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전
빠지기 전까지는 즐거움을 모르는
삶에서 필요한 2가지 명상과 운동.
결국 의무적으로 하는 2가지는 오래가지 못한다.
어떻게 한다.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기 전에 나는 조금 더 나를 맑게 하고 싶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했다.
아침부터 뭉근히 성질머리가 쭈뼛쭈뼛 올라왔다.
정부지원받은 사무실은 출근 날짜를 채워야 한다. 날짜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
아이들의 방학이다.
아이도 방학이니 엄마와 하고 싶은 게 많다.
물놀이도 가자. 극장도 가자. 네 컷 사진을 찍고 싶다. 호텔에 가고 싶다. 비행기를 타고 싶다.
들어줄 수 있는 소원이 많지 않을 것만 같아서 그게 또 미안하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리 정신없이 살고 있는가 생각한다.
문득 남편이 원망스럽다가도
내가 선택한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또한 예상치 못한 이 또한 내 선택이었다고
무능력하게 있을 수 없는 내 성격 탓이었다고.
아이들과 즐길 날이 오겠지.
알아보겠다던 호텔은 아직도 알아보지 못했다.
가까운 곳이라도 가서 아이도 나도 머리를 식히고 싶다.
미안한 마음은 왜 내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까.
그래도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덮고 그것부터 하기로 한다.
여기에 쏟아냈으니 업무에 집중하는 모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