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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명 른 Jul 25. 2024

협상

나와 나

습한 날씨다. 

감기약을 털어 넣고 수업을 시작한다. 

목소리는 여전히 지하 2층이다. 

끌어올려도 지하를 벗어나지 못한다. 

몽롱함으로 1교시를 보낸다.


그 사이 일요일에 진행해야 할 글쓰기 수업 안내문 컨펌 메시지가 온다.

그들은 내게 무엇을 기대하기에 그렇게나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헤밍웨이의 편지와 윤동주의 시를 보며 오늘 내가 만들 수 있는 문장을 살펴본다.

보고서 관련 협업 제안 메시지가 온다.

통화를 한 번 하자고 한다. 

그는 나를 어떻게 알길래 제안을 하는 것일까.


세상에 조금씩 드러난다.

이게 맞는 걸까.

음지에서 조용히 회색빛 글을 검은색으로 만드는 

없는 듯 있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다.

이게 맞는 걸까. 


내 아이를 위해서 시작한 일이 

나를 만들어낸다.

새로운 내가 만들어진다.


나는 어디까지 가려고 이렇듯 숨 가쁘게 가고 있는 것일까.

도망가고 싶은 마음과

감사한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교차한다.


나에게 속삭인다.

잘 되려고 그러는 거야.

잘 되려고. 

두려워하지 말고 가 보는 거야.

가 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마음속의 불만만 쌓이지.


그러니. 가야 하는 거야.

잘 되려고 그러는 거야.

잘 되려고 그러는 거야.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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