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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ongho Nov 28. 2021

이제는 카페쇼를 간다는 걸 말하기도 조금 그래요.

2012년부터 카페쇼를 참석했었네요.

관람객에서 시작하여 전시업체, 프로페셔널 세션 연사로 서기까지 대략 8~9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커피 인생에 있어 박람회, 엑스포는 한 공간에서 업계의 전문가, 업체를 마주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무수히 많은 업체의 팸플릿, 리플릿 따위를 모았고 업체마다 미팅을 진행했으며, 차마 다 사용하지도 못할 샘플들을 받아보았었습니다.


한 4년 차 즈음부터는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업계의 돌아가는 이야기를 제법 알게 되고, 머리도 좀 굵어졌다 이 말이죠. 어쩌면 그 즈음부터 해서 바겐세일이라는 단어를 대놓고 내세워 참가한 업체들을 너무 많이 봐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재고떨이, 한철 장사라는 것이 어울릴 법한 공간이었죠. 누군가는 카페쇼 며칠 고생하면 한 두 달, 내지는 일 년 매출도 노려봄직하다 했으니 그 이상에 대해서는 굳이 제가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달성되는 매출로 연명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커피 산업에 포진한 업체들의 유통 건전성이나 산업회전 건전성이 그리 탄탄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카페쇼 팁을 드리자면 마지막 날 마무리 한두 시간 전쯤 방문해서 남은 물건이나 물품을 떨이 수준으로 사갈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행사의 성격과 구조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간단합니다. 많은 물건을 가지고 와서 진열 후 판매를 합니다. 그렇다면 행사 마지막 날에는 다시 짐을 꾸려서 빠져나가야 합니다. 짐이 많으면 좋을까요? 짐을 줄이기 위해서 판매를 해야 하고, 판매가 미처 다 이루어지지 못한 물건들은 그저 '짐짝'일뿐이니까요. 물론 카페쇼 기간 중에 이미 완판이 되는 사례도 있으니 잘 살펴보아야겠지요?


이런 행사, 이벤트를 다녀보면 지방, 지역 쪽으로 갈수록 전국 풍물 장터가 되기도 합니다. 아직은 커피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다양하게 꾸려나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행사의 성격과 색채가 옅어지고 곧 관람객들의 실망도 쌓여만 갑니다. '이번에는 볼 게 없었다. 이게 커피랑 무슨 상관이냐' 같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그러다 보면 일반 부스 관람 외에 프로페셔널 세션 등의 강연, 세미나로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메뉴 개발이나 재료 활용 등의 세미나를 많이 접했습니다. 이윽고 물과 필터에 대해, 커피의 추출에 대해, 그리고 나아가서는 현재 커피 산업 진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죠. 요즘엔 메타버스까지도 커피에 접목하는 세미나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모두의 입맛에 맞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샌가 우리가 일반인과의 울타리를 잔뜩 처넣고 이 울타리를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가려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리고 지금 커피 산업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인 카페 사장님들이 얼마나 카페쇼에 맘 편히 참석할까요. 그리고 해당 이벤트에서 정보교환, 기술 습득, 그 외 네트워킹 교류 등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분명 행사의 기획과 성격은 주최 측에서 주도할 겁니다. 그리고 어떤 의도에서 행사를 이어나가는 지도 분명 관람객(참관객)들에게 전달될 것이고요. 그런 측면에서 여러 협회들이 어떤 활동을 한다거나, 산업 전반에 인프라를 구성하는지도 관심이 갑니다.


물론 여전히 저는 SCA와 한국커피협회 등을 기웃거리며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집 앞 카페 골목 등지를 돌아다니며 메뉴 구성과 손님 비중 등을 꾸준히 관찰합니다. 그리고 지역적으로 교류하는 분들에게도 조언을 구하고, 작금의 상황을 묻습니다. 음, 역시 어려운 질문이겠죠?


그래서 저는 아래와 같은 책을 여러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따로 홍보비를 받거나 한 것도 아니고요. 제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같이 의논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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