, 불안감, 분노의 3중주가 가득했다.
2.
그래, 원래 그랬다. 옛날부터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적어보는 시간은 좋은 타이밍은 아니었다. 좋은 타이밍에는 글 따위를 잡고있을 이유도, 여유도 없으니까.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맞겠다. 빨간 노트가 조금씩 띄엄 띄엄 채워지고 아주 가끔 글을 쓰는 나의 패턴, 주기는 내가 순조롭게 잘 살아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다.
RNI = 해당년도에 빨간 노트에 적은 글의 분량(페이지)
2015년 RNI = 4
2016년 RNI = 25
2017년 RNI = 3
2018년 RNI = 12
2019년 RNI = 0 (왜? 알 수 없으나 '매우 잘 살았다'보다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었다'가 맞는 해석일 것)
2020년 RNI = 4
2021년 RNI = 6
PS
SNS를 끊은 것도 매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솔직한 내 글은 '위악'에 가까운데(솔직한 위악이라니....) 몸에 맞지 않는 옷에 몸을 끼워넣으려 했던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