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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략가K Feb 12. 2017

#1. 여행은 답을 찾아 헤매는 과정

인도 신화를 탐험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_프롤로그

1.    2주 안에 9개의 도시를 가겠다고?

누구에게나 무리였지만 가능성은 있었다. 내가 2주, 정확히 말하면 15일 동안 9개의 인도의 도시를 다녀오겠다고 이야기하면, “무리야 그건”, “그렇게 여행 다녀서 네가 얻을 수 있는 건 뭐야?”라고 반문한다. 누가 반문하고 의미 없다고 말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그 말이 해당되는 건 아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다른 사람의 비아냥과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회의적인 반응들은 나에게 큰 동기부여와 오기를 제공해 주었고 반드시 도전하고 싶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나로써는 많은 휴일을 기대할 수는 없었고, 그나마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에 인도 여행을 효율적으로 하고 싶었다. 그렇게 인도 여행 책을 샀지만 어느 하나 내 마음에 드는 여행 코스가 없었다. 나만의 2주의 인도 여행 계획을 짰다.

  여행이란 각자의 인생과 사연을 담아낸다. 내가 아는 사연 중에는 내 친구의 일본인 친구가 한국을 방문한 이야기가 있다. 일본인 친구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많이 알고 있었으며 일본인 누구와도 비교해도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 친구가 한국에 여행 온다고 해서 내 친구는 “경복궁”, “남산타워” 등 일반적인 한국의 여행지를 소개해주고 안내해줄 예정이었지만, 일본인 친구는 그것을 거절했다고 한다. 그 일본인 친구는 청담동에 한 아이돌 연예기획사를 찾았고, 그 주위를 돌았다고 한다. 그 연애기획사 주변을 돌면서 소위 말하는 자기의 ‘오빠’들 이마시는 공기를 마시고, ‘오빠’가 걸어 다니는 거리를 돌면서 ‘오빠’들의 영혼을 느꼈다고 한다. 거기를 한참 돌고 그는 홍대에 다른 유명 연애기획사를 갔다고 한다. 우리는 여행에 의미해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행에 답을 누가 제시할 수 있을까? 스스로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 자체가 여행이다. 여행이 답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난 나의 여행을 간다. 어느 누구의 우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간다.


나의 인도 여행의 답을 찾는 과정을 계획했다.


                              

단기속성 2주 인도 여행 코스
2주 인도 여행 일정


  나에게는 2주라는 간절한 시간이 주어졌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서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내 여행에 목적이었다. 내가 여행시간이 짧거나 많은 도시에서 체류한 시간이 적다고 해서 결코 실패한 여행이 되거나,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것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 여행 기간 동안 단순한 인도인의 삶뿐만 아니라 인도인이 겪고 있는 인생과 철학까지 느끼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잡스는 인도 여행에서 어떤 걸 얻을 수 있었기에 끊임없이 자신을 정진시키며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는지, 비틀즈는 요가 스승을 따라 인도의 리시케시까지 따라왔었고 그들은 무엇을 통해 그들 음악세상의 영감을 얻게 되었는지, 유명인들만 따라가서는 겉멋들은 여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예술가와 창조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도를 가고 싶다는 나의 로망도 갖고 있다. 인도에서만 겪을 수 있는 영감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계속해서 내 마음속 바다의 밀물처럼 천천히 파고들어왔다. 창조적인 관점을 갖기 위한 꾸준히 노력을 하는 나로서도 인도는 굉장히 의미 있는 나라다. 그 의미 있는 나라에서 겪는 내 현실적인 이야기는 무엇일까?


2.     인도에서 비운다고 한다.

  “갖고 있는 걸 비워낼 수 있어야, 새로운 걸 담을 수 있다.” 어디서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리적으론 말이 맞는 말일 수는 있겠으나, 내 손의 크기를 키우거나 더 큰 주머니를 만들어서 더 많이, 더 크게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난 욕심이 많은 아이였다. 비록 나이는 이제 30을 넘어서고 있었지만, 내 것에 대한, 심지어 조그마한 것에 대해서까지도 나의 소유욕은 어린아이와 비교해도 지지 않을 정도였다. 내가 인도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많은 친구들이 “비움”과 “놓음”으로서 모든 스트레스로 해방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비울 수 있는 거지? 그동안 비워 본 적은 없다. 비운다는 의미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을뿐더러, 비워진다고 해서 많은 집착의 끈을 놓기에는 많은 아픔들을 겪어야 한다는 것. 심지어 내 주위의 물건 들이 부러져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것. 친했던 사람들과 멀어져 버린다라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다는 것. 이런 과정에 큰 아픔과 시련의 과정을 겪는 나에게는 비운다라는 단어를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다. 평소에 입지 않는 옷 들고 가서 버리고 오면 배낭이라도 비워질까? 휴대폰이라도 꺼놓고 있으면 친구들의 연락을 비우게 되나? 적게 먹고 많이 걸어서 내 몸속 곳곳이 있는 지방(fat)을 비워 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나쁘지 않다. 역시 아직 비움이라는 의미를 알기엔 아직 어린 마음과 태도를 갖고 있었나 보다.

  그 반대로 비운다고 보기보단 인도에서 경험하게 될 이야기들은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경험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출발하였다. 나는 비우는 여행을 준비하기 전에 여행에 대한 많은 준비를 위해 비우기는커녕 가득 채우기에 급급했었다. 15일 동안 9개의 도시를 돌기 위해서 교통편과 도시를 들어가는 시각과 체류하는 시간, 빠져나오는 시간을 제대로 체크해야 했다. 다른 사람들의 인도 기행 일기도 읽어보기도 하고 인도의 3억 3천 명 중에 몇몇 중요한 신에 대한 설화와 특징들을 읽으며 인도인이 믿고 있는 신념에 대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여행 중에 일어나는 현상과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먼저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여행지를 돌면서 한 도시 국가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부한 내용들이 어느 정도 일부 도움이 되기도 하고 여행지 또는 유적들이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달라지게 보일 때도 있었다. 오히려 비우려 하기 보단 채우려고만 하고 여행을 떠났다.

"이제 매주 일요일 21시에 인도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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