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음료, 자전거 그리고 열대야
작년에 여름이 끝나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올해에는 여름의 시작 전에, 아니면 여름의 한복판에서 여름에 관한 글을 역시 짧게라도 한번 쓰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6월 30일에 7월 1일로 넘어가는 순간, 여름에 바치는 내 사랑고백의 글을 짧게 쓰기로 한다.
사실 별 내용 없는 글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하.
1. 여름밤, 늦은 야근과 아이스 음료
요즘 평일, 주말 모두 회사에서 늦게 들어간다. 늦을 때는 새벽 2시까지 사무실에 있는다. 늦게까지 직원들이랑 있을 때 누구 한 명이 커피를 주문하자고 하면 몇 명이 동참한다. 밤에는 커피를 안 먹는 나지만 음료를 주문하는 것 자체가 신나서 나도 자주 커피 아닌 음료를 시키곤 한다. 당연히 모두가 '아이스'음료를 주문하는데 얼음이 꽉 찬 음료가 배달될 때 그걸 보기만 해도 좋다. 여름이니까 좋다.
2. 여름밤, 그리고 자전거,
이사 오고 나서 가끔은 걸어서 집에 가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도 한다. 자전거를 탈 때 출근길에는 오전의 직사광선을 피하느라 자전거 타기를 즐긴 순 없지만 퇴근길은 다르다. 새벽 2시 정도, 텅 빈 강남 차도를 자전거를 타고 가면 그냥 신이 난다. 귓가를 가르며 나는 바람소리에 곁들여진 여름밤의 냄새가 너무 좋다.
3. 열대야
에어컨을 켜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 없는 한반도의 열대야. 아직 올해의 열대야는 오지 않았다. 대충 생각해 보면 아무리 더운 여름도 열대야는 길어야 2주 정도다. 매년 여름 열대야가 시작되는 순간, 롤러코스터가 하강을 시작하기 전, 클라이맥스에 이르기 전, 묘한 설렘이 있다.
이 여름 또한 지나갈 것이다. 나는 맨 정신으로 이 여름을 뚫어져라 직시할 것이다.