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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moMistakes May 15. 2020

[스토브리그]가 조직문화를 만났으나 코로나에 밀렸을 때

DBR 원고 후기


DBR 297호에  글이 실렸다. 제목은  [뼈 때리는 소리 하는 까칠한 리더, 그가 이끈 조직이 안전한 이유] THE LAB h®의 김호 대표와 함께 작성한 글이다.


1.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지기 전에 김호 대표와 함께 식사를 하다가 드라마 [스토브리그] 얘기가 나왔다.


B:  드라마를 보다가 조직문화 워크샵을 할 때 몇몇 부분을 사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중략)

H: [스토브리그]로 함께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렇게 [뼈 때리는….]은 시작되었다.



2.

처음 생각했던 글과 실제로 발행된 글에는 큰 차이가 생겼다. 원고 작성을 하기로 뜻을 모았던 그날의 식사 이후 코로나 19는 코로나 19,000이나 190,000 정도로 순식간에 커져 버렸고 이 세상 모든 이슈를 다 집어삼켜 버렸다. (그사이 DBR은 코로나 특집판을 2회나 세상에 내보냈다.) 애초 생각했던 게재일에서 밀리면서 드라마는 점점 잊혀져만 갔고 한가하게 드라마 타령을 할 상황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뭣이 중헌디?)



3.

그리하여… 결국 대폭 수정된 방향으로 원고가 작성되었고 이번 주 세상에 나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김호 대표께서 애를 많이 쓰셨다. 저자가 이런 말을 쓸 때 '겸양의 하얀 거짓말'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번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아티클은 김호 대표님이 아니셨으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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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작의 드라마는 두 권의 대본집을 남겼다. 800 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분량이었다. DBR 원고 작업을 위해 꼼꼼히 읽으면서 조직문화, 리더십 관점에서 생각해 볼 포인트를 추리는 작업을 했지만 실제 DBR 원고 작업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아까워서 여기에  붙여둔다. (  )의 아라비아 숫자는 대사가 실린 대본집의 권수와 페이지를 의미한다.



#1. 찍어 누르기


고강선  물론 갑자기 30%라고 하면 좀 크게 느껴질 수도 있어. 근데 저마다 입장이 다른 걸 잘 이해시켜야지.

백승수  선수단 연봉 총액이 30% 삭감됐고, 이 돈으로 어떻게든 선수단 전원과 연봉 계약을 마치라는 말인가요.

권경민 네

백승수 10% 삭감 정도로 제안드립니다.

권경민 30%라고 했잖아요.

백승수 15%요.

권경민 시장에서 흥정하듯이 그렇게 가볍게 돈 얘기할 거예요?

백승수 시장에서 흥정하듯이 가격을 제시한 건 상무님 아닙니까.

고강선 뭐 하는 거야!

백승수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어떻게 이런 식으로 찍어 누릅니까.

(중략)

권경민 똑똑한 분이 왜 되물으실까 싶어서 얘기하는데요. 지금 제가 말한 건 의견이나 조언이 아니구요. 꼭 그렇게 해야겠다는 구단주, 우리 그룹의 의지입니다.

(1-366)


백승수  (30% 삭감으로 이해 피해를 본) 곽한영 선수한테 우린 뭘로 보였을까요. 양아치로 보였겠죠?

이세영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었잖아요.

백승수 그럼 우리도 위에서 시켰으니까 권경민 상무를 이해했나요?

(1-457)


백승수 계약을 하다 보니까 화가 나던데요? 당신들이 터무니없이 깎은 돈에 아랫놈들끼리만 이렇게 진흙탕 싸움을 한다는 게… 그 진흙탕 싸움에서 이기고 나니까 더 화가 나고…


(1-464)


백승수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겁니까. 여태까지 상식적인 척, 합리적인 척, 양아치 아닌 척… 정상적인 조직인 척 흉내는 냈던 거 같은데.

권경민 백승수, 내가 진짜 진솔하게 말해볼게. 왜 이렇게까지 하냐면… 이렇게 해도 되니까. 생각해보니까 이렇게 해도 되더라고. 우리 백 단장도 나한테 따지지 말고 나처럼 해. 밑에다가 그냥 그렇게 됐으니까 그렇게 하라고 해. 윗사람 들이받는 것보다 아랫사람 찍어 누르는 게 훨씬 쉬워. 곧 나갈 텐데 나가기 전에 이런 건 배워서 나가.

(2-159, 160)



#2. 공유와 설득


백승수 그건 누구한테 들은 얘깁니까.

이세영 지금 누구한테 들었는지가 중요한가요.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백승수 누군지도 모를 사람한테 들은 얘기를 가지고 내가 오해를 풀어줘야 됩니까.

이세영 단장님한테 들은 얘기가 하나도 없으니까요.

백승수 정해진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이세영 진행 중인 상황도 공유가 어려우신가요. 저를 못 믿으세요?

백승수 믿음으로 일하는 거 아닙니다. 각자 일을 잘하자는 겁니다.

(1-124)


백승수 네,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하신 건가요? 저희도 직원분들의 공의를 구한 뒤에 진행하겠습니다. 윈윈이 되기를 바랍니다.

(1-133)


백승수 그냥 그렇게 됐습니다. 바이킹스에 전화해도 되겠죠? 반대하신다면 제가 나가기 전에 저를 불러주세요. 저 천천히 걸어가겠습니다.

(1-138)


이세영 그래서 다시 한번 설득을 드리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감독님은 이미 동의하셨지만 감독과 프런트의 결정이니 무조건 받아들여라. 그런 얘기보다 정보를 공유하고 설득을 하고 싶어서요.

(2-329)


이세영 근데 트레이드는 원래 단장 권한인데 왜 매번 이렇게 허락을 받으세요?

백승수 임동규 선수 내보낼 때 여러분들의 반응을 기억해 보시죠. 단장실 앞에까지 몰려왔던.

이세영 그때 저는 말리면서 간 거였는데…

백승수 전 제 계획을 여러분이 알고 이해하길 바라니까 그렇게 했습니다. 저한테 신뢰가 없었을 테니까요. 계속 설득해야죠.



#3. 저항, 내부고발


고강선 야, 우리 구단이 도움받자는 거야.

백승수 도대체 뭘로 도움을 받습니까? 원칙대로 절차에 따라서 하면 도움받을 일이 뭐가 있습니까.

고강선 야, 너 무슨 일을 이렇게 똑 부러지게 해?

백승수 그럼 어떻게 하는 게 맞습니까?

고강선 야 일은 가끔 지저분하게도 해야 되는 거야. 누가 너한테 꼬투리 잡힐까 무서워서 일 편하게 하겠냐? 니가 이러니까 잘리는 거야, 인마!

(2-254)


백승수 어디 다녀왔습니까?

임미선 카페인 충전이요.

백승수 성실한 태도를 보여주세요. 그리고 제가 시켜도 마찬가지고요. 부당한 지시라고 하면 다들 최소한 한 번쯤은 저항해 보세요. 그렇게 하나씩 썩어간 겁니다. 우리 팀이.

(2-255)


백승수 전 의리라는 두 글자가 어떨 때는 선을 넘어서 더러운 걸 가리지만 그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지켜야 될 의리 같은 게 있습니까?

장우석 권경민 사장 배신 때리라 이겁니까?

백승수 잘못된 용어를 쓰시네요. 바로 잡아드리자면 배신을 때리는 게 아니라 불의를 봤으면 고발을 하란 얘깁니다.

(2-413)


백승수 제가 나가고 나서… 도 다른 부당함이 있을 때 여러분이 약자의 위치에서도 당당히 맞서길 바랍니다. 손에 쥔 건 내려놓고 싸워야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우승까지 시키고 나간다면 더 좋았겠지만… 주축 선수가 돈에 팔려가도 아무 일이 없는 망가진 팀을 만들지 않는 것에 만족하려고 합니다. 최소한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그런 팀.

(2-419)



#4. 혁신과 혁신의 적


변치훈 임동규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해. 임동규가 단장을 트레이드하는 게 현실적이겠다.

임미선 아, 몰라. 이제 나이 들수록 열정 이런 단어가 부담스럽다. 저런 사람 때문에.

유경택 야구인 출신이 아니라서 저러는 거죠.

(1-116)


윤성복 임동규도 그렇고, 단장님은 가장 단단히 박힌 돌만 건드리네요. 저 같은 사람 자르는 게 쉬웠을 텐데요.

백승수 박힌 돌에 이끼가 많을 겁니다.

(1-150)


백승수 단장 백승수입니다. 그동안 성적이 안 좋았다고 여러분이 해온 일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변화는 필요합니다. 임동규 대신에 강두기 선수가 왔습니다.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저는 할 겁니다. 조금이라도 팀에 해가 된다면 도려내겠습니다. 해오던 것들을 하면서… 안 했던 것들을 할 겁니다.

(1-157)


백승수 팀장님은 건의사항 없으십니까?

고세혁 바라는 거 딱 하나입니다. 저희는 중학생 애들부터 대학생 애들까지 어떤 손으로 던지는지. 성격은 어떤지. 안 좋은 습관은 뭔지… 계속 지켜보고 관리하거든요. 근데 나중에 짤리거나 보직 이동을 하게 되면 여기 있는 데이터 다 건네주고 깔끔하게 인수인계하고 갑니다. 근데 그 인수인계가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다 주려고 해도 다 줄 수가 없어요. 여기 글자로 못 적는 기대감이나 느낌 같은 게 있거든요.

(1-161)



#5. Bad Behavior but Excellent Performance


임동규에 대한 백승수의 판단과 액션



#6. 신뢰와 불신


백승수 팀장님은 고세혁 팀장을 믿습니까?

이세영 네, 믿어요. 오래 봐온 분이에요.

백승수 확인도 없이 정에 이끌려서 그럴 사람 아니야. 그게 믿는 겁니까. 그건 흐리멍덩하게 방관하는 겁니다.

이세영 확인하는 순간 의심하는 거죠. 확실하지 않은 근거들보다 제가 봐온 시간들을 더 믿는 거예요.

백승수 확실하지 않은 근거… 그걸 확실하게 확인할 생각 안 하셨어요?

이세영 단장님은 의심 안 받아보셨어요? 그때 기분 좋으셨어요>

백승수 저는 아무 의심도 없는 흐리멍덩한 사람하고 일하기 싫습니다. 차라리 나까지도 의심하고 다 확인하세요. 떳떳하면 기분 나쁠 것도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1-174)


이세영 엄마, 진짜 아니다 싶은 행동을 하는 우리 편이 있어. 어떻게 해야 돼?

정미숙 이거 아니라고 말해봐.

이세영 안 들어먹어.

정미숙 들어먹게 말해.

이세영 그게 안 된다니까.

정미숙 그러면 일단 끝까지 한번 편 들어줘 봐. 어떻게 되나.

이세영 그게 아니다 싶은 길인데?

정미숙 니가 그 사람보다 똑똑해?

이세영 아니.

정미숙 고민을 0.1초는 하고 대답해라. 그러면 일단 따라가. 무조건 편들어줘 봐. 어떻게 되나.

이세영 마음이 동하질 않는데 어떻게 해.

(2-126)


이세영 (약물 관련해) 강두기 선수를 믿으세요?

백승수 믿지만 확인은 할 겁니다.

이세영 직접 물어보시려구요?

백승수 아뇨, 그건 확인이 아니죠. 다른 방법으로요.

(2-286)


백승수 어떤 방식이든 팀을 위한 일일 겁니다. 계속 의심하고 추적하세요.

장우석 알아서 하겠습니다.

백승수 근데 흐리멍덩한 눈으로 의심하지 마세요. 어떤 결과이길 바라면서 추적하지 말란 얘깁니다.

(2-308)


김종무 지금 나보고 니들 믿지 말고 추궁하라고 외부에서 압력이 들어오는데… 약물? 그거 했으면 오늘까지 나한테 연락하고 내일 자수한다. 오늘까지 아무도 연락 없으면 난 우리 팀에는 약물이 없는 걸로 생각한다. 난 다른 놈들 말고 내 새끼들 믿는다. 알았냐.



#7. 위기 커뮤니케이션


백승수 아뇨. 돈 주고받는 줄 모르는 우리도 잘못했고 돈 준 이창권 선수 쪽도 잘못했고… 돈 받는 놈이 제일 잘못했습니다. 근데요… 신인왕 되고 앞날 창창한데, 마냥 행복했습니까? 찝찝한 거 없이.

이창권 그래서 지금 소 잃고 외양간 고치자고요?

백승수 고쳐야죠. 소 한 번 잃었는데 왜 안 고칩니까. 안 고치는 놈은 다시는 소 못 키웁니다.

(1-227)


백승수 홍보 팀장님, 저희 용병 계약 마쳤습니다. 우리가 먼저 보도자료 제공하시죠. 호의적으로 유도해야 됩니다. 그리고 원한다면 길창주 선수와 함께 기자회견도 준비해 주세요.

(1-308)


백승수 시간 관계상 기자회견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세영 이렇게 끝내시면 도망가는 것처럼 보여요.

백승수 도망가는 거 맞습니다.

이세영 당당히 대응하셔야죠. 우리 다 각오했잖아요.

백승수 목덜미 물린 채로 싸우는 법은 모릅니다. 이길 수 있을 때 싸워야죠.

(1-314)


길창주 사실 한 해만 뛰고 국적 회복과 군 입대를 하는 문제는 이미 단장님과 얘기가 된 부분이었습니다. 백승수 단장님께는 정말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중략)

김영채 그렇다면 왜 기자회견장에서 입대 의사를 밝히지 않으신 건가요? 그때 밝히셨다면 여론이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텐데요.

길창주 제가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고민의 시간이 조금 필요했습니다. 단장님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2-82, 83)


강성회장 아, 참. 재송에 야구단도 있잖아요. 어떻게 하실 겁니까?

권일도 재송그룹이 이제 중공업 기반인데 뭐 하러 서민 눈치를 봅니까. 해체시켜 버려야죠.

강성회장 새롭게 시작하는 강성 쇼핑에 영향 없도록 부탁드립니다.

권일도 생선 파는 사람이 토막도 아 내고 팔면 되겠습니까. 해체는 재송그룹 이름으로 확실하게 끝내드려야지.



#8. Feedback (Motivation)


백승수 저는 누군가를 닦달해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임미선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백승수 행동하면 답이 나올 수 있는 분이….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죠. 마음속에 있었던 불씨를 다시 지피는 건 스스로만 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2-359)


백승수 또 또 저런 얘기를… 쯧. 피곤해도… 팀장님 같은 사람은 꼭 필요합니다. 팀장님이 반대하면 제가 한 번 더 생각하죠.

이세영 생각 바뀌신 적 없잖아요.

백승수 한 번 더 생각하고 확신을 얻죠.

(2-288)



#9. 책임


백승수 간발의 차이로 우승하게 되면 이 전지훈련을 이렇게라도 와서 고생을 한 여러분 덕일 겁니다. 조금의 차이로 우승을 놓친다면 전지훈련을 여기로 오게 만든 제 탓일 겁니다. 여러분이 할 일을 다 한 전지훈련이 끝났습니다. 모두 고생했습니다.

(2-247, 248)


윤성복 왜… 저를 다시 계약하신 겁니까. 사람들은 다 저를 무능한 감독이라고 말하는데. 단장님같이 까다로운 사람이…

백승수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랬습니다.

윤성복 그렇게 생각한 근거가…

백승수 성적은 단장 책임, 관중은 감독 책임. 전 그걸 믿는 편입니다. 단장은 스토브리그 기간과 정규 시즌 동안 팀이 강해지도록 세팅을 해야 하고 감독이라면… 경기장에 온 관중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야죠.

(2-379)


강두기 단장님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그 안에서 제가 어쩌다 툭 떨어진 겁니다. 저를 다시 주우려다가 품고 있는 것들을 잃지 마십쇼. 앞으로도 모든 걸 지키실 순 없을 겁니다. 그때마다 이렇게 힘들어하시면 안 됩니다.

(2-388)


민태성 (감독의 유임 소식에) 저도 감독님 좋아합니다. 근데 팬들 여론은요?

백승수 여론은 아무것도 책임 안 집니다. 전 밥줄 걸고 책임져요.

(1-83)


백승수 제가 이번에 맡은 야구단은 유독 효율성, 숫자에 가장 집착해야 되는 종목이었습니다. 효율성과 숫자에 집착해서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일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능력이 있는지 알아보지 않았고 그 사람들에게 의지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같이 일한 사람들은 작은 불씨만큼의 의지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늘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인 줄 알았고 책임을 지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그 사람들도 저를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제가 독선적일 때는 최대한 따라와 주면서요.

(2-467)


백승수 과외를 못 해서 대학을 못 갔다. 몸이 아파서 졌다. 다 같은 환경일 수가 없고 각자 가진 무기 가지고 싸우는 거… 핑계 대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집니다. 오사훈 단장한테 진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주어진 상황한테 진 겁니다.

(1-277)



 #10. 프로페셔널리즘


백승수 사람 좋은 양원섭 씨. 유민호 선수한테는 좋은 선배가 되셨고 동시에 해단 행위를 하신 겁니다. 이제부터 드림즈의 스카우트로 일할 수 없습니다. 전 휴머니스트랑 일 안 합니다.

(1-206)


한재희 그래도 다행이에요. 아까 봉투요. 뇌물 아니었잖아요.

백승수 다행이요? 당연한 걸 다행이라고 하는 세상입니까?

(1-207)


백승수 드림즈에 저는 아무 감정이 없고 애착도 없어요. 그냥 제 일이니까 열심히 했던 거고…

(2-43)


한재희 뭔가 또 준비하신 비책이 있으시죠? 뭔가 준비한 방법이 있고 다들 놀라게 하면서 돌아오실 거잖아요.

백승수 그렇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일 안 해도 연봉 보전받기로 했고…

한재희 돈 때문에만 일하시는 거 아니잖아요.

백승수 돈 때문에 일합니다.

한재희 돈 때문에 일하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일을 하진 않죠! 이럴 거면 왜 희망을 주셨어요.

백승수 적당히 하는 게 안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면 무조건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2-45)


권경민 너는 영혼 안 팔고 일해?

백승수 네.

권경민 그게 잘못된 거야. 세상 직장인들 다 영혼 팔고 일해. 너는 영혼 안 팔고 혼자 고고한 척하니까 중간에 잘려서 부하 직원들 고생시키고 지금 이렇게 해체까지 돼서 전부 다 피해를 주는 거야.

(중략)

백승수 어차피 내가 당신들 말을 잘 들었어도 당신들이 기분이 좋아서 야구단 투자를 늘리진 않았겠죠.

(2-441, 442)


권경민 어떻게 생각해요? 약물 선수들이 나온다면?

백승수 뭘 어떻게 생각합니까. 안 좋은 걸…

권경민 그 안 좋은 행위를 덮어줄 건가? 우승을 시키고 싶잖아. 백 단장은.

(중략)

백승수 ‘영혼을 팔면서라도 우승을 하겠다.’ 그렇게는 말 안 했을 겁니다.

(2-284)



#11. '각자도생'의 시대

백승수의 캐릭터 설정



## 버리기 아까워서 일단 찜해 놓은 스토브리그 어록


* 대놓고 말할게요. 파벌 싸움하세요. 어른 싸움을 어떻게 말립니까. 그것도 패싸움을. 그런데 성적으로 하세요. 정치 잘하는데 야구 못하면 제일 쪽팔린 거 아닙니까. (백승수, 1-85)


* 나는 사람을 돈 나가는 구멍 아니면 돈 나가는 구멍 막아주는 사람으로밖에 안 봐. (권일도, 1-154)


* 자기도 모르는 가치를 우리가 왜 인정해줍니까. (백승수, 1-391)


* 사람들 앞에서 구단주 대행이랑 싸우려고? 명분이 더 중요해? 절차가 중요한 게 회사야. (임미선, 2-37)


* 과정을 물어봤는데 결과 얘기를 왜 합니까. 신인왕이 될 선수라는 걸 미리 알아본 근거가 뭡니까. (백승수, 1-172)


* 1985년도 노스캐롤라니아대학 지리학과 졸업생들의 평균 초봉이 10만 달러예요. 지금 환율 기준으로 1억 천만 원 넘죠? 왜 그런지 아세요? 그 졸업생에 마이클 조던도 포함이 됐거든요. 평균의 함정에 속지 마세요. (백승수, 2-166)


* 대표님과 친구들도 의견이 다를 때가 있었겠죠. 하지만 상대를 설득한 것은 늘 대표님이었습니까. 혹시 설득당하지 않았던 것이 대표님 아니었습니까. (백승수, 2-468)


* 이미 저는 수도 없이 많은 선수들한테 ‘당신 선수 생활은 여기까지라고’ 말해왔는데 저도 들을 수 있는 말이죠.  (백승수, 2-482)


* 과외를 못 해서 대학을 못 갔다. 몸이 아파서 졌다. 다 같은 환경일 수가 없고 각자 가진 무기 가지고 싸우는 거… 핑계 대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집니다. 오사훈 단장한테 진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주어진 상황한테 진 겁니다. (백승수, 1-277)


* 내가 사람을 믿어서 여기까지 온 거 같냐. 나는 사람을 사람으로 안 봐서 여기까지 왔어. (권일도, 1-460)


*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나 놓고.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압니다. 부끄러워할 건 없어도 자랑스러워하는 꼴은… 좀 민망하죠. (백승수, 2-132)


* 1조가 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200억이면 충분한 명분이라고 들고 오는 너희들을 날파리처럼 본다고. 내가 백 단장이 철이 없다고 느끼는 게 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합리적인 논리로 설득하려고 하는 거야. (권경민, 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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