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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다 Dec 22. 2021

내 마음의 보물창고

에세이

가을소풍을 갔던 날이었다. 담임선생님이 이만 해산하자고 하시자 우리반은 모두 각기 제 갈 길로 흩어졌고 나는 같이 가던 몇몇 친구들과 함께 용지공원을 지나고 있는 중이었다. 같이 가던 친구 한 명이 어떤 여성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기에 우리는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TV에서 기자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있었지만 직접 보기로는 처음이었기에 나는 흥미를 가지고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성이 우리에게도 와서 인터뷰를 청했다.


인터뷰 주제는 '예전에 잃어버렸던 것을 누군가찾아주었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으면 말해보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처음에는 피하다가 나중엔 우리 중에서 네 명 정도가 인터뷰를 했다. 나는 친구들이 인터뷰를 할 때 말을 잘 못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말을 잘하고 있었다.


친구들이 털어놓은 사연을 여기서 밝힐 수는 없겠지만 다들 사연이 있었다. 그 중에는 자기 친구에 대한 사연도 있었고 부모님에 대한 사연을 털어놓은 친구도 있었는데 나도 말해볼까 하려다 그만두었다.


내가 찾고싶은 잃어버린 것들이라. 나에게도 분명이 그런 것이 있겠지만 말하고 싶진 않았다. 내가 잃어버린 것들. 구태여 찾기보다는 그냥 추억 속으로 남겨두리라. 내 마음 속의 작은 보물창고에 자물쇠를 달아 꼭꼭 숨겨둘까 보다.


200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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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산문을 장문으로 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좀처럼 여력이 생기지 않네요. 이 글은 제가 18살이었을 때 쓴 글입니다. 에세이라기보단 일기에 가까운 글이라 보아야겠지요. 이 참에 '일기 매거진'을 따로 만들어서, 제가 공개할 수 있는 이야기만 올려볼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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